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800MHz 주파수가 주목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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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대한 조건부 허가 결정을 내리면서 800Mhz 주파수 대역 사용에 대한 논쟁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공정위가 시정조치 주요 내용 중에 800MHz 주파수에 대한 사용 문제를 정식으로 거론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하나로텔레콤 인수와 전혀 상관이 없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 반발하고 있고, KTF와 LG텔레콤은 이번 기회에 관련 문제를 풀어야 한다면 환영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08년 2월 15일(금) 전원회의를 개최해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주식취득 건에 대해 국내 유?무선통신시장에서 경쟁제한적 폐해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치유할 수 있는 시정조치를 부과하기로 했다.

관련 내용을 한번 살펴보자.


 《시정조치 주요내용》

1. 시정조치 주요내용은 SKT와 하나로는 정통부의 인가여부 결정일로부터 5년간 다음 사항을 준수할 것


 가. SKT는 자신의 이동전화서비스(계열사의 재판매 포함)를 하나로와 결합상품(SKT 계열사와의 결합상품 포함)으로 제공시 다음과 같은 행위를 금지함

  (1) 소비자가 개별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유무선통신서비스의 제공을 폐지?제한하거나 당해 결합상품만 이용토록 하는 행위

  (2) SKT 및 하나로의 각 대리점 등 유통망에게 당해 결합상품 판매를 강요하는 행위

  (3) 다른 전기통신사업자가 SKT의 이동전화서비스와 결합판매를 하고자 그 제공을 요청할 경우 이를 거절하는 행위



 (4) 다른 전기통신사업자의 결합상품 구성 요청시 SKT의 이동전화서비스의 결합 제공조건을 하나로와 달리 불리하게 하는 행위

 나. SKT는 자신의 무선통신서비스를 다른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재판매하도록 제공하는 경우 하나로와 달리 재판매와 관련된 조건, 절차 및 방법, 대가 등 거래조건을 불리하게 하거나 거절하지 말 것

2. SKT는 다른 전기통신사업자가 800MHz 주파수에 대한 공동사용(소위 ‘로밍’)을 요청할 경우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거절하지 말 것

3. SKT와 하나로는 위 1,2의 각 사항을 성실하게 이행하지 그 결과를 매분기별로 공정위에 보고

4. 다만 2011.6.30. 이후 90일 이내에 SKT 및 하나로가 위 1., 2. 및 3.의 시정명령의 재검토를 요청할 경우 공정위는 시장여건 및 관련시장의 경쟁상황 등을 재검토하여 위 시정조치의 전부 또는 일부를 철회?변경할 수 있음




《정보통신부에 요청할 사항》


□ 주파수 배정으로 경쟁제한 우려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음과 같은 조치를 마련하도록 정통부에 요청하기로 함

1. 정통부는 SKT의 800Mhz 주파수 이용기한인 2011.6.30.이 도래하면 이를 회수하여 복수의 전기통신사업자에게 공정하게 재배치

2. (2011.6월말 이전까지)정통부는 SKT가 현재 독점사용하는 800Mhz 주파수 대역 중 여유 대역을 2008년부터 매년말 회수하여 SKT 이외의 다른 전기통신사업자에게 공정하게 재배치

3. 정통부는 800MHz 주파수 공동사용이 실질적으로 가능할 수 있도록 조속히 관련 규정의 제?개정안 마련

※ 공정위는 이러한 시정조치가 성실히 이행되도록 유무선통신사업자들이 참여하는 “이행감시자문기구”를 설치?운영하기로 함


SK텔레콤은 입장에서는 시정조치 내용 1번도 합병의 시너지를 원천 차단하는 내용이라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에서 2번 조치까지 내려지면서 하나로텔레콤 인수도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욱 많을 것으로 보고 반발하고 나섰다.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포기하는 게 낫지 않냐는 견해를 흘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800MHz 주파수는 SK텔레콤과 신세기이동통신이 처음 사용하던 대역이었다. 하지만 두 회사가 합병하면서 현재는 SK텔레콤이 독점적으로 이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두 회사의 합병 당시 시장 점유율 문제만 거론했을 뿐 800MHz 주파수 독점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나 시장 독점적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었다.

800MHz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SK텔레콤 고객들은 해외 여행에 나갈 경우 단말기 교체 없이 자신의 단말기로 해외에서도 통화가 가능했다. 다른 나라 통신 사업자들도 같은 대역을 사용해 통신 서비스를 하는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정통부는 PCS 사업자인 KTF나 LG텔레콤에 대해 1700MHz~1800MHz 대역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토록했다. 이 때문에 두 회사 서비스 가입자들은 해외로 나갈 때 단말기를 교체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던 것. 이는 자연스럽게 국내 가입자간 차이로 이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해외로밍 수입도 SK텔레콤이 월등히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또 저주파수 대역은 고주파수 대역보다 더 멀리 가지는 않지만 지표면에서 굴절률이 높은 저주파가 각종 장애물들이 있어도 거리 도달 효율이 좋다. PCS 사업자들이 초기 투자를 많이 단행했지만 통화 품질이나 통화권에서 SK텔레콤에 뒤질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었던 것.

참고로 직진성이 강한 고주파는 더 멀리 보낼 수 있어 스카이라이프나 위성DBM 등 각종 위성 통신과 방송에서는 수 기가대의 고주파를사용하고 있다.  


화상통화 서비스가 가능한 3세대 서비스에서는 KTF나 SKT가 동일한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면서 이런 문제는 더 이상 발생하고 있지는 않다. KTF가 ‘쇼(show)’ 서비스를 런칭하면서 해외 로밍을 강조하고, 기존 2세대 가입자들을 3세대로 교체하기 위해 전력 투구를 단행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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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텔레콤은 그동안 지방이나 섬 같은 지역에 기지국을 세우기 보다는 800MHz에 대한 공동 사용(로밍)을 주장해왔다. 이렇게 되면 두 주파수에서 모두 사용 가능한 단말기만 출시하면 기존 2세대 가입자 확보도 수월해지고 이들이 해외로 나가더라도 휴대폰 교체없이 통신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KTF는 LG텔레콤에 비해 이 문제에 대해 크게 목소리를 높이지는 않았지만 덕분에 자연스럽게 2세대 통신 고객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환영하고 있다.

이런 문제 때문에 매년 정기국회가 열리면 국회의원들은 소비자 피해를 해결하지 않는다고 정보통신부를 질타해 왔다. 시민단체나 국회의 압력이 거세지자 정보통신부는 전파법 개정을 통해 800MHz주파수를  2011년 5월 31일까지 현재의 형태로 사용권을 주고 이후 재분배를 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이렇게 가닥이 잡혀가던 800MHz 주파수 문제에 대해 공정위가 이번에 정식 문제제기를 하면서 SKT은 물론 관련 규제 당국인 정보통신부도 발끈하고 나섰다. SKT는 이 문제는 사업자간 자율 협상 내용이고, 전혀 하나로텔레콤 인수와 상관이 없다는 주장이다.

SKT입장에서는 하나로텔레콤 인수 시너지도 원천 봉쇄됐다고 느끼고 있는 가운데 현재 보유하고 있는 통신 서비스 경쟁력의 원천까지 건드리고 있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정위 입장에서는 신세기통신과 SKT의 합병 당시 800MHz주파수 독점 사용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무시했던 원죄가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그간의 정책 실패를 만회하겠다고 나선 셈이다.

3세대 통신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2세대 통신 분야의 핵심인 800MHz주파수 대역이 갑자기 수면위로 부상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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