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첫 인상은 ‘스마트’했다. 우리나라 말보다 영어를 더 잘 구사하는 한국쓰리콤 오재진 신임 사장(사진)을 만났다. 그는 지난해 6월 한국쓰리콤 지사장에 임명됐다. 오 사장을 인터뷰한 이유는 한국쓰리콤의 재도약을 이끌고 있는 지사장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의 이력도 남달랐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 뉴욕 호프스트라대학교(HOFSTRA)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시티뱅크 파이낸셜 애널리스트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95년에는 쌍용정보통신 해외 영업과 마케팅 부장을 지내면서 IT와 인연을 맺었고, 2000년 1월부터 한국쓰리콤에 합류하기 바로 직전까지 브리티쉬텔레콤(BT) 글로벌 서비스 아태지역 이사를 역임했다. 7년 반을 BT에서 보내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오재진 사장은 “젊어서 새로운 것을 추구해 보고 싶었습니다. 금융 분야에서도 있어봤고, 전세계 수위 통신사에서도 있어 봤는데 또 다른 도전을 해보고 싶었거든요”라고 한국쓰리콤 합류 이유를 밝혔다. 전혀 다른 업종에 있다가 IT 분야에 뛰어들면서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버지와 작은 아버지도 이 분야에서 활동하고 계십니다. 어려서부터 접했던 분야라서 그리 낯설지는 않네요”라고 덧붙였다.
BT와 같은 글로벌 통신회사들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 고객들이 전세계 시장으로 뛰어들어갈 때 필요한 네트워크 인프라와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역으로 해외 기업들이 한국에 진출할 때도 국내 통신 파트너들과 협력해 이를 지원한다. 그는 “상당히 안정된 생활이었죠. 고객들은 주로 3년~5년 정도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계약 연장이 이뤄지도록 하면 되거든요”라고 말했다.
새로운 도전으로 한국쓰리콤을 선택했는데 결과는 어떤지 궁금했다. 그는 “참 역동적이죠. 할 일도 많구요”라면서 웃는다. 쓰리콤은 산전수전을 겪은 네트워크 회사다. 네트워크 분야 최강자였다가 시스코의 도전에 백본 스위치 사업을 접었다가 중국 화웨이와 합작 회사인 화웨이-쓰리콤(H3C)이라는 조인트벤처를 만들었다. 그 후 쓰리콤은 화웨이-쓰리콤에 투자됐던 화웨이 지분 전량을 인수하면서 다시금 토털 솔루션 네트워크 업체로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하게 인력도 6천 500명으로 늘었다. 쓰리콤의 연구개발센터는 중국에 있다.
이런 쓰리콤의 변화는 국내 고객은 물론 쓰리콤의 파트너들에게도 혼란을 줬다. 쓰리콤 장비도 국내 유통됐고, 화웨이-쓰리콤 장비도 유통됐다. 파트너도 틀렸고, 장비들도 제각각이었다. 이런 혼란을 말끔히 해결해야 하는 역할이 그가 지난해부터 해왔던 주된 임무다. 그와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한국쓰리콤의 사업으로 이어졌다.
오재진 사장은 “H3C와 쓰리콤이 통합되면서 제품 라인업은 훨씬 강화됐습니다. 전통적으로 강했던 워크그룹용 이더넷 장비부터 라우터와 백본 스위치까지 모두 확보하게 됐습니다. 좋은 사람들을 뽑았고, 좋은 시스템을 통해서 지난 3분기 동안 30%씩 성장해 왔습니다”라고 현재의 성과를 밝혔다.
한국 시장에서의 재도약에 대해 오재진 사장은 “지난해부터 성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특히 중국에 위치한 연구개발 센터 때문에 고객들에 대한 지원이 더욱 강화됐다는 점을 강조한다. 국내 고객이 원하는 테스트와 요구 사항을 즉각적으로 전문 인력들이 있는 중국에서 진행할 수 있고, 곧바로 결과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주안점은 그동안 약점이었던 고객 만족도와 파트너 지원 서비스 강화에 맞췄다. 제품과 내부 조직, 기술지원 체계가 마련돼 있는 만큼 이제는 고객과 파트너에게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인터뷰에 동석했던 이중길 한국쓰리콤 상무는 “다이렉트 세일즈 매출 중 엔터프라이즈와 워크그룹이 반반입니다. 백본 스위치 시장에서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라고 성과를 이야기 한다.
한국쓰리콤은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의 독주를 막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고 있다. 백본 스위치 제품도 선보이면서 기업, 공공, 금융, 교육, 제조 분야 등 고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쓰리콤이 시스코를 잡겠다고 나섰는데 최근 주니퍼도 스위치 시장에 뛰어들었고, 알카텔-루슨트도 이 분야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주니퍼의 시장 진출에 대해 견해도 궁금했다. 오 사장은 “주니퍼는 훌륭한 회사지만 아직까지 스위치 분야에서 한두개 제품을 선보였을 뿐입니다. 저희는 30~40개의 제품군을 모두 보유한 회사입니다. 좋은 경쟁은 되겠지만 아직 비교할 단계는 아닌 것 같습니다”라는 말을 들려줬다.
재도약이 필요한 한국쓰리콤과 또 다른 도전에 나선 오재진 사장의 ‘찰떡궁합’은 이미 성과를 내고 있는 듯 보인다. 그의 도전이 국내 네트워크 시장에 어떤 활력소를 던져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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