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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2011] 올 한 해 울고 웃은 IT 기기들

2011.12.27

2011년이 나흘밖에 안 남았습니다. 크리스마스도 지났고 이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가 자연스럽습니다.

블로터닷넷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런데 지난 12월23일부터 진행된 ‘2011년 블로터닷넷 스마트폰 어워드‘ 독자투표에는 참여하셨나요? 2011년 한 해를 보내는 이때, 블로터닷넷이 2011년을 달군 스마트폰 투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시상식은 진행하는데 기타 IT 기기를 빼놓을 순 없겠죠.

‘2011 블로터닷넷 IT 어워드’는 2011년을 달군 IT 제품을 뽑는 시상식입니다. ‘대상’과 ‘최우수상’처럼 IT 제품 전체를 대상으로 등수를 매긴 상은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분야도 다양하고, 제품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IT 제품 대상은 독자 여러분 마음속에 남겨두세요.

그 대신 ‘뒷북상’이나 ‘발전상’ 등 나름의 기준에 따라 제품을 뽑았습니다. 2011년 출시된 제품 중 어떤 제품이 어떤 상을 받았을까요. ‘2011 블로터닷넷 IT 어워드’ 출발합니다.

■ 신인상 : 리트로 ‘라이트필드 카메라’

신인상은 올해 출시된 제품 중 독특한 기술과 기능 혁신으로 주목을 받은 제품을 뽑았습니다. 이 같은 심사 기준을 잣대로 2011년 한 해를 훑어보니, 유독 빛나는 제품이 눈에 띕니다. 바로 실리콘밸리 카메라 벤처업체 리트로에서 출시한 ‘라이트필드 카메라’가 주인공입니다.

라이트필드 카메라는 사진을 찍은 후 초점을 다시 맞출 수 있는 카메라입니다. 촬상소자를 이용해 빛의 밝기와 색상을 기록하는 기존 디지털 카메라 메커니즘을 완전히 재해석했기에 가능한 기술입니다. 라이트필드 카메라는 피사체의 색상과 밝기뿐만 아니라 빛이 들어오는 방향이나 거리 정보인 벡터정보까지 기록하는 카메라입니다.

라이트필드 카메라는 지난 10월부터 미국에서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을 찍은 이후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니, 이제 렌즈의 조리개와 초점링은 필요없게 되는 걸까요. 하지만 사진찍는 행위 자체가 소위 ‘감성’과 관계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라이트필드 카메라의 라이트필드 기술이 카메라 부분 전반에 보급될 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 발전상 :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2.0’

발전상은 이미 이전 버전 제품이 출시된 사례가 있는 후속제품 중 뛰어난 발전을 이룬 제품을 선정했습니다. 발전상 부문에는 ‘아이패드2’ 등 많은 제품이 후보로 거론됐지만, 아무래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서피스2.0’을 따라잡기란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만큼 이전 버전 제품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도 발전상 선정 이유 중 하나입니다.

MS 서피스2.0은 모니터와 본체 일체형인 테이블 PC입니다. 모니터 전체가 50개의 멀티터치를 지원하는 터치형 제품으로, 여러 사용자가 밥상에 앉은 것처럼 빙 둘러앉아 이용할 수 있는 PC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지난 11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서피스2.0은 ‘서피스1.0’과 비교해 얼마나 많은 발전을 이뤘을까요.

서피스2.0에서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 적외선을 이용해 사물을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서피스2.0 화면 위에 프린터 기능을 지원하도록 설정된 주사위를 올려두면, 바로 사진을 인쇄할 수 있습니다. 적외선 사물인식 기능을 응용하면 서피스2.0에서 볼 수 있는 적외선 전자책도 만들 수 있습니다. 서피스1.0과 비교해 예약판매 상황도 순항 중이라고 하니 서피스2.0이 진짜 N스크린 시대를 열어줄 지 기대됩니다.

■ 독점상 : 2세대 인텔코어 샌디브릿지 i5 2500

독점상이라고 해서 나쁜 의미로 쓴 건 아닙니다. 독점상은 제품의 인기가 하늘을 찔러 2011년 한 해 동안 견줄만한 경쟁 제품이 없었던 주인공을 위해 마련했습니다. 2011년 독점상은 인텔의 2세대 인텔코어 샌디브릿지 형제들입니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가 제공한 자료를 보면 2011년 1분기 출시된 샌디브릿지 형제들이 얼마나 많은 인기를 얻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2011년 12월 첫쨋주 기준으로 국내 PC용 프로세서 시장에서 인텔의 점유율은 80.43%를 기록했습니다. 11월 중에는 82%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인텔의 점유율을 뒷받침한 제품이 바로 샌디브릿지 형제들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고급형 제품 ‘i5-2500’이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i5-2500은 전체 PC용 프로세서 중 31.3%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11월 중반에는 40%를 넘는 위엄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i5-2500은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성능으로 인기를 끌어 국내 PC용 프로세서 시장을 독점한 제품입니다.

