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2.0′은 먼 곳에?
2008. 12. 03 (15) 삶/여가/책 |
많이들 아시겠지만, 기자들은 하루에도 수십 통의 보도자료를 받는다. 보도자료는 이를테면 기사를 쓰는 ‘소스’다. 기업들은 새로운 소식들을 기사 형식에 맞게 정리해 ‘보도자료’란 이름으로 기자에게 뿌린다. 보도자료를 조금만 손질해도 기사 하나쯤은 앉은 자리에서 뚝딱 만들어진다. 여러 언론사에서 비슷한 내용의 기사들이 동시에 쏟아지는 것도 대개 보도자료 덕분이다.
그런데 요즘 보도자료를 받아보면 아쉬움을 느낄 때가 많다. 정보들은 빛의 속도로 확산되는데 아직도 보도자료는 ‘1.0′ 시대의 걸음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인상이다.
요즘엔 종이 신문이나 TV방송이 아니라도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는 사람이 많다. 그게 포털이든 언론사닷컴이든. 블로그로 대표되는 1인 미디어도 전통 미디어와 어깨를 겨루며 새소식들을 쏟아낸다. 뉴스를 보는 ‘e창문’이 다양해졌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인터넷의 정보들은 어떻게 확산되는가. 핵심은 ‘하이퍼링크’다. 웹에 산재한 모든 정보들을 일일이 텍스트 형태로 한 곳에 모아 보여주기란 불가능하다. 관련 정보들을 하이퍼링크 형태로 연결해주면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링크를 넘나들며 부족한 정보를 채울 수 있다. 링크에서 링크로 메뚜기처럼 옮겨다니는동안 정보 목마름도 해갈되는 식이다.
웹사이트가 사라지지 않는 한 링크는 계속 남는다. 글로 모든 정보를 오롯이 담을 순 없는 노릇이다. 자세한 정보가 담긴 원본 사이트 링크를 달아주는 건 그래서 중요하다. 검색황제 구글을 보라. ‘페이지랭크’는 해당 웹사이트가 얼마나 많은 외부 사이트와 링크로 연결돼 있는지를 순위를 매기는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링크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시대는 이런데, 보도자료는 어떤가. 아직도 딱딱한 신문기사 방식의 텍스트가 대부분이다. 물론 기사체 형식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관련 정보가 올라온 웹사이트 주소(링크) 정도는 첨부하는 것이 현명한 보도자료 작성법 아닐까.
<블로터닷넷>은 인터넷신문이다. 모든 기사는 온라인에 게재되고, 주요 포털 뉴스사이트로도 전송된다.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금지(BY-NC-ND)란 CCL 조건만 지키면 누구나 자유롭게 블로그나 웹사이트로 기사를 퍼가도 된다. 온라인으로 기사를 읽는 사람들에게 관련 정보가 게재된 웹사이트 주소를 알려주는 것과 그렇지 않은 건 큰 차이가 있다.
예컨대 이맘때면 쏟아지는 주요 포털사이트 ‘올해의 10대 뉴스’ 관련 보도자료가 그렇다. 이 분야 전문가인 홍보담당자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런 식의 자료를 기사로 상세히 적는 기자는 많지 않다. 대개는 단신 형태로 상위권 뉴스나 키워드 몇 개를 소개하는 데 그친다. 사실 이런 기사라면 <표> 하나로 보여주는 게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란 건 기자도, 홍보담당자도 다 안다. 그렇지만 어쩌나. 현실이 그렇지 않은 걸. 많은 국내 언론사들이 아직은 형식 파괴엔 보수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니 해당 정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링크를 걸어주는 일은 더욱 중요하다. 구글코리아와 파란, 야후코리아 등이 이미 올해의 10대 뉴스나 이슈 키워드 등을 발표했지만, 이를 웹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곳은 야후코리아 뿐이다. 야후 검색창에 ‘2008 인기검색어‘를 입력하면 된단다. 물론 웹으로 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도 있겠지만, 기왕이면 간단한 웹페이지 하나를 만들어두고 독자들이 해당 정보로 이동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자고 나면 쏟아지는 각종 이벤트 관련 보도자료라면 더욱 그렇다. 주요 포털사이트는 물론이고, 많은 웹사이트들이 온라인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한다. 이벤트 내용을 이따금 기사로 소개하곤 하는데, 이 경우 해당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주소를 알려주면 독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관련 동영상 주소까지 첨부하면 금상첨화다.
