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창업자가 말하는 ‘미니홈피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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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촌’, ‘파도타기’, ‘싸이질’ 등의 인터넷 신조어를 낳은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9월17일  10살 생일을 맞았다. 국민배우, 국민가수, 국민요정, 국민 여동생에 이어 국민 SNS의 자리까지 꿰찬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생일 선물로 무엇을 줄까 고민하다 ‘싸이월드의 아버지’를 찾아갔다.

이동형 싸이월드 창업자이자 현재 나우프로필 대표에게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울음을 터뜨리며 세상에 나오던 때와 아장아장 걷던 시절 이야기를 들었다. 10년 전 그때 그 이야기를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선물로 전한다.

“벌써 미니홈피가 10살이 됐나요? 생각도 못했네. 사실 미니홈피는 싸이월드의 주력 서비스가 아니었어요. 왜냐하면 싸이월드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미니홈피는 나오지도 않았으니까요. 1999년 싸이월드를 내놓고 3년간 성적이 안 좋았어요. 그래서 서비스가 잘 안 되니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시도한 게 미니홈피였지요. 그런데 웬걸. 출시하고 2개월도 안 되어서 당시 제일 잘 나가던 프리챌이 미니홈피 서비스와 비슷한 ‘마이홈피’를 내놓더군요. 그만큼 파급이 있었습니다.”

싸이월드는 처음에 미니홈피가 아닌 지금의 ‘클럽’이 주요 서비스였다. 당시 클럽과 카페 등 커뮤니티 서비스가 유행했는데 프리챌의 클럽과 다음 카페 등이 인기를 끌었다. 프리챌이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비슷한 ‘마이홈피’를 2001년 12월에 출시하자 싸이월드는 법원에 2002년 1월30일 가처분 신청을 냈다. 6개월간 두 회사는 지리한 소송을 이어갔다. 2002년 5월 이 싸움에서 싸이월드는 결국 졌다. 법원은 소송을 기각했지만, 싸이월드가 얻은 게 없었던 건 아니다.

“그해 가을에 판결이 났는데 싸이월드가 졌어요. 그런데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언론에 프리챌과 싸이월드가 짝꿍처럼 붙어서 소개됐지요. 프리챌은 그때 한창 인기있는 서비스였는데 말이에요. 그러고 얼마 있다 프리챌이 유료화 선언을 하면서 이용자들이 싸이월드로 옮겨왔어요. 이때 우리는 참 발도 빨랐지. ‘싸이월드는 절대 유료화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하고 웹사이트에도 공지를 올렸죠.”

‘프리챌은 유료, 싸이월드는 무료’라는 공식을 만든 덕분에 이용자를 포섭해 올 수 있었다고 한다. 이동형 대표는 미니홈피의 출생에 관한 비밀을 꺼냈다. 미니홈피의 핵심이자 도토리 매출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미니룸’ 이야기다.

“사실 미니홈피가 처음부터 잘 됐던 건 아니었어요. 미니룸이 붙고나서부터 좋아졌어요. 미니룸은 미니홈피와 만든 사람이 달라요. 미니홈피는 기획자가 설계했고 미니룸은 박지영이라는 디자이너가 만들었어요. 그 디자이너가 미니홈피 한가운데를 방으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하길래 그리 하라고 했지요. 박지영 디자이너와 한 명이 더 붙어 만들었는데, 2개월도 안 걸리더군요. 그렇게 나온 미니룸이 도토리 매출을 초반에 이끌었지요.”

미니홈피와 미니룸은 이를테면 배다른 형제인 셈이다. 미니룸은 미니홈피가 나오고 1년 뒤인 2002년 4월 오픈했다. 미니룸은 ‘싸이질한다’는 사람들이 싸이월드를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금도 미니룸을 꾸미는 데 공을 들이는 사람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미니룸이 나오고 프리챌 ‘마이홈피’ 사건처럼 또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따라한 곳이 등장했다. 다모임이었다. 다모임은 출신학교를 기반으로 인맥을 찾아주는 SNS였다. 다모임이 2002년 9월 내놓은 ‘아이스타일’은 사실 싸이월드가 직접 제공한 미니홈피 서비스다.

