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권리자에게 제몫을”…KT, 음악 서비스 ‘지니’ 공개

2011.12.21

“국내 음악 시장이 건전하게 성장할 여건 조성을 지니가 맡을 겁니다. 그리고 중국과 일본 쪽 7억 시장에 내년 2분기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KT가 12월21일 디지털 음악 서비스 ‘지니’(Genie)를 공개했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지니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을 무대로 서비스하겠다”라며 위와 같이 밝혔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

지니는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앱)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음악 서비스이다. 지니는 가격 결정권이 음악 권리자에게 있다는 점에서 국내 기존 음악 서비스와 구별된다. 음악 권리자는 지니에서 만큼은 음원 가격을 책정하고 음원 판매 수익의 70%를 가져갈 수 있다. KT가 글로벌 음악 서비스를 내놓으며 국내 음악 권리자의 입김을 키운 셈이다.

KT는 이용자에게 돌아갈 혜택도 고민했다. 기존 서비스는 미리듣기를 1분 남짓으로 제한했지만, 지니는 1~3회에 한해 전곡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상품 구성도 다양하다. 지니에서는 음원 외에 뮤직비디오와 K-POP 스타의 미공개 화보가 주요 콘텐츠이다. 3가지 콘텐츠는 낱개로 판매되거나 음악 권리자의 입맛에 따라 묶음 상품으로도 나올 계획이다.

지니 이용자는 KT 클라우드 서비스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도 있다. KT는 이용자가 지니에서 구매한 곡을 ‘유클라우드’로 바로 저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유클라우드는 KT가 서비스하는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로, KT 통신상품 이용자에겐 50GB씩 무료로 제공된다. 지니 이용자는 음악 파일을 살 때 유클라우드로 곧장 저장해, 유클라우드에서 PC로 내려받거나 유클라우드에서 곧바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저장했다가 지니 앱을 실행해 들을 수도 있다.

표현명 사장은 “기존 음악 시장의 수익 구조에서는 가수와 실연자 등 아티스트는 13.5%를 가져갔는데 지니에서는 음원 판매의 수익 70%가 음악 권리자에게 지급된다”라며 “이제는 콘텐츠가 플랫폼과 네트워크, 단말기를 통해 소비자에게 쉽게 다가가는 시대가 열렸다”라고 말했다.

표현명 사장의 발언은 가격 결정권을 음악 권리자에게 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온라인 음악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직접 음원을 파는 판매업체와 유통업체, 음악 저작권 관련 협회와 기획사가 수익을 나눴다. 가수와 연주자는 협회와 기획사가 배분받은 수익에서 자기 몫을 받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기획사 쪽은 상대적으로 자기 몫이 적다는 불만을 제기해 온 상황이다.

음악 권리자가 자기 음원의 가격을 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니는 기획사가 온라인 음악 시장에서 목소리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니 출시 기자간담회에 이승주 KMP홀딩스 이사, 정지수 뮤직팩토리 부사장, 강승호 유니온캔 대표, 김창환 미디어라인 대표, 신주학 스타제국 대표, 변상봉 JYP 부사장, 양민석 YG 대표, SM 김영민 대표가 참여해 지니에 힘을 실은 것도 온라인 음악 시장에 기획사의 힘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승주 KMP홀딩스 이사, 정지수 뮤직팩토리 부사장, 강승호 유니온캔 대표, 김창환 미디어라인 대표, 표현명 KT 사장, 신주학 스타제국 대표, 변상봉 JYP 부사장, 양민석 YG 대표, 김영민 SM 대표(왼쪽부터)

하지만 지니는 기대만큼 기존 음악 시장의 복잡한 수익 분배 현상을 해결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표현명 사장이 음원 판매 수익의 70%를 가져가는 음악 권리자에는 음원 유통업체인 KMP홀딩스도 포함돼 있다. KT가 기존 음원 판매업체가 가져가던 45%에서 30%로 자기 몫을 낮췄지만, 음악저작권협회와 음악실연권협회, 기획사, 유통업체는 나머지 70%에서 수익을 나눠 가져야 한다.

판매업체와 음악 권리자 사이에 유통업체가 끼어 있는 KT 올레뮤직, SK텔레콤 멜론, 네오위즈인터넷 벅스, 소리바다에서 음원이 판매되면 통상 판매업체가 45%를 가져가고 15%는 음저협과 음실협이, 기획사 쪽은 28~32%, 유통업체는 8~12% 내외를 가져가는 게 일반적이다. 가수와 연주자는 기획사와 음저협, 음실협이 가져간 음원 판매액의 43~47%에서 자기 몫을 가져갈 수 있었다.

현재 KT는 KMP홀딩스가 가져갈 몫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다. 기획사와 음악 저작권 관련 단체가 가져갈 몫이 70%에서 어느 정도가 될 지가 관건이다. 이에 따라 KT가 주장하는대로 지니가 과연 기존 음악 시장의 얽히고 설킨 수익 구조를 풀 해결사가 될 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스트리밍 월정액 상품으로 꾸려진 국내 온라인 음악 시장이 지니를 계기로 변화할 수 있는지도 두고볼 일이다.

지니가 국내 음원 수익 구조를 단순화하지 못하고 다운로드 판매 시장을 넓히지 못해도,  기획사는 지니에 지속적으로 힘을 실을 눈치이다. 세계를 무대로 한 K-POP의 음원 판매상을 지니가 자처했기 때문이다.

표현명 사장은 “애초부터 글로벌을 전제로 기획됐다”라며 “중국의 차이나모바일과 일본의 NTT도코모와 제휴해 오아시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한중일을 묶어 7억 시장 이상의 규모를 만들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KT가 이미 제휴를 맺은 각 나라 통신사와 구축한 네트워크도 활용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지니 앱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에 사전 탑재된다는 점도 세계 온라인 음악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니가 세계 시장에 나오는 시점은 내년 2분기께로 예정됐다.

지니는 KT가 서비스하는 올레마켓에서 안드로이드 앱으로 12월22일 시범서비스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후 12월 마지막 주에 안드로이드마켓에도 공개된다. 아이폰은 앱 내부 결제 시 애플이 수익의 30%를 가져가는 부분 때문에 내부에서 검토 중이라고 KT는 밝혔다.

borashow@bloter.net

인터넷, SNS, 전자책, 디지털 문화, 소셜게임, 개인용 SW를 담당합니다. e메일: borashow@bloter.net. 트위터: @borash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