그런데 아직도 많은 보도자료들은 참고 주소를 첨부하지 않는다. 그럴 때면 직접 찾아보려고 해당 웹사이트를 뒤지곤 하는데, 뜻밖에도 찾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작심하고 뒤져도 찾기가 만만찮은데, 기사만 보고 애써 찾아들어가려는 독자가 얼마나 많을 지는 의문이다. 한동안 일일이 해당 주소를 찾아 링크를 걸어주곤 했는데, 요즘은 나도 귀찮아서 찾지 않는다. 당사자가 온라인으로 제대로 홍보할 성의가 없는데, 굳이 나 또한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다.
오해는 마시길. 감탄스러우리만치 자세하고 친절하게 정보를 알려주는 보도자료도 많다. 이런 보도자료를 보면 나도 모르게 보내준 분의 이름을 한 번 더 확인하게 된다. 기사로 고쳐 써도 그보다 더 깔끔하고 풍성하게 정리하기 어려우니, 곤혹스럽기까지 하다. 그냥 눈 딱 감고 베껴 올린다. 그게 독자분들에게도 더 나을 테니.
보도자료를 보고 똑같이 쓰는 기사들이 매일 인터넷 뉴스 지면을 채운다. 뉴스와이어만 가더라도 웬만한 보도자료는 원본 그대로 마음껏 볼 수 있다. 똑같은 단신을 하나 더 보태는 대신, 이 블로그에선 매주 ‘주간 포털 브리핑‘이란 이름으로 포털이 내놓는 보도자료를 모아 소개한다. 수십 줄의 보도자료가 명함 크기 만 한 공간에 압축된다. 그래서일까. 링크의 중요성을 더 실감한다. 내가 토해낸 건 두세 줄이지만, 링크를 타고 넘어간 곳에는 정보의 젖줄이 흐르는 가나안이 있을 테니까.
<덧>
1. 이 글은 일종의 자기반성이기도 하다. ‘보도자료’를 ‘기사’로 대체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니까.
2. 이 글을 쓰는 도중 우연찮게도 구글로부터 새로운 보도자료가 왔다. 마리사 메이어 구글 부사장이 ‘NBC 투데이쇼’에 출연해 구글 미국 사이트의 올 한 해 급상승어와 경제관련 최다 검색어를 소개했다는 내용인데, 해당 동영상이 올라온 웹사이트 주소가 첨부돼 있다.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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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욱
asadal입니다. '우공이산'(http://asadal.bloter.net)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뉴미디어, 사회적 웹서비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오픈소스, CCL 등을 공유합니다. asadal@bloter.net |






2008-12-03 at 4:58 오후
홍보 담당자로, 그것도 검색 SW 기업의 홍보담당자로 느끼는 바가 많은 내용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답글
2008-12-03 at 9:37 오후
세밑을 맞아 반성삼아 써본 글에 공감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답글
2008-12-04 at 9:15 오전
무심하게 넘기기 쉬운 부분을 따끔히 지적해주셨네요.^^ 저희도 많이 참고해서 자료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연말 넘어가기 전에 함 뵈야 할 텐데..^^
답글
2008-12-04 at 9:29 오전
저도 홍보하는 사람으로써 좋은 말씀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
답글
2008-12-04 at 9:50 오전
역시 기사는 헤드라인이 반… 잘 읽었습니다. 보도자료 쓸 때 웹 링크를 한 곳 한 곳 직접 확인하며 정성들였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좋은 아침을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찬
답글
2008-12-04 at 10:16 오전
DPR(Digital Press Release)…
지난번에는 도안구기자님이 기자간담회와 블로거간담회에 대해서 쓰셨는데, 어제는 이희욱기자님이 ‘보도자료2.0은 먼곳에?’ 라는 기사를 쓰셨다. 두개다 나도 비공개로 저장해놓고 쓰려고 준비중에 있는 것이었는데, 이거 머라고 해야할까? 낙종했다고 해야하나…ㅋㅋ 기자간담회와 블로거간담회의 차이는 그냥 그대로 놔둬버렸고, 이희욱기자님의 기사에 대해 트랙백을 날려본다. 이미 외국에서는 ‘소셜미디어PR’등으로 불리며 많이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긴 한데…
2008-12-04 at 10:17 오전
안녕하세요 이희욱기자님, 철산초속입니다. 역시 이희욱기자님 포스팅을 통해 많은 인사이트를 얻고 있습니다. 살포시 트랙백날리고 갑니다요~
답글
2008-12-04 at 10:39 오전
이 기자님 기사 너무 잘 읽었습니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기사입니다. 너무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보도자료를 쓰는 사람으로서… 변화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항상 제자리였던 것이 홍보하는 방식이 아니었나 자숙하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답글
2008-12-04 at 2:40 오후
헉, 이런 반응을 기대한 건 아닌데…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매일 기사를 쓰는 사람으로서 똑같이 반성하는 마음에서 뱉은 넋두리였습니다.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ㅠ.ㅜ
답글
2008-12-04 at 3:16 오후
저도 홍보담당자인데요.
