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비커 “SI로 체력 쌓고, SNS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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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고객사가 아니라 고객을 갑으로 모시고 싶습니다.”

잡지 앱을 서비스하는 업체로만 보였던 포비커가 최근 위치기반 사회관계망 서비스(LBSNS)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내년 3월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포비커가 모바일 솔루션 전문 SI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다 돌연 ‘나만의 서비스’를 들고 나온 까닭이 무엇일까.

포비커는 모바일 잡지 응용프로그램(앱) ‘더매거진'(iOS, 안드로이드, 삼성앱스)을 서비스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더매거진은 애플이 선정한 2011년 국내 아이패드 앱스토어 무료 부문 종합 4위에 오른 앱이다. 더매거진 외에 포비커는 전자출판과 다소 거리가 있는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 포비커는 일본 최대 쇼핑 사이트 라쿠텐의 국내 웹서비스와 모바일 앱(iOS, 안드로이드)을 독점 서비스하고 있다.

고종옥 포비커 대표

고종옥 포비커 대표는 2007년 KTF에서 나와 포비커를 창업해 모바일 솔루션 전문 회사로 키웠다. 고종옥 대표는 ‘미래의 커뮤니케이션 툴을 창조하는 기업’이라는 기치를 들고 포비커를 통해 모바일로 소통하는 미래를 그리겠다고 나왔다. 포비커라는 이름도 새로운 의사소통을 하는 사람 ‘Four Dimension Communication(4차원 의사소통)’+‘-er’에서 따왔다. 본래 ‘포디커’로 시작하려 했으나 발음 문제로 포비커로 바꿨다.

더매거진과 라쿠텐을 비롯해 포비커가 2007년 설립 이후 내놓은 프로젝트와 서비스를 보면 연결고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분야가 다양하다. 연결고리는 ‘모바일’ 뿐이다. 2009년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고 포비커는 신한은행, 기업은행, 피자헛, 한국신용평가정보, 일본 쇼핑몰 라쿠텐 모바일 앱 개발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맡았다. 이 외에 기업 포트폴리오에 기재하지 않은 외주 프로젝트도 상당하다. 모바일 앱을 개발을 대행하며 포비커가 손댄 기술은 RFID, 위치정보, 증강현실 엔진, 소프트웨어 프록시, 전자출판, 전자상거래, 클라우드, SNS 등 다양하다.

포비커는 금융, 유통, 정부, 클라우드, SNS 분야를 가리지 않고 개발을 맡은 덕에 다양한 기술 노하우를 쌓았지만, 달리 보면 주력 서비스가 부족해 보인다.

“그간 용역 과제를 수행하며 기회를 살폈습니다. 이제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서비스에 집중하는 게 내년 과제입니다. 시장을 예측하려고 노력하지만, 예측 능력을 떠나서 시장 분위기에 맞춰 가야 하는 부분이 많다보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저변을 넓혔습니다. 시장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것이지요.”

고종옥 대표는 지금의 모바일 시대가 2007년에 오리라고 예상했다. KTF를 다니다 모바일 서비스를 꾸리겠다고 포비커를 창업한 것도 스마트폰 시장이 곧 오리라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7년 12월에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했지요. 그런데 2009년 말이 돼서야 나왔습니다. 그 기간을 보내며 회사에서 커피가 떨어졌는데 사지 못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결국 갑을병정에서 병, 정으로 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한 계단씩 올라왔지요. 이렇게 거둔 매출을 바탕으로 자체 서비스에 투자했습니다.”

고종옥 대표의 예상과 달리 아이폰은 2009년 말에야 나왔고, 스마트폰 보급은 올해 들어서야 급속도로 퍼졌다. 창업 3년이 되어서야 포비커의 이름을 단 더매거진과 라쿠텐을 내놨다. SI를 통해 기술을 연마했다고 하지만, 포비커가 내놓은 더매거진과 라쿠텐 서비스는 서로 동떨어진 듯하다. 출판과 상거래를 벤처회사 한 곳에서 동시에 서비스하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고종옥 대표는 구글 카탈로그와 같은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두 서비스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라쿠텐을 서비스하면 일본에서 가장 큰 쇼핑몰을 한국에 출시해 우리나라에서 모바일 커머스가 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연락을 취하고 6개월만에 계약이 성사됐는데, 저희는 유통 수수료 대신 마케팅 수수료를 수익으로 받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개발대행, 구매대행, 결제대행까지 저희가 맡으며 결제수단을 모바일에서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고종옥 대표는 라쿠텐에서 쌓은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바탕으로 더매거진을 구글 카탈로그와 같은 서비스로 발전시키려고 했다. 결국 전자상거래가 디지털 매거진에서 만날 것이라는 게 고종옥 대표의 생각이었다.

구글 카탈로그는 구글이 출시한 잡지 서비스이다. 가령 ‘행복한 가득한 집’이라는 잡지에서 화보의 배경이 되는 집안의 커텐, 찬장, 테이블, 의자, 모델이 입은 옷, 귀걸이, 가방 등의 상품 정보를 보여주고 오프라인 상점이나 온라인 쇼핑몰과 연동되는 서비스를 말한다. 전자출판과 전자상거래, 온라인 결제, 위치정보가 결합한 형태이다. 여기에서 유용한 정보는 이용자가 SNS로 공유하는 기능이 덧붙을 수 있다.

이 시장을 만들기 위해 아이패드가 국내에 판매되기 1주일 전 잡지 3권을 얹어 아이패드 앱을 출시했다. 난관은 아이패드 보급율이 기대보다 낮은 데서 발생했다. 고종옥 대표는 “올해 아이패드가 200만대 팔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 35~40만대 팔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라며 “구글 카탈로그와 같은 서비스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시장을 분석했다. “우리가 생각한 대로 시장이 움직이지 않으면 시장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는 게 맞습니다.”

더매거진을 진화시키기 위해 숨을 가다듬으며 포비커는 위치기반 SNS를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는 외부 용역이 아니라 자사의 서비스에 주력하겠다는 이야기다. 모바일 매거진에서 연결될 전자상거래와 커뮤니케이션의 밑그림을 차차 그려나가겠다는 심산이다. 포비커는 한때 매출의 80%까지 차지하는 SI 비중을 2012년에는 최소한으로 줄일 계획이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욕구는 1천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손 안의 컴퓨터가 있는 시대입니다. 모바일에서 이용자의 현재 위치만큼 가치 있는 정보가 있을까요. 이 위치정보를 바탕으로 재미있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주목받은 포스퀘어 이용자가 1천만밖에 안 되니 이 시장에 기회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