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가 만드는 e설문조사 도구, 서베이몽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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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존 리서치 시장을 대체하려는 게 아닙니다. ‘이런 질문 하나 던지면 좋겠다’라고 생각해도 비용과 시간이 들어 설문조사를 진행하지 못했던 부분을 대체하려는 겁니다. 우리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습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설문조사 서비스 ‘서베이몽키’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말 사이트를 10월17일 공식적으로 출시했다. 미국 팔로알토에 본사를 둔 서베이몽키는 올 2월부터 우리말 서비스를 시작하고 웹사이트를 개선해 이번에 공식 출범했다.

기자간담회에서 데이브 골드버그 서베이몽키 본사의 CEO는 온라인 설문조사 도구인 서베이몽키 서비스에 대해 소개했다.

“우리와 같은 사업모델은 한국에 아직 없습니다. 굳이 경쟁자를 찾자면 종이, 연필, 전화, 우편, e메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기업이 있지만, 우리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곳은 아닙니다.”

서베이몽키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우리에게 낯선 편이다. 대체로 설문조사 업체라고 하면, 의뢰한 업체와 조사 성격에 맞게 패널 섭외부터 설문지 작성, 설문조사 진행, 결과 보고까지 진행하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다. 이와 달리 서베이몽키는 이용자가 품을 들여야 한다. 서베이몽키는 이 과정에서 설문조사를 웹으로 하는 방법만 제공한다. 패널을 섭외하고 설문문항을 작성하는 건 서베이몽키가 아니라 이용자의 몫이다.

불편한 서비스로 보이지만, 서베이몽키는 서비스를 1999년부터 12년간 이어왔다. 데이브 골드버그는 서베이몽키를 이용해 이루어지는 설문조사가 하루에 1만1천건이 넘는다고 밝혔다. 1년으로 치면 새로운 설문조사가 400만건 이상 발생한 셈이다. 설문조사에 응답하는 건수는 하루에 110만건이 넘는다. 매일 9천명 이상이 서베이몽키를 이용하기 위해 신규 가입한다.

친절해 보이지 않는데 서베이몽키가 이렇게 사랑받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데이브 골드버그는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가격대가 무료부터 유료까지 다양하다”라며 “최대한 저렴하게 모든 사람이 쉽고 부담 없이 설문조사를 진행하도록 가격을 책정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고가의 설문조사보다는 이용자가 스스로 자기 입맛에 맞게 간단한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데 서베이몽키가 제격이라는 이야기다.

서베이몽키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며 유료 서비스도 함께 운영한다. 이른바 프리미엄(Free-mium)인 셈이다.

서베이몽키를 이용해 설문조사를 진행하고자 한다면 질문10개를 100명에게 e메일과 웹페이지 링크를 보내 무료로 진행할 수 있다. 구글의 구글독스’를이용해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이를테면 행사를 시작하기 전 간단한 설문조사를 진행해 참석자가 기대하는 내용을 파악하고, 행사가 끝나면 원하는 결과를 얻는지 등을 확인할 때 서베이몽키를 이용할 수 있다. 서베이몽키는 페이스북과 모바일에서도 설문조사를 진행하도록 돕는다. 응답률을 높이려는 시도이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서베이몽키의 앱을 설치해 좋아요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하거나 서베이몽키 모바일 앱을 이용해 스마트폰으로 설문조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질문과 응답자 수에 제한 없이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조사 결과를 파일로 받기는 유료 서비스를 이용해야 가능하다. 월 3만9천원, 년 44만9천원, 년 99만9천원 등의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면 질문이나 응답자 수를 무제한으로 늘리고 조사 결과를 파일로 내려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설문조사의 질이 전적으로 이용자에게 달렸다는 점에서 한계도 보인다. 데이브 골드버그도 “설문조사는 우리가 아니라 이용자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문조사에 대한 간단한 지식조차 없다면 친절하지 않은 서베이몽키가 무용지물일 수도 있다.

누구나 쉽게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게 서베이몽키의 특징이지만, 패널을 이미 확보하고 설문조사에 대한 경험이 있는 이용자에게 쓸모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세일즈포스닷컴이나 DHL, 페이스북 재팬 등 규모가 작지 않은 기업이 저렴하게 고객의 피드백을 얻거나 직원 평가를 진행하기 위해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서베이몽키는 소개했다. 국내에서는 스파이어리서치 한국지사, 에코프론티어, 시사인, 샘표식품, 여성중앙 등이 서베이몽키를 이용했거나 현재 이용하고 있다.

데이브 골드버그는 서베이몽키가 기본적으로 무료 서비스이고 온라인으로만 진행하지만, 정확도는 여느 방법과 비교했을 때 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설문결과가 전달 방법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전화나 종이를 이용한 오프라인으로 했을 때와 서베이몽키로 진행했을 때 응답결과의 정확도는 같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특히, 저희는 온라인으로 진행했을 때 응답률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전통적인 설문조사 업체와는 걷는 길이 다르다는 이야기다. 경쟁자가 없는 시장을 개척했기에 업계에서 1위 유지해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베이몽키는 전 세계에서 920만명 이상의 회원이 이용하고 있다. 올 2월부터 우리말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국내 회원은 2만명이 넘는다. 서베이몽키가 지원하는 언어는 영어, 한국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이탈리아어, 스웨덴어, 네덜란드어, 덴마크어, 노르웨이어, 일본어, 중국어 등 14개에 이른다.

현 서베이몽키의 대표 데이브 골드버그는 2009년 서베이몽키를 인수하기 전 음악 사이트 ‘론치미디어’ 창업자로 야후 뮤직 부사장겸 총괄을 맡았다. 페이스북 COO인 셰릴 샌드버그의 남편으로도 알려진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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