‘ERP를 넘어서’ 전략을 꺼낸 오라클의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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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강자와 일대일로 평지에서 붙어봐야 승산이 없다. 멋모르고 덤벼드는 이가 바보다. 생존을 위해서는 내 강점을 십분발휘하면서 경쟁사를 옴싹달싹 못하게 해야 한다.

최근 오라클이 ‘전사적자원관리를 넘어서(Beyond ERP)’라는 전략을 구사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오라클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매출 확대를 위한 새로운 전략을 꺼내들었다.

한국오라클 애플리케이션 사업부는 7월1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6월 1일부로 새롭게 시작된 2012 회계연도에 발맞춰, 앞선 제품력과 뛰어난 시장 전략으로 애플리케이션 시장 넘버1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경쟁사인 SAP를 뛰어 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이날 오라클은 ‘전사적자원관리(ERP)를 넘어서’라는 전략을 통해 기존 애플리케이션 시장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나섰다. ‘Beyond ERP’란 기존 ERP에 전략적 비즈니스 요구를 지원하면서 동시에 유연한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기업 내외부의 애플리케이션을 도입한 솔루션이다.

오라클은 Beyond ERP를 통해 기업들이 비용과 위험을 감소시키면서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원문경 한국오라클 애플리케이션 총괄 부사장 (사진)은 “지금까지 기업들은 단위 업무 최적화를 전사 차원으로 연계하고, 실시간 전사 정보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 ERP를 구축해 왔다”며 “최근에는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 차별화된 영역 집중,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Beyond ERP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라클은 기업의 이런 요구에 맞춰 2012년에는 Beyond ERP를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통합 경영 관리를 위한 기업성과관리(EPM: Enterprise Performance Management), 신제품 개발을 위한 제품수명관리(PLM: Product Lifecycle Management), 통합 영업과 마케팅을 위한 고객관계관리(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수요기반 생산을 위한 VCP(Valub Chain Planning), 경영지원을 위한 인적자원관리(HCM: Human Capital Management)과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IT인프라 구축을 위한 비즈니스성과관리(BPM)과 모바일기기관리(MDM: Mobile Device Management),  GRC(Governance Risk and Compliance), 같은 애플리케이션이 Beyond ERP를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오라클이 Beyond ERP를 강조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DB 절대 강자인 오라클에게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분야 1위 업체인 SAP는 쉽사리 넘어설 수 없는 존재다. 둘도 없던 절친이었던 오라클과 SAP는 오라클이 피플소프트, J.D 에드워드, 시벨 등 전사적자원관리와 고객관계관리 업체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이제는 둘도 없는 적이다. 오라클은 DB 분야에서 발생하는 풍부한 현금을 동원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시장에 뛰어들었다. 막대한 식욕을 통해 이것 저것 집어 삼켰지만 배탈이 나고 말았다. 자사가 보유했던 제품과 새롭게 품에 안은 제품을 통합해서 고객에게 매끄럽게 전달해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걸리고 있다. 퓨전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제품군은 고객들의 기대나 오라클의 바람과는 달리 조금씩 늦어졌다. 고객은 오라클의 상황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다만 오라클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을 통해 고객에게 다가설 수 있다. ERP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이외의 다양한 무기들을 많이 갖춰서 외곽부터 하나씩 하나씩 치고 들어가 마침내 ERP까지 장악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원문경 부사장은 “ERP 패러다임이 ERP를 통한 표준화가 아닌,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에 의한 차별화와 생산성을 위한 투자로 변화하고 있다”며 “오라클의 Beyond ERP는 혁신의 관점에서 비즈니스를 촉진시키고, 비즈니스 프로세스나 BI, 사용자 경험 등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한국오라클 상무는 “기존 ERP 전략만으로는 포화된 국내 ERP 시장을 공략할 수 없다”며 “ERP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Beyond ERP를 통한 우회 전략으로 ERP 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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