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가 인터넷 사업에서 돈을 못버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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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ballmerswow세계 최고의 IT 기업, 세계에서 가장 부자 CEO를 둔 기업, 실리콘밸리의 공룡 등등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를 수식하는 단어는 많다.

전 세계 PC 운영체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거대 기업답게 막대한 수익과 뛰어난 인재,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초일류 기업 중 하나이다.

그러나 거칠 것 없어 보이는 MS도 유일하게 한 분야 – 인터넷 사업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IE 웹브라우저를 제외하면 검색이나 포털, 온라인 광고, 소셜 미디어 등 어 느것 하나 내세울 만한 사업이 없다.

2000년을 기점으로 IT 업계의 흐름이 데스크톱 소프트웨어에서 웹 서비스와 웹 애플리케이션으로 넘어가자,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분야에서만큼은 동네북 신세로 전락하고 만 것.

MS의 인터넷 사업이 부진한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이 있지만, 포츈(FORTUNE)은 지난달 25일 자 기사를 통해 MS의 오판과 사업의 방만함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MS는 90년대 부터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었다. 초창기 인터넷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오판한 탓에 웹브라우저 시장을 넷스케이프에 잠시 빼앗기긴 했지만, 98년 이후 IE 시리즈를 통해 웹브라우저 시장을 되찾았고 현재까지 전 세계 PC용 웹브라우저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문제는 IE 웹브라우저 외에 딱히 두드러진 사업 성과가 없다는 사실이다. 윈도 운영체제에 번들 되는 무료 웹브라우저만으로는 수익 사업을 펼치기 어렵다.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서 MSN과 라이브 서치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긴 하지만, 구글과 페이스북 등 웹2.0 업체들에게 밀리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검증된 확실한 수익 모델인 검색 광고 분야에서도 구글과 야후에 크게 뒤처져 있다.

인터넷에서는 MS가 아니라 구글이 1등 기업이다. 구글은 올 2분기 동안 55억 달러의 매출에 17억 달러의 순익을 올렸다. 야후와 AOL, MSN 등 다른 모든 서비스를 다 합해도 구글만큼의 규모가 되지 않는다. 실제로 구글의 검색 시장 점유율이 63%가 넘는 데 반해, MSN 서비스는 해갈 갈수록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어 올 9월 기준으로 8.5%에 머물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2009년에는 6~7%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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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발머 CEO 역시 이와 관련해 “PC와 서버, 엔터프라이즈 사업에서 탄탄한 기반과 경쟁력을 갖춘 것과 달리 인터넷 사업에서는 아직 별다른 성과가 없다. 이 분야에 더 많은 에너지를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토로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MS가 인터넷 사업 분야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검색 광고나 소셜 네트워크 등 수익성이 보이는 한 두 가지 분야에 전력을 다하지 못하고 방만한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것.

그 예로 라이브 서치의 경우 구글의 검색 광고 시장을 노리고, MSN과 핫메일은 야후! 메일과 구글 G메일과 경쟁하고 있다. 여기에 소셜 네트워크 사업 확장을 위해 페이스북에 2억 4천만 달러를 투자했고, MSNBC는 온라인 미디어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분야에서 구글과 아마존과 경쟁 구도를 이루는 등 인터넷 사업 전선이 지나치게 방만하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벤처 투자가인 잘만 울라(Salman Ullah)는 “MS의 문제는 각 분야에서 무조건 최고가 되려는 것”이라고 꼬집고 있다. 수익이 일어날 곳은 사실 온라인 광고밖에 없는데, 광고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적과 싸워야 할 전선이 넓은 탓에 공세적인 전략을 취하지 못하고, 방어에만 급급하다는 것.

물론, MS가 이대로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다.
MS는 현금 보유액만 210억 달러에 이르고, 지난 2007년에는 9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자금력과 기술력, 마케팅을 한 분야에 집중한다면 현재와는 다른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 MS가 야후 인수안을 외면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검증된 수익 모델인 ‘검색 광고’ 분야에서 당장 구글과 대등한 위치에 올라서려면 야후 인수 외에는 왕도가 없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웹과 데스크톱 소프트웨어를 결합할 수 있는 분야라면 MS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MS가 최근 윈도 애져(Windows Azure) 프로젝트를 공개하는 등 클라우드 컴퓨팅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 따른다. 데스크톱 PC 상의 소프트웨어와 사용자 경험을 웹으로 이전시키는 클라우드 컴퓨팅이야 말로 다른 어떤 기업보다 MS가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이다.

오는 2009~2010년이 MS에게 가장 중요한 해가 될 것 같다. 소프트웨어 시대를 풍미한 MS가 웹 시대에서도 그 힘과 영향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을 두고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