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길의 책] 대중은 떠나고 별종이 몰려온다

가 +
가 -

“모든 이를 위한 제품을 계속해서 고집한다면 당신은 틀림없이 실패할 것이다. 그렇다면 유일한 대안은 몇몇 사람들에게 중요한 특별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알아 둘 사항이 있다. 별 상관없는 일반 대중을 실망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지금까지 잘 살고 있는데. 과연 그럴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주장하고 나선 이가 세스 고딘이다. ‘작은 것이 큰 것이다’라는 책을 통해 남들과 다른 길을 주장한 그가 이번에는 ‘별종’을 이야기하고 나섰다.

매주 금요일 저녁, 주말 오후 서울 홍대전철역 입구나 먹자골목 주변에서 노래를 하는 젊은이들이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듣거나 말거나 신경쓰지 않고 자신들이 준비한 노래를 부른다. 그곳에서 즐거움을 만끽한다. 한두 명의 팬으로 시작해, 팬카페가 생기고, 음반이 나오면서 자신들의 이름에 힘을 갖는다. 인디밴드로서 당당히 서는 것, 이들의 꿈은 멈춤이 없다. 특별한 노래음색과 이름으로 등장하는 이들은 누구인가. 정상이 아닌 사람들이다. 남과 다른 노래를 찾아서 부르는 이들은 별종이다.

세상의 공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세스 고딘의 책, ‘이상한 놈들이 온다’는 별종에 대한 이야기이다. 제조업시대에는 붕어빵 찍듯 같은 모양으로 세상에 나와 살아왔다. 남이 뭔가를 하나를 사면 같은 것을 사서 갖추고 다른 이가 가는 길은 같이 들어섰다. 그래야 이야기할 수 있고 어울릴 수 있다. 기업은 동일 시간 내 최대의 생산을 해내는데 그 목표를 더 두었지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 신경쓰지 않았다. 공급자 중심으로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형태의 구조가 여전히 성황을 이루고 있지만 인터넷 혁명 이후, 새롭게 부상한 스마트폰 시대가 다가오며 상황은 뒤바뀌려하고 있다.

이미 넘어간 분야도 있다. 자사의 그간 생산라인을 유지하고 기업수익을 더 연장하기 위해 ‘꼼수’도 써보고 관계기관을 통해 로비도 해보지만, 소셜 네트워크는 틈새를 찾아 흐른다. ‘정상’은 남과 같은 것이다. 상자안에 규격대로 앉혀 있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모두 같은 네모반듯한 교실안에 앉아 있는 학생들을, 우리들의 지난 날을 생각해보자. 사회가 필요한 인재양성이라는 명목으로 복종하는 인간을 만드는 데 온 시간을 쏟았지, 생각의 발견과 창의적인 표현을 위한 시간은 전무했다. ‘한국IT산업의 멸망’을 쓴 김인성씨는 이 책에서 한국IT산업의 정책, 특히 이동통신 분야 기업의 정책과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토로했다. 할 수 있는 것들임에도 서비스를 제한하는 등 공급자 중심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다.

아이폰의 등장은 이 모든 상황을 바꾸어 놓고 있다. 스티브 잡스, 그는 떠나갔지만 그가 남긴 작품들은 세상을 변화앞으로 내세우고 있다. 남과 다른 제품을 선보이는 것만이 생존의 길임을 스티브 잡스는 간파했다. 폐쇄적이고 독단적인 그의 성격도 문제였지만 그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회사를 다시 살리고, 쫓겨났던 회사로 다시 돌아와 새제품을 내며 그의 시대를 열었다. 전통의 기업들을 뒤로 물러나게 하고 스마트폰 시대를 열매 차세대 제품들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애플, 이 제 앞으로의 길은 지금 사람들의 몫이다.

별난 제품, 별난 사람이 필요한 때이다. 스티브 잡스, 그는 별난 사람이었다. 이렇듯 세상은 더 이상 정상을 원하지 않는다. 대중적인 것은 정상적인 것이다. 무엇이든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것만 인정을 해왔었다. 이제 그 기준이 바뀌었다. 다만 선택은 자신이 내릴 뿐이다. 강요로 될 일이기 아니기 때문이다. 세스 고딘의 관심은 별난 종류의 사람, 별종이다. 그는 말한다. 내가 관심있는 건 바로 이러한 종류의 별종이라고. “스스로 원해서 대중에 순응하기를 거부한 사람들, 인생의 일부분에서만이라도 그렇게 하기로 선택한 사람들 말이다.”

이 책은 크지 않으며, 길지 않다. 다만 내용은 강하다. 별종만을 이야기한다. 정상은 곧 대중이다. 대중을 위한 제품을 생산해내는 시대는 이제 갔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 온 기업들, 앞으로도 살아갈 수 있는 보장이 없다. 구조에 묶여 유지하는 데 신경 쓰다보면 어느새 고객들은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다. 그는 대중의 종말을 선언한다.