이렇게 솔직하고 뭔가 딱 찝어내는 그런 기사가 가장 가슴에 크게 와닿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부탁드리겠습니다! 좋습니다!
답글
2008-12-09 at 9:27 오전
보도자료 2.0 – 소셜 미디어 뉴스 릴리즈 도입 가능성에 대해…
밝히는 글 : 하단 포스트의 주요 내용은 제가 블로터로 활동하고 있는 블로터닷넷과, 에델만디지털 팀 블로그에도 개재한 내용입니다. 소셜 미디어 뉴스 릴리즈 활동영역에 대한 논의를 확대하고자 개인 블로그에도 게재합니다.블로터닷넷 이희욱 기자님의 ‘보도자료2.0′은 먼 곳에? 라는 글을 보면서, 이제 한국에서도 ‘보도자료 2.0 – 소셜 미디어 뉴스 릴리즈(SMNR – Social Media News Release)’의 시대가 열릴지 가능성에 대해 다…
2008-12-09 at 9:31 오전
이희욱 기자님의 아젠다에 대해 제가 그동안 정리해온 내용을 포스팅했어요. 지적 자극을 더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답글
2009-01-15 at 6:56 오후
보도자료는 죽었다…
얼마 전 글로벌PR 대행사의 한 디지털PR을 책임지는 Director와의 미팅에서 그가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은 “Press Release is dying”이라는 말에 쇼크를 받은 적이 있다. 홍보를 한다는 사람들에게 보도자료(Press Release)는 우리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이자 하나의 무기와 같이 인식되어져 왔다. 그런 보도자료가 죽었다니 이게 무슨 청천 벽력과도 같은 말인가 말이다. 보도자료의 타…
2009-01-30 at 3:10 오후
social media news release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웹2.0 기반 소셜 미디어 뉴스룸을 구축하라! (새 창으로 열기)보도자료 2.0 – 소셜 미디어 뉴스 릴리즈 도입 가능성에 대해 (새 창으로 열기)위 두가지 블로그 글에서 언급 하는 social media news release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있다면 함께 의견을 나누고 싶습니다.완전한 모습이 아니고 프로토타입 정도로 생각해 주시고, (현재는 간단히 보도자료 등록하는 부분만 구현이 되어있습니다. )이메일 주소를 남겨 주시면 메일을 통해서…
2009-02-15 at 8:52 오전
소셜 미디어 뉴스 릴리즈’ 양식 기능요소…
쥬니캡님께서 일전에 ‘소셜 미디어 뉴스 릴리즈’ 양식에는 주로 포함되어야 할 기능요소에 대해서 정리하신 내용이 있습니다. 그 내용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뉴스 타이틀 (News title) -기존 보도자료와 동일하며, 공유하고자 하는 뉴스의 제목으로서 SEO를 고려하여 웹브라우저 타이틀바에도 적용을 해야 한다. * 보도자료에 요약문이나 태그를 메타데이터 안에 포함시키고, seo에 대한 부분이 smpr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