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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노키아, 첫 망고폰 ‘루미아’ 공개

2011.10.27

“윈도우폰7은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플랫폼이다.”

스테판 엘롭 노키아 CEO가 영국 현지시각으로 10월26일 열린 ‘노키아 월드 2011’에서 한 말이다. 이날 노키아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모바일 운영체제 윈도우폰7 망고(버전 7.5)를 얹은 스마트폰 ‘루미아’ 시리즈를 공개했다. MS와 손잡기로 한 지 꼭 8개월 만에 내놓는 노키아의 첫 윈도우폰7 스마트폰이다. MS와 협력이 노키아에 회생의 길을 제시할 수 있을지 노키아의 새 스마트폰 루미아 시리즈를 살펴보자.

합리적 가격에 만나는 첫 망고폰

노키아가 공개한 루미아 시리즈 스마트폰은 ‘루미아800’과 ‘루미아710’ 두 종이다. 먼저 루미아800을 살펴보면, 루미아800은 노키아가 지난 6월 출시한 ‘N9’와 같은 디자인이 적용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검정, 파랑, 분홍색 3가지 색깔부터 유니바디로 디자인됐다는 점, 끝으로 갈수록 얇아지는 유선형으로 휘어진 전면 유리까지 똑같다. 노키아는 미고 운영체제를 탑재해 출시했던 N9 디자인 안에 MS 윈도우폰7 버전 7.5를 그대로 탑재해 출시한 셈이다.

하드웨어 1.4GHz로 동작하는 퀄컴 스냅드레곤 MSM8255 싱글코어 모바일 프로세서가 탑재됐고, 480×800 해상도의 3.7인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내부 저장공간은 16GB를 지원한다. 카메라 화소수는 800만화소다. 루미아 시리즈는 MS 스카이드라이브를 지원해 최대 25GB까지 클라우드 저장 공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루미아710은 비교적 높은 사양으로 출시된 루미아800과 달리 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한다는 노키아의 전략이 엿보이는 제품이다. 루미아800에 쓰인 1.4GHz 모바일 프로세서가 쓰였다는 점은 같지만, 디자인과 카메라 화소수 등에서 차이가 난다. 루미아710엔 500만화소 카메라가 달렸고, 화면도 TFT LCD가 쓰였다.

노키아 ‘루미아800’

노키아 ‘루미아710’

루미아 시리즈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는 부분은 가격이다. 루미아800은 420유로로 출시됐고, 루미아710은 270유로가 책정됐다. 우리돈으로 각각 66만원과 42만원 수준이다. 최근 국내에 많이 출시되고 있는 하이엔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비교해 출고가 면에서 최고 40만원이나 저렴하다.

노키아가 제공하는 독특한 음악 서비스인 ‘노키아 뮤직’도 함께 소개했다. 노키아 뮤직은 사용자가 MP3 스토어에 접속해 음악을 구입할 수 있는 서비스다. 사용자 개인의 음악 라이브러리를 만들어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노키아 뮤직에 포함된 믹스 라디오 서비스가 독특하다. 믹스 라디오는 사용자가 스마트폰에 이미 갖고 있는 음악을 기초로 사용자만을 위한 채널을 만들어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MS 준이 제공했던 스마트 DJ 서비스와 흡사하다. 노키아 뮤직 안에서 긱 파인더를 통해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 티켓을 바로 구입할 수도 있다고 하니, 노키아 뮤직은 노키아가 제안하는 음악 토탈 솔루션인 셈이다.

이밖에 기본으로 지원되는 음성안내 내비게이션 ‘노키아 드라이브’와 스포츠 마니아를 위해 경기 결과나 스포츠 통계, 스포츠 뉴스 등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ESPN 허브’ 등 노키아 루미아 시리즈에서만 즐길 수 있는 기능이 보강됐다.

노키아엔 ‘기회’, MS엔 ‘무대’

노키아가 이날 소개한 루미아 시리즈는 MS 윈도우폰 망고를 얹은 첫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심비안 운영체제와 함께 쇠락의 길을 걸었던 노키아가 미고를 거쳐 마침내 윈도우폰7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스테판 엘롭 CEO는 “루미아800이야말로 첫 번째 진짜 윈도우폰7 스마트폰”이라며 “노키아의 수준 높은 완성도와 디자인뿐만 아니라 윈도우폰7 운영체제의 모든 사용성을 갖춘 스마트폰이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윈도우폰7 운영체제는 지속되는 적자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위축, 급기야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단행해야 했던 노키아가 잡은 또 하나의 기회인 셈이다.

애플 아이폰 시리즈와 하이엔드 사양을 갖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벌이는 경쟁도 노키아800의 몫이지만, 노키아는 신흥시장도 외면하지 않았다.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된 루미아710 외에도 노키아는 53~88유로 가격대의 저렴한 보급형 스마트폰도 출시할 계획이다. 아직 가격 장벽 때문에 스마트폰 보급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은 나라를 대상으로 시장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점유율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노키아는 아직도 전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노키아는 개발도상국을 목표로 저렴한 휴대폰을 꾸준히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도상국 수십억 인구가 노키아 스마트폰을 이용한다면, 노키아의 스마트폰 점유율이 다시 올라가는 것은 시간문제다.

MS는 노키아 루미아 시리즈를 통해 윈도우폰7 망고 플랫폼의 가능성을 진단해볼 수 있다. MS가 윈도우폰7 망고를 제공할 예정인 파트너 업체는 노키아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루미아 시리즈는 윈도우폰7 망고 깃발을 든 첨병이요, 시험 무대인 셈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는 노키아와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 점유율 한자릿수 MS가 마침내 만났다. 이들에게서 또 다른 ‘빅뱅’을 기대할 수 있을까. 주사위는 던져졌으니, 사용자들도 노키아 루미아 시리즈를 통해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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