“당시 서비스는 크는데 돈이 없어서 다음과 다모임을 찾아갔어요. ‘미니홈피를 만들어줄 테니 수익을 공유하자’라고 제안했지요. 사람들이 미니홈피를 꾸미는데 열정적이었으니까 이런 제안을 한 거죠. 그때 다음은 거절하고 다모임은 받아들였어요. 그런데 몇 년 후 다음이 미니홈피와 비슷한 ‘다음 플래닛’을 내놓더군요. 그때 싸이월드의 경쟁 서비스는 다음 카페였어요. 그런데 우리는 경쟁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찾아갔고요. 제일 잘 나가는 경쟁자들을 찾아가 우리가 핵심 서비스라고 생각한 미니홈피를 팔았어요. 당시 싸이월드는 돈이 없었거든요.”

미니룸을 내놓은 이듬해인 2003년, 싸이월드는 SK커뮤니케이션즈와 합병했다. 그리고 얼마 후 미니홈피는 동생이 생겼다. 2003년11월 기업용 미니홈피인 ‘브랜드 미니홈피’가 나왔다. 이동형 대표는 이 서비스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한다.

“브랜드 미니홈피는 지금 페이스북의 페이지와 비슷한 모습이었어요. 미니홈피가 인기를 끌면서 기업, 협회, 단체가 직접 미니홈피를 만드는 걸 보고 기획한 서비스지요. 당시 일촌맺기 방식을 다르게 해서 내놓았는데 서비스는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잘 안됐습니다. 유료 서비스였거든요. 만약 그때 브랜드 미니홈피가 잘 됐으면 지금 기업체가 별도의 홈페이지 없이 싸이월드에서 미니홈피를 운영하고 있겠지요. 연예인이 자기 홈페이지 없이 미니홈피를 가꾸듯 말예요.”

당시 SK커뮤니케이션즈는 월 3천만원에 브랜드 미니홈피를 열어줬고, 판촉 활동에는 추가 비용을 받았다. 2005년 8월에 가서야 브랜드 미니홈피는 ‘타운’으로 바뀌면서 무료로 전환했다. 이동형 대표 말대로 브랜드 미니홈피가 처음부터 무료 서비스였고 도토리 결제가 가능했다면 지금 싸이월드는 어떤 모습일까.

<싸이월드 미니홈피 얼만큼 컸나>

싸이월드 미니홈피 회원 수는 2600만명으로, 한 사람 당 맺은 평균 일촌수가 약 50명이다. 미니홈피 게시판에 지금까지 올라온 게시물을 모두 합치면 5억개가 넘는다. 미니홈피에 올라온 동영상은 2억건, 사진첩에 올라온 사진 게시물은 100억건이 넘는다. 2001년 미니홈피가 처음 나오던 해에는 50만개가 개설됐는데 꾸준히 늘어 올해는 2600만개가 있다.

<미니홈피 개설 추이 (2011년은 9월 현재)>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발자취>

  • 1999년 8년31일: 싸이월드 서비스 시작
  • 2001년 9월17일: 싸이월드 미니홈피 오픈
  • 2002년 4월25일: 미니홈피 미니룸 오픈
  • 2003년 8월: SK컴즈 싸이월드 합병
  • 2004년 4월: 모바일 싸이월드 오픈
  • 2005년 6월: 중국 싸이월드 오픈을 시작으로 글로벌 진출 본격화. 이후 미국, 일본, 독일, 대만 등에 서비스를 제공했다.
  • 2005년 8월8일: 비즈홈피 ‘타운’ 오픈
  • 2009년 8월: 미니홈피 배경음악 누적판매 4억건 돌파
  • 2009년 9월: SNS용 오픈마켓 ‘앱스토어 오픈
  • 2009년 12월: 일촌건수 10억 돌파
  • 2010년 4월: 미니홈피 API 공개 / 팬 서비스 오픈
  • 2011년 7월: 미니홈피 검색 오픈

▲2004년 미니홈피

▲2005년 미니홈피

▲2005년 브랜드 미니홈피 ‘아이팟’

▲2006년 법인용 미니홈피 ‘타운’

▲2007년 미니홈피

▲2008년 미니홈피

▲2009년 미니홈피

▲싸이월드 중국 미니홈피

(자료 : SK커뮤니케이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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