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TV가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세상 일을 너무 단순화해서 보면 많은 오류를 범하게 되지만, 이미 일어난 일들에서 중요한 대목만 찾아내 정리하는 것이 미래를 예견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스마트TV의 성공 조건 3가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복잡한 미래를 단순화하는 오류를 범할 수도 있겠지만, 과거 역사에서 우리가 이루려는 것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면 유의미한 일이 될 것이다.

이 글에선 스마트TV라는 용어를 탄생시킨 근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성공 역사에서 스마트TV의 성공 조건을 도출해보고자 한다.

최초의 스마트폰은 ‘사이먼’(Simon)이라는 이름을 가진 노키아에서 출시된 휴대폰이었다. 지난 1993년 국제 모바일 전시회인 ‘와이어리스 월드 컨퍼런스’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 스마트폰은 초기 LCD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PDA가 일반 휴대폰에 탑재된 형태였다. IBM이 다지인한 이 최초의 스마트폰은 언뜻 보기에 일반 휴대폰 같지만, 음성통화 이상의 더 많은 기능을 제공했다. 무선 호출기, e메일 단말기, 달력, 스케줄러, 주소록, 계산기, 스케치 패드 등의 기능을 할 수가 있었다.

1993년 처음 세상에 나타난 스마트폰은 그러나 10여년이 넘는 기간동안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지는 못했다. 많은 스마트폰이 시장에 나와 소비자들을 유혹했지만 2007년에 등장한 아이폰 이전에는 그 어떤 스마트폰도 지금의 스마트폰 열풍을 짐작하게 할 만한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그런데 왜 10년이 훨씬 지나 나타난 아이폰에 유독 소비자들이 열광했을까. 아이폰은 기존 스마트폰들과는 무엇이 달랐을까. 이것을 분석해보면 스마트TV의 성공 조건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1993년 최초의 스마트폰 등장 이후 기술 발전이 축적됐던 바탕에서 3가지 요인이 아이폰의 성공을 만들어냈다고 본다. 첫째, 스마트폰 콘텐츠 생상과 유통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지고 온 ‘앱스토어’다.

‘앱스토어’라는 신개념 콘텐츠 유통 채널이 등장하면서 무선인터넷이 비로소 콘텐츠 유통 채널로서 확실하게 자리잡게 된다. 인터넷의 무궁한 콘텐츠를 휴대폰에서도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까. 그 전까진 이 고민을 유선인터넷 콘텐츠를 그대로 보여주는 ‘풀브라우징’ 형태의 닫힌 한계만을 고집해 왔다. 이런 생각을 뛰어넘는 ‘애플리케이션’이라는 개념과 이를 휴대폰으로 직접 다운로드해 설치할 수 있는 온라인 마켓인 ‘앱스토어’의 출현은 그야말로 콘텐츠 유통의 혁명을 만들어냈다. 이 ‘앱스토어’는 자연스럽게 스마트TV에서도 콘텐츠 유통과 생산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애플이라는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 가치가 창출하는 ‘멋지다’는 이미지다.

이 이미지는 애플 제품 사용자들을 마치 앞서가는 미래 전사같은 이미지로 포장해주고 있으며, 이러한 이미지로 인해 초기 학습이 필요한 스마트폰의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이 문화적인 코드가 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스마트TV도 이런 애플 브랜드처럼 멋지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도록 마케팅하고 제품의 질이나 디자인을 멋지게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스마트TV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마치 미래를 선도하는 그룹처럼 이미지가 형성된다면 초기에 스마트TV가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겠다.

그런데 이런 이미지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한 투자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스마트TV에서 애플이나 구글처럼 이미 세계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이 훨씬 유리한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셋째는 UX, 즉 사용자경험이다.

사용자경험이란, UI라 불리던 사용자 화면에서 발전해 기기를 사람이 사용할 때 일어나는 모든 상호작용을 통틀어 일컫는 용어다. 이 사용자경험이 근래에 아주 중요한 개념으로 논의되고 있는데, 아이폰의 성공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우리가 ‘터치스크린’이라고 부르는 UX가 아이폰에서 꽃을 피우게 됐다. 그 동안은 터치스크린이 뭔가 불편하고 인식이 제대로 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아 오다가 아이폰의 터치스크린이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면서 아이폰의 콘텐츠는 기존의 다른 기기들과는 차원이 다른 콘텐츠를 생산해내게 됐다.

큰 돈을 번 게임 ‘앵그리 버드’는 터치스크린이라는 UX가 아이폰에 적용되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는 작품이다. 새로운 UX의 등장은 그동안 상상할 수도 없었던 새로운 개념의 콘텐츠를 만들도록 해주고 이를 통해 ‘킬러 콘텐츠’가 만들어지게 된다.

라디오라는 기기가 처음 음성이라는 새로운 UX를 가능하도록 해주었고 그 동안은 책이라는 활자라는 형태나 그림이라는 형태로만 존재하던 콘텐츠에 음성 콘텐츠를 추가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TV는 움직이는 영상이라는 새로운 UX를 가능하게 해주었고 이에 따라 수많은 형태의 킬러콘텐츠가 세상에 나오게 됐다.

이제 스마트TV에서 어떤 형태의 새로운 UX가 적용이 될 것인가. 이는 어떤 새 콘텐츠가 세상에 나올 수 있을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동작인식, 음성인식, 얼굴인식 등 여러 형태의 인식기술이 새롭게 스마트TV에 적용돼야만 스마트TV가 기존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모습의 콘텐츠를 생산해 낼 수가 있게 될 것이다.

스마트TV란 용어가 세상에 등장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10여년 이상 걸쳐 무선혁명을 만들어낸 스마트폰을 생각해 본다면 스마트TV의 성공이나 이를 통해 새로운 콘텐츠 시대가 나타나는 것은 조금 더 시간을 필요로 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스마트폰의 성공 역사에서 많은 것을 배운 인류에게 스마트TV의 성공은 조금 더 짧은 시간 안에 다가올 수도 있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고 이를 통해 발전을 만들어간다면 우리가 앞으로 다가올 스마트TV 세상, 그리고 스마트 미디어 세상, 스마트 사회를 선도해 갈 수 있지 않을까.

showpd@kbs.co.kr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꿈꾸는 예능 PD, 쇼피디 고찬수입니다. 저서 '스마트TV혁명', '쇼피디의 미래방송이야기' 공저 'PD가 말하는 PD', 'PD,WHO&HOW' 개인블로그(http://blog.kbs.co.kr/show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