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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3’ 아이템 현금 거래는 불법인가

2011.12.27

국내외 많은 게이머가 출시날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디아블로3’의 국내 출시가 사실상 미뤄졌다. 게임물등급위원회(게임위)는 지난 12월16일, 블리자드코리아에 ‘디아블로3’에 대한 추가 자료를 요청하며 심의를 미뤘다. ‘디아블로3’ 심의는 해를 넘길 전망이다.

게임위에서 ‘디아블로3’에 추가로 자료를 요청한 부분은 게임 안에 마련된 현금경매장 시스템과 관련돼 있다. ‘디아블로3’에는 두 가지 경매장 시스템이 도입됐는데, 그 중 현금경매장 시스템은 게임 안에서 획득한 아이템을 ‘배틀코인(가칭)’이라는 게임머니로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게임위가 문제로 지적한 부분은 이 중에서도 배틀코인을 다시 현금으로 바꾸는 기능이다. 기능은 구현돼 있지만, 실제 결제 시스템이 아직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임위 판단에 따라 블리자드코리아는 지난 12월22일, 게임위에 수정된 자료를 제출했다. 블리자드코리아는 문제가 된 현금경매장 시스템 중 베틀코인을 다시 현금으로 바꾸는 기능을 뺀 버전이 심의에 올랐다.

블리자드코리아 관계자는 “화폐경매장 시스템 중에서 배틀코인을 현금화하는 부분은 제3의 결제 서비스 업체와 협력해야 하는 부분인데, 아직 국내에선 사업자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뺀 버전을 게임위에 제출했다”라고 설명했다.

배틀코인 시스템은 제3자 결제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게이머가 신용카드나 모바일 결제 등 서비스를 이용해 배틀코인을 충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온라인 결제서비스 업체 ‘페이팔’이 배틀코인 결제를 맡았다.

만약 현재 심의 중인 버전이 게임위 심의를 통과하게 되면, 배틀코인을 현금으로 바꾸는 환전 기능을 뺀 나머지 부분 즉, 배틀코인으로 아이템을 구입하거나 골드경매장에서 아이템을 사고파는 기능은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디아블로3’에 대한 심의가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국내 정식으로 출시 날짜가 언제가 될 수 있을지 등 자세한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다.

‘디아블로3’에는 두 가지 경매장 시스템이 있다. 골드경매장과 화폐경매장이다. 골드경매장은 게임 속에서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임무를 수행해 벌어들인 ‘골드’를 이용해 게임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는 경매장이다. 화폐경매장은 게임 안에서 벌어들인 골드가 아니라 배틀코인을 이용하는 경매장이다. 배틀코인은 신용카드나 모바일 결제 등 실제 게임머니 충전 서비스를 이용해 구입할 수 있는 게 차이점이다.

화폐경매장에서는 게임 속에서 획득한 아이템을 배틀코인을 이용해 구입할 수도 있고, 아이템을 팔아 배틀코인을 벌어들일 수도 있다. 현재 게임위에서 심의를 받고 있는 ‘디아블로3’는 이 중에서 배틀코인을 다시 현금으로 바꾸는 기능이 제거된 버전이다.

게이머는 경매장을 이용해 아이템을 거래할 때 어떤 경매장에서 거래할지 경정해야 한다. 한 번 경매장이 결정된 아이템은 다른 경매장으로 옮길 수 없다. 게임 속에서 얻은 골드로 화폐경매장에 등록된 아이템을 구입할 수 없다는 뜻이다. 아이템을 다른 경매장으로 옮기는 것도 불가능하다. 두 경매장은 독립된 상점으로 기능하게 된다.

블리자드코리아가 베틀코인을 현금으로 바꾸는 환전 기능을 뺀 버전을 심의에 올렸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도 환전 기능이 제대로 지원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환전 기능까지 포함한 화폐경매장 시스템이 국내에서 온전히 구현될 수 있을까.

국내 게임법은 ‘디아블로3’ 경매장 시스템에 대해 확실한 잣대를 대기는 어렵다.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바꾸는 기능이 들어간 게임이 출시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법은 게임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의 콘텐츠를 현금으로 거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베팅이나 배상 등 사행성 문제가 없는 사례에 한해 불법이 아니라고 판결한 법원 판례도 있다.

블리자드코리아도 경매장 시스템에 대한 법률검토 결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블리자드코리아 관계자는 “게임 속이 아닌 외부 사이트 등에서 아이템이 거래되고 있고, ‘디아블로3’는 이 같은 시스템을 게임 속으로 집어넣은 것뿐”이라며 “디아블로3의 아이템은 우연적인 요소나 베팅 등 사행성 요소와 관계가 없다는 점에서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법적인 근거가 있는지 없는지 문제와는 별개로, 현재 게임위에 심사를 받고 있는 ‘디아블로3’는 환전 기능이 빠진 버전이다. 만약 현재 버전이 심의를 통과하면, 배틀코인을 현금으로 바꿀 수 없는 ‘디아블로3’가 국내 정식 출시될 전망이다. 출시 이후 환전기능이 추가될 가능성은 없을까. 게임위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종배 게임물등급위원회 정책지원부 실무관은 “이 같은 현금거래 시스템이 게임 속으로 들어온 경우는 처음”이라며 “국내에서 서비스될 수 있을지 정확하게 답변하기는 어렵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종배 실무관은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다”라고 덧붙였다. 국내 게임법이 아이템 현금 거래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리자드코리아 관계자도 “현재 심의를 받고 있는 버전이 출시될 가능성이 큰 것 같다”라며 환전 기능이 없는 ‘디아블로3’ 출시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환전 기능은 해외에서는 기본적으로 지원되는 기능이며, 블리자드코리아는 다른 지역과 동일한 콘텐츠로 국내에 서비스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국내에도 환전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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