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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4.0 판올림서 빠진 ‘갤럭시S’…왜?

2011.12.21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 모바일 기기의 안드로이드4.0(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운영체제 판올림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12월20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판올림 대상 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판올림 예정인 제품은 총 6종으로 갤럭시S2와 갤럭시 노트, 갤럭시S2 LTE, 갤럭시S2 HD, 갤럭시탭 10.1과 8.9 등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 1분기, 유럽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판올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판올림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19일, ‘갤럭시 넥서스’를 통해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공개한 지 2개월여 만에 구형 제품에 대한 판올림 일정을 공개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만드는 국내외 다른 업체와 비교해 빠른 대응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 하다. 헌데,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판올림 대상 제품을 살펴보면 ‘갤럭시S’와 ‘갤럭시탭(7인치)’이 빠져 있다.

2010년 6월 출시된 갤럭시S는 삼성전자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2천만대가 넘게 팔려나갔다. 국내에서도 500만대에 육박한 판매고를 올렸다는 점을 생각하면, 삼성전자의 ‘효자폰’이라 부를 만 하다. 갤럭시S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스마트폰 열풍을 이끌어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사용자가 많은 만큼,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판올림은 필수적이다. 새 운영체제가 나오면 사용자는 제조업체가 운영체제 판올림을 진행해주길 기다린다. 그런데 왜 삼성전자는 갤럭시S를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로 판올림하지 않는 걸까.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의 하드웨어 요구 사양을 이유로 꼽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 스펙상으로는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구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라며 “갤럭시S의 메모리 사양이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운영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S와 하드웨어 사양이 같은 삼성전자의 첫 레퍼런스폰 ‘넥서스S’는 어떨까. 실제로 12월 들어 미국 통신사 T모바일을 통해 출시된 넥서스S에 공식적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판올림이 진행된 적이 있다. 국내 사용자가 T모바일의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롬을 이용해 넥서스S에 얹은 사례도 많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 ‘넥서스S’에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판올림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넥서스S에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얹은 사용자는 넥서스S의 하드웨어 사양이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구동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구글 엔지니어가 넥서스S에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적용해 구글 내부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갤럭시S와 넥서스S는 출시 기간이 다를 뿐, 하드웨어 사양은 똑같다. 1GHz 싱글코어 모바일 프로세서가 탑재됐고, 램 용량도 512MB로 같다. 갤럭시S가 하드웨어 사양 때문에 판올림할 수 없다는 삼성전자쪽 설명에 의문을 품는 이유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이용해 응용프로그램(앱)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김기완 위자드웍스 선임연구원은 “갤럭시S와 넥서스S는 하드웨어 사양이 쌍둥이처럼 똑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진저브레드보다 요구 사양이 높은 것일까. 김기완 선임연구원은 “그렇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진저브레드와 비교해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의 하드웨어 요구사양이 그리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하드웨어 사양이 상대적으로 낮은 HTC 첫 구글 레퍼런스폰 ‘넥서스원’에도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얹어 구동하는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갤럭시S를 유통한 이통사 책임론을 거론할 수 있을까. 레퍼런스폰이 아닌 이상 스마트폰 판올림 과정에서 제조업체와 통신사의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SK텔레콤 관계자 모두 “관련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의 서비스나 앱 모두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에 맞게 판올림을 진행했다”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의 서비스 지원 문제로 갤럭시S가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판올림을 진행할 수 없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또한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판올림 하는 건 제조업체가 판단할 문제”라며 “제조업체에서 하드웨어 사양 때문에 업데이트가 어렵다고 설명했다면, 실제로 그 이유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혹시 SK텔레콤 서비스를 지원하고자 갤럭시S에 얹은 스마트폰 미들웨어 스카프(SKAF)가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판올림에 걸림돌이 되는 건 아닐까.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스카프는 지금은 쓰이지 않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앱은 모두 안드로이드 네이티브 앱 형식으로 지원되고 있고, SK텔레콤이 제품에 적용한 서비스도 스카프와 관련이 적다는 설명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판올림 문제는 새 버전이 나올 때마다 불거진 문제다. 그 때마다 국내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이미 판매한 제품에 대해 사후지원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새 제품만 신경 쓰고 예전 제품엔 관심이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까닭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판올림이 제공되려면 구글과 제조업체, 이통사 등 스마트폰을 만들고 유통하는 업체 사이에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새 제품을 파는 것도 좋지만, 제품에 대한 사후관리도 중요한 문제다. 새 제품도 언젠가는 구형이 된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판올림과 관련한 잡음은 매번 구형 스마트폰 사용자를 기운 빠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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