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정부는 “2015년까지 공무원과 직장인 등 30%가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도 일할 수 있는 ‘스마트 워크’를 국가 전략 과제로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한국마이크로소프트도 2011년 IT 주요 이슈에 ‘스마트워크’를 포함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가 확산되면서 스마트워크가 주목받게 된 것이다.
스마트워크는 직장인들이 시간과 장소의 제약없이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볼 수 있는 근무 방식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포스코와 KT, 삼성SDS 등이 스마트워크 환경을 구현하고 있다.
블로터닷넷은 포스코 인재혁신실 혁신기획그룹 차예림 매니저를 만나 서울 강남구 선릉에 위치한 포스코의 스마트워크가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 지 살펴봤다. 포스코의 스마트워크는 빠른 의사결정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무척 현실적인 접근법을 택했다.

사진설명 : 포스코가 스마트 워크 환경을 구현하고 있는 사무실 모습. 실제는 이보다 훨씬 좋다. 보안 때문에 기자가 사진을 못 찍어온게 한 맺힐 정도다.
‘여기가 까페야 사무실이야.’
선릉역 근처에 위치한 포스코빌딩 24층 인재혁신실에 들어서자 넓은 창으로 들어오는 빛을 받으며 파티션없이 근무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사무실 한쪽에 위치한 서재에서도 직원들이 무언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사무실 입구 바로 옆에 자리잡은 넓은 휴식 공간도 눈길을 끌었다. 사무실이 아니라 마치 카페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차예림 매니저는 “스마트워크를 도입하고 실제로 사무실이 이렇게 바뀐 건 2월부터였다”며 “인재혁신실에서 먼저 시범적으로 사무실을 이렇게 구축해보고 운영해봤는데, 반응이 좋아 전사적으로 확장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내년까지 서울 선릉의 포스코 전체 사무실을 이렇게 바꿀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포스코가 현재 진행중인 스마트워크는 외부에서도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형태가 아니라 매일 매일 일을 하고 있는 기존 사무실에서의 업무 프로세스들을 혁신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그렇기 때문에 포스코가 도입한 스마트워크 환경은 꽤 파격적이다. 우선 근무 공간의 제약을 없앴다. 포스코 직원들은 개인 책상과 사내 전화, 사내 PC가 없다. 직원들은 출근해 사물함에서 자신의 노트북을 꺼내 앉고 싶은 자리에 앉아 업무를 보면 된다. 업무를 보다가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된다 싶으면 노트북을 들고 비교적 조용한 포커스룸에 들어가면 된다. 사무직들에게 노트북만을 지급하는 사례가 드문데 비해 포스코는 오히려 과감히 PC를 없애고 노트북을 지급했다.
사내 전화는 개인 휴대폰으로 자동으로 연결된다. 전 직원들의 책상에 당연히 있어야 될 것으로 인식되던 전화기가 사라졌다. 전 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하고 이를 통해서 모든 통화가 이뤄지도록 했다. IPPBX와 무선랜을 적절히 결합해서 사내에 무선 업무 환경을 구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신입직원들이나 막내 직원이 팀에 걸려오는 전화를 도맡아 받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일반 전화기만 사라진 것이 아니다. 팀별로 지급됐던 프린터도 사라졌다. 대신 각 층에 한 대의 대형 프린터를 설치했다. 인쇄는 따로 준비된 인쇄 공간에서 프린터에 직원 카드를 인식시키면 출력이 이뤄진다. 노트북으로 인쇄를 누르고, 프린터에서 직원 카드를 인식시키면 본인이 출력하려고 했던 인쇄물이 나온다.
혼자서 사용했던 문구 용품들도 공동 사용으로 바꿨다. 직원들은 퇴근할 때는 개인이 사용하던 물품들과 사용하던 노트북을 사물함에 다시 넣으면 된다. 포스코 사무실 구석구석에는 이처럼 직원들이 사용하는 사물함이 많이 있었다.
차예림 매니저는 “예전에는 회사에 막 들어온 신입사원들이 전화 받으랴, 선배 대신해서 인쇄하랴 정말 바빴다”면서 “지금은 사내 전화가 개인 휴대폰으로 돌려져있으니 전화를 대신 받을 일도, 직원 카드를 인식해야만 출력이 이뤄지니 후배가 대신해서 인쇄하는 등 불필요한 일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업무 제약도 없앴다. 차예림 매니저는 “표지부터 목차까지 만들어서 보고했던 보고서들도 이제는 한 장의 보고서로 대체했고, 이메일 보고를 통한 결재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신속하고 내실있는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다”라며 ”하드웨어적으로만 환경을 바꾼 것이 아닐, 실제 업무 환경도 이에 맞춰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해서 ”사내 보고서는 확 줄고, 이메일 보고는 늘면서 경영 전략이 좀 더 빠르게 진행됐다고.
이런 환경 변화에 모든 직원들이 처음부터 별탈 없이 적응한 것은 아니다. 갑자기 바뀐 환경에 직원들이 적응해야 되는 시간이 필요했다. 직원들이 새롭게 바뀐 업무 환경과 프로세스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추진팀의 가장 큰 업무였다. 포스코는 빠른 시일 내 직원들이 스마트워크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성공포인트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포스코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통해 스마트워크 환경을 임직원들이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게 꾸준히 노력했다
문서 보고 위주의 프로세스를 이메일 보고로 대체하려고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예를 들어 스마트워크 환경으로 바꾸고 이메일 보고를 늘리라고 지시가 내려졌지만 직원들은 여전히 상사 눈치를 보며 이메일 보고를 꺼려했던 것.
우선 새로운 업무 문화 정착을 위해 꾸준한 내부 계몽에 나섰다. 사내 TV광고와, 메일, 팝업 게시를 통해 직원들에게 적응할 시간을 주고 동시에 리더들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펼치고 지속적으로 교육했다. 강제로 규칙을 만들어 시행하기도 했다. 이메일 보고를 익숙하게 만들기 위해 한 달 안에 인쇄할 수 있는 종이 양을 1인당 약 100장 정도로 만들라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이 심리적 장벽없이 이메일로 보고하는 문화를 만들어갔다. 차예림 매니저는 “이제 직원들이 스스로 업무 환경을 어떻게 하면 더 개선시키고 좋게 만들까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 스마트워크를 도입했다. 지금까지는 꽤 만족하는 분위기다. 스마트워크를 하면서 누린 큰 장점으로 ‘결재 방식의 혁신’을 꼽을 정도다.
차예림 매니저는 “사실 스마트워크란게 별게 아니다”라며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성과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똑같은 보고서를 작성하더라고 비교적 적은 시간을 들여서 보고서를 작성한다면, 이것이 스마트워크가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달리 스마트 워크가 아니다. 기기를 바꾸고 사무 환경을 바꾼다고 해서 스마트워크를 구축했다고 말할 수 없다. 직원들이 진정으로 똑똑하게(스마트하게) 일(워크)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그게 바로 진정한 스마트 워크가 아닐까 싶다. 포스코의 제조 공장에서는 스마트팩토리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국내 프로세스 이노베이션(PI)을 주도했던 포스코가 또 한번의 혁신 도전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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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스마트워크, “업무 방식의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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