“우리는 대중이 대화와 상업과 정치를 통제하려고 발톱을 곤두세우고 반격을 가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하지만 대중은 실패할 것이다. 반드시 그래야 한다. 조류는 바뀌고 있고, 우리 문학의 원동력이었던 대중은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선택, 대중을 상대할 것인가 별종을 상대할 것인가.

의지를 갖고 별종이 되기를 선택한 사람들이 몰려온다. 타워레코드는 음반시장의 변화로 몰락했다. 새로운 시장과 음악가들이 등장을 하는 시대의 자연스런 결과이기도 하지만 그들은 시대를 읽지 못했다. 사람들은 자신만의 음악을 찾고, 나만을 위한 세상을 꾸민다. 삶의 여유도 갖고 있으며, 창의적인 접근을 선호한다.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으로 상상할 수 없었던 1인 방송국이 만들어지고 기존 미디어의 영향력 만큼 별난 방송들이 시장 진입을 하여 사람들의 주목을 끈다. 유트브 서비스의 성공으로 아류 서비스들이 등장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전세계에서 자신들의 방식대로 서비스를 하고 동영상을 올린다.

그럼에도 이같은 변화 앞에 대중을 향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가. 그렇다. 여전히 그 힘이 크고, 거기에서 얻는 수익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세스 고딘은 강조한다. ‘사회의 중심이고 핵심이었던 대중’이 녹아내리고 있다고 말이다.

“세상의 공식은 근본적으로 그리고 영구적으로 바뀌었다. 틈새라고 부르는 것을 채워주고 공급해 주어야 성공한다. 타워레코드는 다양성을 향한 우리의 끝없는 욕망을 채워 주지 못한 탓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어디, 이러한 사례가 타워레코드 뿐이겠는가.

대량으로 공급하고 대량으로 소비하던 시대가 아니다. 선택의 공은 소비자에게 있다. 공급이 넘쳐나고 있다. 적은 돈을 버는 사람들에게도 가난한 나라의 사람에게도 선택의 권한이 주어지고 있다. 선택은 권력이다. 소비자의 권력은 하나의 신종 세력이다. 이것은 기업에게는 위협요소이지만 지지세력이기도 하다. 대중은 녹아 사라지고 별종이 다수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주변에서 별종은 무엇이며, 다수가 무엇인지 한 번 살펴볼 일이다. 구분이 되는가. 인터넷은 별종을 가능하게 만들어놓았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별종을 만들어 낼 것이다. 저자는 인터넷은 부족을 연결시키고 증폭시키며, 별종들을 이어 주고 보호해 준다고 말을 한다.

대중을 향한 마케팅은 힘을 잃고 광고에 의존해 온 미디어는 권력을 상실해간다. 애플이 그것을 증명해왔다. 모바일 분야는 별종 중의 별종을 향한 매체가 되어줄 것이다. 얼리아답터를 위한 시장에 집중하는 마케터들도 있기도 하다. 시장의 세분화를 인식하고 이들에게도 접근한다.

“별종은 별종을 만들어 낸다. 별종들은 우리에게 모범을 보인다. 기대치를 높여 준다. 수천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 자신을 맞추기보다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편이 체질적으로 맞다는 것을 몸소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들이다.”

한편, 세스 고딘은 이 책에서 교육 서비스의 별종을 기대한다. 정부나 선생님들의 교육 서비스는 대중을 향해 있다. 출석과 성적에 있어서 모범학생들이 되기를 바란다. 정규교육 틀 안에 모두 다 담으려고 한다. 평균을 높이는데 그 1차적인 목표가 있다. 각자의 개성은 없다. 생산라인에서 불량품을 골라내고 정상적인 제품을 박스에 담아 내보내듯 학생들을 교육하여 내보낸다. 아이들이 바뀌고 있다. 그들이 접하는 미디어가 다르다. 그러면 교육방식도 달라야 한다. 아이들의 개성을 존중하고 그들의 생각대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저자의 생각은 마케팅 활동에서 사람으로 향했다. 소통의 문제에 그는 관심을 기울인다. 그간의 미디어는 일방적으로 전달이 되어왔지만 지금은 누구나가 미디어가 되어서 정보를 내보내고 받아들이고 있다. 각자의 개성대로 살아 가려고 한다. 물건을 파는데 신경 쓰는 것보다는 사람에 대해서,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고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옳은가를 더 생각하고 바라보기를 바란다.

마케팅 분야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개념을 잡아왔던 세스 고딘, 그는 이 책에서 앞으로는 좀 더 소통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겠다고 말한다. 그의 심경에 변화가 온 듯 하다. ‘리마커블’, ‘보랏빛 소’, ‘딥’ 등 늘 새로운 것, 남과 다른 것을 주장해 온 그, 그래서 다음 책이 기대된다.

대중의 죽음, 별종의 탄생 이상한 놈들이 온다
세스 고딘
21세기 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