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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구글에 나선 애플·MS·오라클…왜?

2011.08.10

영화 ‘데어 윌 비 블러드’를 기억하는가? 2008년 국내에 상영된 이 영화는 알콜 중독자인 광부가 부인도 없이 홀로 아들을 키우다가 사막 한가운데서 석유 유전을 개발해 부자가 되면서 겪는 갈등과 음모 등을 그렸다.

영화 속 광부는 석유 유전을 둘러싸고 마을 주민들과 갈등을 겪으면서 “나는 나 자신과 경쟁한다. 난 (나 말고) 아무도 성공하길 원하지 않는다”는 대사를 남기면서 석유 유전 개발에 대해 욕심을 표출했다.

이 영화는 최근 구글이 처한 사항을 떠오르게 한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전체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점유율 50%에 달하고, 구글+라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드디어 대중에겐 인기를 끌고 있다. 때문에 구글의 이번 2분기 실적은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32%나 늘면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영화 속 광부처럼 구글 자신과 경쟁하게 된 상황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적도 많이 생겼다.

최근 테크크런치의 지글러(MG Siegler)는 “이 영화의 주인공이 현재 구글이 처한 상황과 비슷하다”며 “구글은 여전히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지만, 실리콘 밸리 동료들은 지금 구글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으로 구글이 독자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플랫폼 개발에 나서자 경쟁자들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힘을 합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영화 속 광부는 아들과 단 둘이 가난하게 살았을 때는 마을 사람들과 별 문제 없이 잘 지냈다. 그러나 광부가 유전 개발을 하면서 마을 주민들과 사사건건 부딪히게 됐다.

지글러는 이 과정이 현재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개발해 인기를 끌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오라클 등과 겪는 갈등과 비슷하다고 본 것이다.

사실 요즘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특허권 등과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과 계속해서 부딪히고 있다.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구글의 최고법무책임자 데이비드 드루먼드가 자사 공식 블로그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오라클 등 경쟁자들이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관련 특허 접근을 막기 위해 특허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경쟁업체들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을 정도다.

지글러는 “실제로 노텔 특허 인수 과정에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이 연합해 구글의 노텔 특허 인수를 방해했다”며 “이는 이들 경쟁업체들이 구글을 ‘싫어함’을 아주 단적으로 보여준 계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글러는 “이들 반 구글 경제업체들의 연합이 여기서 끝나지 않고, 앞으로도 구글과 관련된 특허에 대해 연합해서 행동할 것”이라며 “드루먼드 최고법무책임자가 자사 공식 블로그에 좀 과격하다시피 글을 남긴 이유는 바로 이들의 연합이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봤기 때문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렇다면 이들 경쟁업체들이 왜 구글을 싫어하게 된 것일까?

사실 애플의 경우 처음에는 구글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사이였다. 심지어 에릭 슈미트 구글 최고 경영자는 애플 이사진이기까지 했다. 또 애플과 구글은 구글맵, 유투브 등을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에 기본 애플리케이션으로 탑재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타도에 힘을 보탰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배하는 컴퓨터 세상을 대체하려는 야심도 공통으로 갖고 있었던 것.

서로 상생할 것 같은 이들의 사이가 갈라지게 된 계기는 구글이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지글러는 “안드로이드와 iOS가 직접적으로 경쟁하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관계가 복잡해졌다”며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에 뛰어든 구글을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못마땅하게 보기 시작했고, 이 점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손잡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적의 적은 친구가 된다는 고리타분하지만 너무나 현실적인 상황을 목도하게 된 것이다.

만약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나오지 않았다면, 애플의 경우 iOS의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 점유율을 거의 독점적으로 가져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애플의 독주에 대항하기 위해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나 전세계 이동통신사들은 마음에는 안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폰 운영체제를 밀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찌됐던 구글이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와 관련된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

오라클도 구글에 대해서 비호의적인 입장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구글 공격에 제일 앞장서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현재 구글의 가장 큰 위협은 오라클이라는 진단을 내려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글러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특허권 소송으로 안드로이드 플랫폼 비용을 상승시키는게 목적이라면, 오라클은 자바 특허권을 이용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파괴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현재 오라클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자바 특허를 침해했다”며 구글을 제소한 상태다.

사실 구글과 오라클의 관계는 2005년 썬(SUN)과의 관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앤디 루빈 안드로이드 수석 개발자는 이메일에 “우리는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지시로 크롬과 안드로이드에서 자바 대안을 찾아봤지만, 적절한 대안이 나오지 않았다”며 “만약 썬이 우리와 함께 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겐 2가지 선택이 있는데 첫번째는 지금까지 했던 걸 버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CLR VM과 C# 언어를 받아들이는 것이고 두번째는 자바를 계속 쓰고 우리 결정을 방어하는데, 만약 이렇게 하면 적대적인 반응이 생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모두 알다시피 구글은 후자의 경우를 택해 지금 오라클과 부딪히고 있다.

지글러는 “이 메일을 통해 구글의 오만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며 “만약 이 메일들이 증거물로 사용될 경우 오라클과의 소송에 있어 구글은 심각한 곤경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글러에 따르면 구글을 싫어하는 기업들 리스트는 계속된다. 페이스북과, 야후, 아마존, 트위터 등도 구글과 관계가 미묘한 상황이다.

지글러는 “페이스북과 구글의 사이는 친근하지는 않았지만, 구글이 구글+를 출시하면서 상황이 안좋아졌다”며 “페이스북의 직원들 상당수가 이전에 구글 직원이었고, 페이스북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연합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이는 구글에게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야후와 구글은 원래부터 경쟁관계였다. 한때 구글이 야후를 인수하려고 한 적도 있었으나, 당시 법무부가 반독점법 조사를 하면서 일단락됐다. 이후 야후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하고 있다.

아마존과 구글의 사이도 미묘한 상황이다. 지글러는 “아마존이 올해 말 태블릿 시장에 진출하려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맞게 안드로이드를 수정해서 사용하려고 한다”며 “그러나 동시에 아마존 스토어는 현재 안드로이드 마켓과 경쟁하고 있다”고 둘의 관계가 굉장히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지글러는 구글과 트위터의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트위터의 상당수 직원들이 전에 구글에서 일했다”면서 “트위터와 구글 간 검색 계약이 둘을 가깝게 해준 것 같지만, 올해 만료되는 계약이 갱신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 구글은 트위터를 사들이려고 몇 번이나 시도했으나 그 때마다 트위터가 응하지 않았다. 최근 트위터의 몸값은 수십억 달러로 올라간 상황으로 두 회사 모두 공식석상에서는 티를 내지는 않지만, 이면 상황은 좋지 않은 편이다.

지글러는 “많은 트위터 직원들이 구글을 믿고 있지 않다”며 “특히 구글+의 출시가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지글러는 “사실 구글을 싫어하는 기업들을 열거하자면 끝도 없이 길어진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차라리 구글과 친밀한 회사들의 리스트들을 뽑는 것이 더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글러는 “사실 이 모든 시작은 구글의 욕망에서 나왔다”며 “영화 속 광부처럼, 혼자 모든걸 차지하려고 하는 구글의 무리한 시도가 구글 자신에게 해로 다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izzien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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