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프로그램 자율 선택”…e뱅킹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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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상에서만 가능했던 ‘오픈뱅킹’이 이제는 모바일에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금융권이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을 서비스하기 위해 갖춰야 했던 ‘공인인증서, 가상키보드, 개인방화벽’ 탑재 의무가 완화될 조짐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전자금융감독규정 전부 개정안이 9월29일 규제위를 통과해 금융위원회 의결을 남겨 두고 있다”라며 “개정안이 의결될 경우 앞으로 은행들은 가상키보드, 개인방화벽 등을 대체할 수 있는 보안 프로그램을 마련해 사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라고 밝혔다.

그동안 우리은행, 국민은행, IBK기업은행, 하나은행 등 ‘오픈뱅킹’을 서비스 하는 은행들은 ‘오픈’이라는 말과 달리 달리 PC상에서만 서비스를 누릴 수 있어 ‘반쪽자리 오픈뱅킹’이라는 말을 들어왔다.

▲금융권 중 가장 먼저 ‘열린 금융’을 선보인 우리은행 ‘우리오픈뱅킹

각 은행들이 오픈뱅킹 서비스를 내놔봤자 모바일 기기에선 각 은행별 응용프로그램(앱)을 내려받아 이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주거래 은행이 많은 사용자의 경우 각 앱마다 공인인증서, 가상키보드를 설치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그 동안 모바일 기기에서는 공인인증서, 가상키보드, 개인방화벽 등 보안상의 문제로 모바일 웹브라우저를 통해 은행 웹사이트를 이용하기 어려웠다. 공인인증서, 가상키보드까지는 모바일 기기에서 구현할 수 있었지만 개인방화벽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iOS기반 모바일 기기의 경우 일명 ‘탈옥’이라는 과정을 거쳐야만 개인방화벽이 설치됐다. 더 안전하게 금융거래를 하기 위해선 우회 경로를 거쳐야 하는 모순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금융권은 진정한 ‘오픈’을 위해선 관련 제도가 수정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1천만명을 넘어선 지 오래인데도 관련 제도가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며 완벽한 보안을 유지하면서도 사용자들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요구했다.

모바일 기기에서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고 싶은 사용자들도 법안 개정을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나섰다. 결국 이 같은 흐름에 드디어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가 움직였다.

현재 금융위원회 의결을 남겨두고 있는 전자금융감독규정 전부개정안 제6절 34조 2항 3호는 “해킹 등 침해행위로부터 전자금융거래를 보호하기 위해 이용자의 전자적 장치에 보안프로그램 설치 등 보안 대책을 적용할 것(다만, 고객의 책임으로 본인이 동의하는 경우에는 보안프로그램을 해제할 수 있다)”라고 명시돼 있다.

기존 가상키보드와 개인방화벽을 의무로 설치하게 됐던 규정을 완화한 것이다. 이로써 금융권들은 가상키보드와 개인방화벽을 대신할 안정성 있는 보안 프로그램을 통해 모바일상에서도 오픈뱅킹을 서비스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금융권은 이런 움직임을 환영하는 눈치다. 아직 개정안이 통과되지는 않았지만, 통과될 경우 모바일 기기 상에서도 ‘오픈뱅킹’을 제공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PC 웹에서도 각 은행별로 제공하고 있는 오픈뱅킹을 ‘플러그인 뱅킹’이 아니라 진정한 오픈뱅킹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공인인증서의 경우 여전히 플러그인을 통해 설치해야 하지만, 가상키보드나 개인 방화벽 같은 경우 자율적인 프로그램 마련이 가능해지면서 은행들에게 선택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요컨대 지금 은행들이 PC 웹으로 제공하는 화면 그대로 모바일웹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들은 모바일 웹브라우저를 통해 각 은행의 오픈뱅킹 사이트에 접속한 뒤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박남기 하나은행 신사업추진본부 차장은 “만약 이번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오픈웹뱅킹’을 모바일 상에서도 구현할 수 있게 되는 등 은행이 좀 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모바일 뱅킹 관련 앱 개발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모든 웹브라우저에서 사용가능한 공인인증서를 기술인 ‘터치엔 앱프리’를 개발한 루멘소프트 조한구 PKI 연구소 소장은 “이번 개정안은 모바일 뱅킹의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위원회의 이번 움직임을 환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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