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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터5th] ‘대한민국 트위터氏’의 트윗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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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가 국내에서 본격 활성화된 지 2년 남짓 흘렀다. 스마트폰 열풍의 물꼬를 튼 ‘아이폰’이 도입된 지도 2년이 다 돼 간다. 소셜미디어 트위터와 스마트폰은 온라인 소통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블로터닷넷이 창간 5주년을 맞아 한국어 트위터 이용자 입체분석을 시도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2년여 기간동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트위터氏’의 일상을 들여다보았다. <편집자 주>

오늘 아침도 덜컹대는 2호선에 몸을 싣는다. 지금까지 회사를 두 번 옮겼건만, 가는 곳마다 집에서 먼 시내에 자리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지 않아도 된다는 정도일까.

처음 출근하던 날이 생각난다. 그땐 지하철 출근이 꽤나 낭만적으로 보였다. 돌이켜보니, ‘낭만을 희망했다’고 하는 게 맞겠지. 옆자리 아가씨에게 ‘저, 여기서 내려요’라고 수줍게 멘트를 날리는 모습도 상상했더랬다. 현실이 정반대란 걸 깨닫기까진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하철은 낭만을 꿈꾸는 곳이 아니라 수면실이었다.

처음엔 신문을 읽기 시작했다. 비좁은 지옥철에서 1면에서 2면으로 넘기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무리 조심해도 옆 사람을 건드릴 수밖에 없었다. 그 뒤로 주간지와 책, 잡지 등 시도한 게 여럿이었지만 녹록치 않았다. 출퇴근 시간에 내 몸 하나 가누기도 어려운데, 짐을 이고 다니는 게 쉽겠는가.

스마트폰이 처음 들어오고 트위터 사람들이 ‘아이폰 쓰는 사람의 모임’, ‘블랙베리…’ 식으로 모임을 만들 때마다 지름신을 애써 밀어내곤 했다. 실시간으로 교통정보,  트윗 모꼬지 모습을 트위터로 올리는 게 어찌나 부러웠던지. 나는 스마트폰이 없어 회사 컴퓨터로 겨우 타임라인만 볼 뿐이었다. 그날의 트윗을 제대로 보는 건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서였다. 몇 시간 전에 올라온 트윗을 그제서야 보고 멘션 보내거나 RT, 리트윗하는데 ‘뒷북 치는 건 아닌가’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봄, 스마트폰을 장만했다. 딱히 필요한 건 아니었지만, 쓸모는 많아 보였다. 트위터를 쓰기 시작한 건, 2009년 6월부터다. 사실, 이때 트위터를 시작한 건 김연아와 노회찬 전 진보신당 대표 때문이었다. 나는 트위터를 ‘듣보잡’으로 여겼는데 이 두 사람이 쓴다니 달라보였다. 이땐 정치인과 연예인이 트위터 계정을 만들기만 해도 뉴스였던 시절이었으니까. 트위터에 회원가입하고 처음엔 뭘 해야 할 지 몰랐다. 일단 트위터 소개 기사에 나온 추천 ‘트위터리안’을 찾아 팔로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조건 말을 걸었다.

이 글에서 내 실명을 밝히진 않겠다. 트위터는 실명 인증하는 곳도 아니잖나. 나는 ‘대한민국 트위터씨’다. 블로터닷넷이 2년 4개월간 한국어 트위터 이용자를 분석했다던데, 마침 내가 트위터를 시작한 시기와 조사대상이 겹쳤다. 그래서 나 ‘대한민국 트위터씨’의 트위터 이용 경험담을 들려주기로 했다. 블로터닷넷은 2009년 4월1일부터 트윗을 조사했다.

알고보니 2009년 6월 즈음 트위터를 시작한 사람들이 꽤 있었던 모양이다. 블로터닷넷에 물어보니, 이 시기부터 한국어 트위터 이용자가 급증했다고 한다. 그런데 ‘왜’ 늘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이 시기는 트위터가 지금처럼 검색 제휴를 활발하게 맺던 때가 아니었다. 그래서 내 글을 트위터에 가입한 사람만 볼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었다. 나중에 구글다음에서 내 글이 검색된다는 걸 알고 뒤통수가 서늘해졌다. 내 트윗을 트위터 웹사이트에서 찾는 것보다 검색 서비스에서 찾기가 더 쉬웠다. ‘이거, 앞으로는 트위터에 글 올릴 때 조심해야겠는걸.’ 그렇지만 트위터는 참 묘한 공간이었다. 나도 모르게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게 하는 힘이 있었다. 나는 최면에 걸린 듯 개인정보를 술술 올리곤 했다. 주민번호나 실명 인증을 강요받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스마트폰을 사고나니 세상이 달라졌다. 이제 출근길에서도 트위터를 할 수 있게 됐다. 정확히 말하자면, 트위터 타임라인을 볼 수 있게 됐다. 아침엔 주로 뉴스를 봤다. 전날 밤에 올라온 속보와 뉴스 사이트의 트위터 계정이 전하는 기사를 죽 훑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게 출근길 일상이 됐다. 트위터 계정을 만든 뉴스 사이트와 포털 뉴스 서비스를 이용하면 세계 속보까지 발빠르게 알 수 있다.

