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HW 매출 ↓…“썬 인수 효과는?”

가 +
가 -

오라클이 9월20일(현지기준) 2012년 회계연도 기준 1분기 실적보고서를 발표했다. ‘절친’이었던 HP 등에 비수를 꽂으며 썬을 인수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오라클의 하드웨어 실적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라클은 분기 매출액 84억달러에 순이익 18억달러를 기록하며 일단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대부분 성장은 소프트웨어 사업 부문에서 비롯됐다. 하드웨어 사업 부문 실적은 오히려 2분기 연속 하락했다.

오라클의 소프트웨어 사업 실적을 보면 신규 라이선스 매출이 15억달러,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업데이트 매출과 기술지원 매출이 40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7% 증가했다.

그러나 하드웨어 제품 매출은 1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4분기 오라클의 하드웨어 제품 매출이 12억달러인것과 비교해도 줄어든 모습이다.

야심차게 썬을 인수하며 하드웨어 시장에 뛰어든 오라클이지만, 이와 관련한 성과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 주요 외신들은 “중요한 파트너 관계였던 HP를 무시하면서까지 썬을 인수한 오라클인데, 이에 상응하는 실적이 보이지 않고 있다”라며 “하드웨어 사업과 관련해 오라클은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오라클이 하드웨어 사업 부문을 포기하고 다시 HP에게 돌아가야 하지 않겠냐는 말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마크 허드 오라클 공동사장는 “로우엔드 서버 매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이번 하드웨어 실적이 부진했다”라며 “엑사데이터와 엑사로직, 스팍M 시리즈 등 오라클의 하이엔드 서버 사업은 지난 1분기에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라클은 이제 로우엔드 서버 부문보다는 하이엔드 서버 마케팅에 더욱 주력할 것이며, 하드웨어 매출 순 이익을 48%에서 54%로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가트너의 2011년 2분기 유닉스 서버 벤더 출하량 추정치를 살펴보면 상황이 다르다. 오라클이 강조한 하이엔드 서버 시장에서 강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오라클의 실적은 IBM과 HP에 비해 저조하다.

가트너의 ‘2011년 2분기 전세계 유닉스 서버 벤더 출하량 추정치’를 살펴보면, 오라클은 2011년 2분기에 2만5940대를 출하했다. 전년동기 3만6275대와 비교하면 1만335대가 줄었다. 시장점유율도 35.72%에서 29.81%로 감소했다. IBM은 1.92%, HP는 2.81%의 성장세를 보였다.

유닉스 서버 매출에서도 오라클의 실적은 5.33% 감소했다. 가트너의 ‘2011년 2분기 전세계 유닉스 서버 매출 추정치’를 살펴보면, 오라클의 2분기 매출 점유율은 27.59%로 전년동기 30.64%와 비교하면 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이 기간 IBM이 26.34%의 성장세를 보인 것과 대조된다.

김현승 가트너 서버 부문 애널리스트 과장은 “가트너 자료에는 스팍만 포함되어 있는 경우”라며 “오라클이 썬 인수 후 스팍을 통해 유닉스 시장 서버를 노리고 있지만, 매출 규모에서 아직 IBM이나 HP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라고 오라클의 하드웨어 부문 실적 저조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그는 “특히 오라클이 일본 등 아시아시장에서 고객을 많이 잃었다”라며 “반면 IBM이 파워시리즈를 통해 이 시장에서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유닉스 시장이 x86시장과 달리, 시장 반응이 민감하지 않은 것도 한몫한다. 폭발적인 매출 증대를 어렵기 때문에 유닉스 시장에 뛰어든지 얼마 안되는 오라클로서는 이 시장에서 기존 상위 벤더와 대등한 수준으로 단시간에 성장하기 어렵다.

한 서버 시장 전문가도 “썬 인수 후 오히려 오라클이 IBM, HP등 고객을 뺏겼다”라며 “오라클과 썬이 합병하기 전에도 서버 시장에서 썬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어 고객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던데다, 이번에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 실적이 좋지 않게 나온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네티즌의견(총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