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 구독
뉴스레터
MS-IBM의 서로 다른 ‘Get the Facts’ 캠페인
by 도안구 | 2008. 11. 26

Get the Facts.

‘사실을 알려주마’ 정도로 번역할 이 내용이 모처럼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 캠페인의 주인공은 마이크로소프트와 IBM입니다. 서로가 ‘사실을 알려주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회사가 전하는 ‘사실’은 재미있게도 정반대입니다. 이들이 말하는 그 사실은 어떤 것이고 무엇이 다른지 잠시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 캠페인을 먼저 시작한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개인용 운영체제 시장에서의 입지를 기업용 시장으로 확대하려고 합니다. 윈도 서버 2008이 대표적입니다. 그렇지만 기업용 운영체제 시장에는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진영이 떡 버티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진입이 쉽지 않았지만 인터넷 붐을 타고 시장의 틈새가 생겼습니다. 이 틈새를 놓칠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니었죠.

msgetthefacts 국내 대부분의 전자상거래 업체와 게임 업체들은 초기 투자비용이 저렴한 유닉스 장비 대신 윈도 서버를 선택했고, 이는 해외에서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당연히 인터넷 붐을 타고 급성장한 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부딪히게 됩니다. 하지만 닷컴 붐이 붕괴될 시점에 혜성처럼 리눅스가 등장했습니다.

로우앤드 유닉스 시장을 겨냥했던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는 같은 시장을 공략하는 리눅스가 눈에 가시같은 존재가 된 것이죠. 네이버나 다음커뮤니케이션 같은 국내 포털들만 보더라도 초기 서비스를 시작할 때 로우앤드 유닉스 장비를 구매했다가 닷컴 붐 붕괴 후 대부분의 시스템을 리눅스로 마이그레이션 했습니다. 국내 포털 내부에 최고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활용 전문가들이 포진한 이유입니다.

리눅스는 기업 내부로도 빠르체 침투합니다. 유닉스 사용 고객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유닉스 기반에서 가동되던 다양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도 별 무리 없이 리눅스 위에서 가동됩니다. 리눅스는 그 후 지속적으로 성장합니다. 데이터베이스 1위 업체인 오라클의 경우 신제품을 개발할 때 예전에는 유닉스 기반으로 가장 먼저 만들고 나서 이후에 윈도를 지원하는 단계를 밟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1순위가 리눅스입니다. 그 후에 유닉스, 윈도우를 지원합니다.

