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컴퓨팅, 그거 덫이야”…스톨만 일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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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의 IT 전문 매거진 인포월드가 창간 30주년을 맞아 ‘10년내 벌어질 10대 미래 쇼크‘라는 이름으로 미래 IT기술변화를 예측한 바 있다. 그리고 10대 쇼크의 첫번째가 ‘클라우드 컴퓨팅의 승리(Triumph of Cloud)’였다.

인포월드의 예측이 아니더라도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이 IT 기술의 대세라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미 약진을 거듭하고 있으니 말이다. 일례로 구글을 보자. 이제 사람들은 이메일은 물론이고 사진, 동영상, 문서 등 자신의 데이터를 ‘구름너머’ 저 곳 구글의 서버에 저장해두고 필요할 때 마다 꺼내보는 데 스스럼이 없다. 오리혀 점점 더 많은 데이터를 구글에 퍼나르고 있고, 구글이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고 있다. 구글 뿐 아니다. ‘웹 플랫폼 시대’, ‘SaaS(Software as a Service)’, ‘웹2.0’, ‘유틸리티 컴퓨팅’, ‘온 디맨드’ 등을 앞세워 많은 IT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를 떠받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웹 기반 프로그램 기술을 말한다. 데이터나 프로그램을 자신의 PC에 저장해두는 것이 아니라 바깥 어딘가 서버에 저장해두고 ‘인터넷을 통해’ 필요할 때 마다 사용한다는 개념이다. 클라우드는 바로 ‘인터넷’의 다른 이름인 것이다.

그렇다면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해 딴지를 걸 사람은 없을 듯 하다. 개인적으로도 웹 플랫폼의 편리함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다. 그런데…

rms-bw클라우드 컴퓨팅에 딴지를 걸고 나선 사람이 있다. 바로 자유소프트웨어 운동의 대부 리처드 스톨만(Richard Stallman)이다. 딴지 정도가 아니라 엄중한 경고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스톨만은 잘라말했다. “클라이드 컴퓨팅, 그건 덫(Trap)”이라고.

그가 말하는 ‘덫’이란 무엇일까.

“클라우드 컴퓨팅은 사람들에게 폐쇄적이고 독점적인 시스템을 팔기위해 만들어놓은 덫이다. 그 덫은 시간이 갈 수록 사람들에게 점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도록 요구할 것이다.”

스톨만은 클라우드 컴퓨팅이 결국 돈을 벌기위한 기업들의 마케팅 캠페인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한다. 그 덫에 빠지면 당장의 편리함을 얻는 대신 점점 더 많은 댓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그럼 어쩌란 말인가.

“웹 기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말라. 그렇게 하는 건 자신의 통제권을 잃는 일이다. 당신의 컴퓨터에 자유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당신만의 컴퓨팅을 하라. 독점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만큼 나쁜 것이 웹기반 소프트웨어다. 당신이 독점 소프트웨어나 다른 누군가의 웹 서버에 있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한다면 당신은 자신을 방어할 아무런 힘도 없게된다. 누가 됐든 그 소프트웨어를 만든 사람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의 대부다운 말이다. 하지만, 극단적인 말이라고 무시하기는 어렵다. 그의 말은 아무리 편한 기술이라도 스스로 통제성을 포기하는 일은 하지말라는 의미심장한 경구이기 때문이다.

스톨만은 “웹기반 소프트웨어는 독점 소프트웨어만큼이나 나쁜 것이다. 독점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든, 누군가의 웹 서버에 있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든, 그 순간부터 당신은 방어력을 잃게된다”고 조언했다. 마이크로소프트만큼이나 구글도 나쁘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거대한 물결앞에 스톨만의 경고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지 모르지만, 음미할 가치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데이터나 프로그램은 물론 서비스의 집중화 역시 분명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부작용을 낳을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 문제나 저작권 문제같은 것은 이미 드러난 시한폭탄이다.

대세라는 물결속에, 편리함의 유혹속에 감춰진 ‘악마의 본성’에 대한 경고는 늘 새겨들을 가치가 있다. 그런 점에서 스톨만의 경고는 새롭지만 신선하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기업들이 만들어낸 마케팅 용어라는 데는, 독점 소프트웨어 업계의 대부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도 공감하는 모양이다. 가디언은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래리 앨리슨 회장의 비난을 소개했다. 

이런 식이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관련해 재미있는 것은, 이미 다 있는 것을 다시 한 군데 몰아넣고 클라우드 컴퓨팅이라고 재정의했다는 것이다. 패션산업보다 더 유행에 민감한 산업이 있는 데 그게 바로 IT 산업이다. 내가 바보인지 모르겠지만, 난 그들이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도대체 그게(클라우드 컴퓨팅) 뭡니까. (내가 보기엔) 그건 완벽한 횡설수설이고 정신나간 소리다. 이 바보같은 얘기들은 언제쯤 끝날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