출근할 때는 트위터를 주로 ‘보기’만 하는데 퇴근길에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지 다른 이용자에게 말을 걸기도 했다. 근무 시간에도 뉴스를 보다 재미있는 소식이 있으면 트위터로 알리긴 하지만, 다른 사람의 트윗에 답변하는 건 저녁 시간이 아무래도 편하다. 아침 트윗은 정보를 얻는 과정이고 저녁 트윗은 수다떨기랄까. 밤 늦게까지 트위터로 멘션을 주고받다 새벽 1~2시께야 잠들 때도 적잖았다.

트위터 이용 초기 커뮤니티로 이용하던 습관은 어느새 정보 공유하기로 바뀌었다. 이젠 주말엔 트위터를 잠시 꺼놓기로 했다. 특히 토요일엔 트위터를 거의 들여다보지 않게 됐다. 금요일 밤의 흥취가 남아있는데 트위터에서 정색하고 세상 걱정하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 대신 평일에는 쉴새없이 트위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확인하고, 트위터에 이런저런 소식을 전한다.

트윗 공유할 땐 스스로 정한 규칙이 있다. 주로 DC갤러리의 ‘짤방’과 비슷하게 블로그나 기사 링크를 빼먹지 않는다. 내가 가장 부담없이 트위터로 공유할 수 있는 건, 직접 찍은 사진이다. 주로 쓰는 사진 공유 서비스는 트윗픽이다. 트위터 API를 이용한 사진 공유 서비스가 여럿 있지만, 급할 땐 트위터 공식 앱을 이용하다보니 트윗픽을 자주 쓰게 된다. 최근엔 트윗픽이 사진 저작권이 자신들에게 있는 것처럼 약관을 변경해, 트위터 공식앱의 기본 사진 서비스를 와이프로그로 바꿨다.

사진 공유는 특히나 시청을 지나갈 때 많이 이용한다. 시청 광장은 늘 뜨거운 용광로 같다. 미처 사진을 찍지 못하더라도 시청 광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항상 올리려 애쓴다. 광장에 잔디를 깔거나 공연할 때, 시위가 있을 때 분위기를 트윗으로 공유하는 편이다. 얼마전 장마인데도 잔디 보수하는 모습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트위터로 알렸다. 근처 서울시립미술관도 종종 가는 터라, 시청역 부근에서 트윗을 쓰는 때가 잦은 편이다.

그러고보니 올해로 트위터를 이용한 지 2년이 넘었다. 팔로워는 200명 남짓이고, 팔로잉은 180명 정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작성한 트윗은 1천개가 넘었다. 블로터닷넷 자료를 보니 나는 한국어 트위터 이용자 평균보다 활발하게 트위터를 이용하는 편이었다. 가입하고 매달 트윗을 공유했는데, 이는 한국어 트위터 이용자 중 0.58%에 해당한다고 한다. 아, 흐뭇해라. 잠깐! 수능에서 전국 0.58%에 들었으면 어땠을까.

긴 시간 트위터를 꾸준히 이용하다보니 한국어 트위터 커뮤니티의 특징도 보인다.  트위터에서 주로 공유되는 기사는 인터넷 기반으로 한 매체가 많다. 우리나라 여론은 ‘조선, 중앙, 동아일보’ 등 전통적인 매체가 주름잡는다고 생각했는데 트위터에서만은 사뭇 다르다. 모두가 동등하고, 등급이 없는 트위터의 분위기가 기사 공유에도 적용되는 것 같다.

생각보다 트위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정치에도 관심이 많은 편 같다. 회사 동료나 친구들보다도 사회 현상을 주시하는 경향이 보인다. 2010년 12월8일 국회 폭력 사건과 법안 날치기 사건 때도 다들 목소리를 높여 비판했다. 이때는 나도 한탄하는 내용으로 트윗을 썼던 기억이 난다.

트위터에는 서울 사람이 많은 분위기다. 도로 교통 정보와 지하철 사고 소식, 강남 파이낸스 빌딩 화재 소식과 얼마전 강변 테크노마트 흔들림 사고 등 서울 소식이 많이 눈에 띈다. 2009년 첫눈이 내릴 때도 그랬지만, 기상 정보도 서울지역 위주로 올라온다. 내가 팔로잉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서울 사람이라서 그럴 지도 모르겠다만, 흠흠.

국내외 소식이든 서울 소식이든, 빨리 알려야겠다 싶으면 다들 트윗으로 올리고 리트윗으로 전파한다. 그래서 거짓 정보가 올라와도 빠르게 수정되는 모습이다.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사건이 터지고 예비군을 소집한다는 소식이 퍼졌을 땐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더랬다. 헌데 곧 장난이었다는 정정 트윗이 나왔다.

트위터에서 나는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이자, 최초로 소식을 전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책임감을 느끼게 되고, 잘못 썼던 글은 신문이 정정보도하듯 나도 정정 트윗을 올린다. 트위터는 평범한 직장인인 나에게 글에 대한 책임감을 심어줬다.

이 글에서 내 나이나 직업 같은 개인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알릴 생각은 없다. 어차피 트위터에서는 나이나 성별, 직업은 중요하지 않으니까. 사실 국적도 중요하지 않다. 모두가 뉴스 생산자이자 소비자인 곳이 트위터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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