리눅스의 등장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업용 시장 입성이라는 큰 전략이 뿌리부터 흔들리게 됩니다. 유닉스 진영만 공략하면 됐는데 고비용 구조의 유닉스 시장을 리눅스가 빠르게 흡수했기 때문이죠. 서버 업체들도 앞다퉈 리눅스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레드햇이 이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리눅스는 초기 도입 비용이 없습니다. 오픈소스소프트웨어로 초기 패키지 구입 비용은 지불하지 않고 대신 그 시스템을 설치하면서 기술지원을 받거나 혹은 리눅스 운영체제 위에 새로운 기능을 부가로 개발해서 이를 지원하면서 수익을 올리는 구조입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리눅스가 ‘공짜’라거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공짜라는 인식이 팽배했는데요. 실은 그건 아닙니다. 초기 도입 비용만 무료지 시스템을 운영할 때 서비스는 유료인 셈입니다. 정수기 렌탈하는 형태랑 비슷하시다고 보면 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바로 이 점을 공략하기 시작했고, 그 때 등장한 것이 바로 ‘Get the Facts’ 캠페인입니다. 온오프 매체와 사이트에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고, 제품 브로셔에도 이 내용을 담아 고객을 찾아갔습니다. 그렇지만 한 번 분 바람을 마이크로소프트가 혼자 잠재울 수는 없었습니다. 물론 ‘리눅스도 절대 싼 것이 아니다’라는 것은 시장에 전달했습니다. 소기의 성과는 이룬 것이죠.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런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서버 운영체제 개발에 눈을 돌리고 보안이 강화된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윈도 서버 2005와 윈도 서버 2008이 대표적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전세계 많은 헤커들이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을 향해 공격해 오면서 개발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했습니다. 모든 개발자들에게 보안 교육을 시키면서 개발 초기부터 보안을 염두에 둔 프로그램을 개발토록 한 것이죠. 이 때문에 개발 시간은 늘어났지만 좀더 신뢰성 있는 제품들을 시장에 출시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서버 성장세도 가팔라졌습니다. 금액적으로는 여전히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서버에 밀리고 있지만 출하댓수만으로는 윈도가 훨씬 앞서게 된 것이죠.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공격 대상을 유닉스, 메인프레임 진영으로 확대합니다. 또 오라클 DBMS 제품에 대해서도 새로운 공격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대대적인 캠페인은 멈췄지만 이제는 일상적으로 이런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죠. 자신감이 붙은 것일까요?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에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이라는 말을 부쩍 자주 입에 올리고 있고, 전략도 발표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제품과 관련한 프로토콜과 기술들을 MSPP(Microsoft Work Group Server Protocol Program)와 MCPP(Microsoft Communication Protocol Program)의 구성원들에게만, 그것도 비밀 준수 계약을 체결한 후에만 배포했었는데 이런 절차 없이 공개한 것이죠. 독점 문제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고, 그만큼 윈도우 서버 제품이 기업 내부의 핵심 시스템으로 자리잡으면서 고객들의 요구도 그에 따라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올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서버 2008과 DBMS 제품인 윈도 SQL 2008을 선보였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제품이 로우앤드 유닉스의 대체제가 아니라 하이엔드 유닉스 시장까지 겨냥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초기 선보인 ‘Get the Facts’가 수세적인 입장에서 취해졌다면 이제는 자신감을 가지고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앞서 말씀드린대로 대대적인 캠페인보다는 고객들과의 일 대 일 접촉을 통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IBM의 ‘Get the Facts’을 살펴보죠.

IBM System z10 BC 빅블루 IBM의 이 캠페인은 ‘메인프레임’ 살리기입니다. 메인프레임은 죽지 않았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입니다.

IBM은 경기 침체 극복 위한 전략적 플랫폼으로 메인프레임이 각광을 받고 있고, 선진국과 개도국 주요 산업 고객들, 최첨단 업무에 IBM 메인프레임이 속속 채택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IBM 시스템 z10  메인프레임 한대를 사용할 경우 1천 500대의 x86 서버와 동일한 성능에 최대 85%의 공간과 전략 절감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IBM은 지난해 중순 관련 사이트를 오픈한 후 좀더 공격적인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공략 대상은 HP, 썬, 델, EMC 등 서버와 스토리지 분야입니다. 유닉스 서버 진영과 윈도 진영을 포함해 스토리지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EMC를 겨냥한 것이죠.

재미있는 것은 IBM의 메인프레임 부활을 담당한 것이 바로 ‘리눅스’라는 겁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겐 위기감을 조성한 리눅스가 오히려 IBM에겐 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은인이라는 점에서 대조적입니다.

고객들은 개인용 PC의 성능이 높아지면서 모든 처리 업무를 중앙 서버(메인프레임)에서 진행하던 방식을 바꿉니다. HP 유닉스가 급성장한 배경입니다.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가 만들어진 것도 고객들이 메인프레임을 벗어날 수 있도록 도운 결정적인 이유기도 합니다. 이 시장은 승승장구하면서 많은 메인프레임 고객들이 탈 메인프레임 대열에 합류한 것이죠. 개방형과 표준을 강조하는 유닉스 계열에 IBM의 메인프레임은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IBM의 시대도 이제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들이 이곳 저곳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IBM의 독일 연구소의 한 연구원이 리눅스를 메인프레임에서 가동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마침내 성공을 했습니다. 리눅스를 사용하는 모든 개발자가 이제 IBM의 우군이 되고, 리눅스 기반에서 구동되는 수많은 애플리케이션도 별 어려움 없이 메인프레임 환경에서 리눅스 운영체제 위에 가동되는 것이죠. IBM이 리눅스에 대한 애정을 쏟아내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IBM이 개방성이 높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자사의 핵심 비즈니스를 살려 낸 장본인에 대한 투자와 지원 차원인 것이죠.

