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1위 서점 체인 ‘반스앤노블’의 매각이 좌초됐다.
반스앤노블은 “리버티미디어가 전략적 투자를 하기로 했다”라는 소식을 8월18일 알렸다. 리버티미디어가 인수 기업가치를 10억달러에 두고 인수제안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3개월 만이었다.
인수자에서 투자자로 전환한 리버티미디어는 반스앤노블에 2억4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주당 17달러에 우선주를 구매하기로 했다. 리버티 미디어가 살 우선주는 이후 반스앤노블 주식의 16.6% 또는 1200만개 보통주로 전환될 예정이다.
2010년 8월 반스앤노블 이사회는 매각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매물로 나온 상태로 반스앤노블은 해를 넘겼지만 인수하겠다고 나선 곳은 없었다. 새해를 맞이하고 두 달이 채 지나기 전, 보더스의 파산 소식이 있었다. 점차 전통적인 서점상은 미국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듯 보였다.
그러다 2011년 5월 리버티미디어가 반스앤노블에 관심을 보였다. 리버티미디어는 반스앤노블 주식을 30% 보유한 창업자 레오나드 S 리지오가 찬성하면 주당 17달러에 반스앤노블의 주식 70%를 시중보다 20% 비싼 주당 17달러에 구매하겠다고 제안했다.
리버티미디어가 서점 체인에 관심을 보인 게 의외의 행보일 수도 있다. 리버티미디어는 홈쇼핑 채널인 ‘QVD’, 여행 상품 예약 사이트 ‘익스피디아 닷컴’, 리버티 캐피탈, 리버티 스타즈 그룹, 사이러스 XM 라디오, HSN을 보유한 곳이다.
방송과 연예 분야로 사업을 벌이는 곳이, 서점에 관심을 둔 건 무슨 이유에서일까. 리버티미디어를 이끄는 존 멀론은 “반스앤노블의 ‘누크’에 관심이 있다”라며 “반스앤노블 인수는 리버티미디어 그룹에는 모험”이라고 말했다.
전자책 시장에서 반스앤노블은 아마존의 뒤를 따르는 후발주자다. 2007년 아마존이 킨들을 선보이고 2년이 지난 2009년 7월 전자책 사이트를 열었고, 그해 10월 첫 안드로이드 기반 전자책 단말기 ‘누크’를 소개했다.
시장을 선점한 아마존과 달리, 반스앤노블은 전자책 단말기를 공격적으로 내놨다. 2010년 10월 첫 컬러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태블릿PC ‘누크 컬러’를 출시하고 2011년 5월에는 흑백 터치 스크린으로 ‘뉴크 심플터치 리더’를 내놨다.
전자책 분야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반스앤노블은 1년 넘도록 적자를 면하지 못했다. 4월30일 기준으로 적자는 7390만달러였다. 매력적인 매물로 계속 남으려면 반스앤노블은 전자책 사업을 주력으로 끌어가야 한다. 자본이 튼튼한 애플과 아마존에 맞서 시장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반스앤노블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자금이 들지 예상할 수도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반스앤노블이 든든한 용돈 주머니도 없이 애플, 아마존과 맞서게 됐다”라고 반스앤노블의 매각 실패를 평가했다.
그렇다고 반스앤노블이 전자책 사업을 당장에 접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비록 인수자에서 투자자로 선회했지만, 리버티미디어는 반스앤노블이 전자책 사업을 이어가길 바라는 눈치다. 그레고리 B 마페이 리버티 미디어 CEO는 “반스앤노블이 가진, 미국의 선두 업체라는 전망과 디지털 세계에서의 성장 기회에 대한 기대가 크다”라고 투자 소감을 밝혔다.
반스앤노블도 리버티미디어에서 확보한 자금을 누크 사업에 투입할 모양이다. 반스앤노블 창업자이자 회장인 리지오는 “리버티의 투자는 우리 사업의 강력한 버팀목이며, (이번에 확보한) 추가적인 자본은 우리의 디지털 전략을 추진하는 데 연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스앤노블은 1965년 레오나드 S 리지오가 미국 뉴욕의 맨하탄에서 차린 서점에서 시작했다. 창업 6년 만에 리지오는 반스앤노블이라는 서점을 사고 더블데이북숍 등 서점 인수에 나섰다. 이렇게 성장한 반스앤노블이 운영하는 서점이 현재 700곳에 이른다.
현재 반스앤노블은 책과 잡지, 신문을 포함해 200만여 종의 전자책을 확보했다. 미국 전자책 시장에선 아마존의 뒤를 이어 27%를 점유하고 있는데 종이책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보다 더 높은 수치다.
반스앤노블의 주가 추이(이미지 출처: 야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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