일례로 대한항공의 경우 메인프레임에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와 IBM의 웹스피어를 사용해 항공 관련 일부 업무를 구동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측에서는 유닉스 환경에서 개발했던 것과 별반 차이가 없이 개발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메인프레임에서 구동하는 것이죠. 최근 몇몇 국내 메인프레임 고객들도 이런 형태로 시스템을 운영합니다.

IBM이 공략하는 것은 바로 관리의 용이성과 통합성, 공간 문제와 전력 비용의 절감입니다. 유닉스 진영은 분산형 구조에서 강세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곳 저곳에 분산된 시스템을 통합 관리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상당히 많은 연구가 이 부분에 집중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죠. IBM은 이 지점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메인프레임 자체의 경쟁력도 살아났고, 메인프레임에서도 충분히 개방형 구조를 흡수할 수 있게 된 만큼 대대적으로 이런 이점을 알리고 있습니다.

메인프레임은 장비는 둘째치고 사람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메인프레임을 컨트롤할 사람들이 많지 않죠. 당연히 몸값도 비쌉니다. 특히 국내 통신사는 물론이고 많은 금융권, 제조사들이 메인프레임을 버리고 유닉스 시스템으로 차세대 정보 시스템을 진행하면서 인력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진 것이죠. 새로운 인력들도 풍부하게 공급되지 않는 문제도 있습니다. 비용이 증가하다보니 고객들도 다양하면서도 쉽게 인력을 구할 수 있는 분야의 시스템으로 바꾸는 것이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BM은 전세계 많은 대학들과 함께 메인프레임 인력 육성에 나섰고, 지난 4년간 한국의 경우 숭실대를 비롯 전세계적으로 5만여 명의 학생들이 메인프레임 교육에 참가했습니다.

두 회사의 ‘Get the Facts’를 보면서 다시금 ‘리눅스’의 위력을 떠 올려봅니다. 누구에게는 엄청난 위기로 다가선 리눅스가 또 다른 누군가에겐 회생의 기회를 준 장본인입니다. 한편으로 이제 유닉스의 처지가 정말 어렵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메인프레임도 부활하고 있고, 또 메인프레임을 다운사이징 하려는 고객들은 유닉스 대신 리눅스로 바로 직행할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윈도 서버 성장세를 꺾을만한 경쟁자의 출현은 당분간 없을 듯 보입니다.

IBM과 MS의 캠페인을 보면서 리눅스의 열풍이 여전히 찻잔 속 태풍으로 머물고 있는 국내 상황이 무척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국내 전산실 인력들 중 상당수가 유닉스 지지자들입니다. 이 분들은 이런 흐름에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을까요?

 파이핑하기       싸이월드 공감 
인쇄 인쇄
, , , , , , , , , ,
http://www.bloter.net/archives/8573/trackback
블로터닷넷 미디어랩장. 블로터TV와 소셜 분석, 전자책 등 새로운 콘텐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원피스'의 해적들처럼 새로운 모험을 향해 출항했다. [트위터] @eyeball, [이메일] : eyeball@bloter.net
3 Responses to "MS-IBM의 서로 다른 ‘Get the Facts’ 캠페인"

하얀말의 알림…

그렇다, Open Source S/W 사업은 정수기 Rental 사업과 비슷하다!!! 이제야 그걸 깨닫다니…

하얀말의 알림…

IBM과 MS의 서로 다른 “사실” 주장보다 Open Source S/W 사업은 정수기 Rental 사업과 비슷하다는 것이 더 와닿는 기사구먼~….

NeXT의 생각…

한국 전산실 인력의 다수가 유닉스 – 책임을 지고싶지 않아서….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



[블로터닷넷이 댓글을 받지 않는 이유]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