■ 틈새상 : 소니 ‘DEV-5’

소니의 디지털 쌍안경 ‘DEV-5’가 처음 출시됐던 날 블로터닷넷 기사 첫 문장은 ‘세상에는 이런 제품도 있다’였습니다. 쌍안경은 쌍안경인데, 1080p 풀HD 동영상을 녹화할 수 있는 쌍안경입니다. 제품 카테고리를 쌍안경으로 해야할 지 캠코더로 해야 할 지조차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소니가 지난 10월 출시한 DEV-5는 캠코더를 자주 이용하는 일반 사용자나 탐험가, 스포츠 마니아 등에게 매력적인 제품이라는 게 소니쪽 설명입니다. 최대 20배까지 고배율 줌을 지원하며 2개의 CCD를 탑재해 스테레오 3D까지 지원합니다. 소니쪽 예상과 달리 ‘특별한’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사용자도 있는 듯합니다. 그 사용자가 누구일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일본에서 꽤나 잘 팔리고 있다고 전해들었습니다.

■ 뒷북상 : 울트라북 전제품

뒷북상은 이미 시장에 출시된 뚜렷한 경쟁 제품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뒤늦게 출시된 제품을 위해 마련했습니다. 출시 전에 기대를 한껏 모으는 등 이슈를 낳았지만 정작 출시된 이후 차가운 반응을 받은 제품도 포함했습니다. 2011년에는 어떤 제품이 변죽만 울렸을까요. 이 두 가지 조건에 딱 들어맞는 제품이 있습니다. 단체수상이라는 점에서 KBS 연예대상 대상을 받은 ‘1박2일’ 팀과 비슷하네요.

뒷북상 수상자는 새 노트북 플랫폼 ‘울트라북’ 시리즈입니다. 무게는 1.5kg 미만, 두께는 18mm 이하. 한마디로 가볍고 성능 ‘빵빵’한 제품인데 왜 뒷북상을 탔을까요. 이미 애플 ‘맥북에어’가 초슬림 노트북 시장에서 4세대 제품을 출시했기 때문입니다.

울트라북은 1천달러 미만의 싼 가격에 출시하겠다던 인텔의 주장과 달리, 비싼 제품은 260만원을 호가하기도 했습니다. 노트북을 사기 위해 260만원을 쓸 준비가 돼 있다면 울트라북 카테고리가 아니어도 성능 좋고, 가볍고, 얇은 노트북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울트라북의 가격이 더 싸게 출시됐다면 맥북에어와 경쟁할 필요가 없었을 겁니다. 그러면 뒷북상을 수상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2011년 출시된 제품 중 여러모로 아쉬운 제품임은 틀림없네요.

■ 베스트드레서 : 애플 ‘맥북에어’

세상엔 70억명의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눈은 140억개군요. 보는 눈이 다른 만큼 디자인은 분명 호불호가 갈리는 영역입니다. 하지만 블로터닷넷은 2011년 출시된 IT 제품 중 가장 멋진 디자인을 선보인 제품에 애플의 ‘맥북에어’를 꼽았습니다.

애플의 유니바디 디자인은 정평이 나 있습니다. 몸체 전체를 통으로 깎아 만든 디자인이죠. 이 덕분에 제품의 이음새를 최소화하면서도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2011년 출시된 맥북에어는 2세대 인텔코어 샌디브릿지를 탑재해 성능을 끌어올렸죠. 아침에 충전하면 하루 종일 쓸 수 있도록 배터리 성능도 장점입니다.

고사양 컴퓨터가 필요한 그래픽 작업이나 3D 게임이 하고 싶은 사용자가 아니라면, 맥북에어는 가볍고 얇으면서도 균형 잡힌 성능을 제공하는 노트북입니다.

■ 워스트드레서 : 마이크로소프트 ‘터치마우스’

베스트드레서가 있다면 워스트드레서도 있겠죠. TV를 통해 방영되는 연말 시상식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도대체 저 연예인 코디가 누굴까’ 하는 궁금증이 드는 의상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블로터닷넷도 이 제품의 디자이너가 정말 궁금합니다. 블로터닷넷이 선정한 워스트드레서는 MS가 올해 출시한 ‘터치마우스’에 돌아갔습니다.

컴퓨터 주변기기는 특히 디자인이 강조됩니다. 꿔다 놓은 보릿자루마냥 책상 한켠을 치지할 수는 없으니까요. 마우스라면 어떨까요. 마우스는 예뻐 보이기 위한 디자인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람의 손에 꼭 맞는 편안한 디자인이 필수적입니다. MS 터치마우스를 보세요. 물론 의견이 갈릴 수 있겠지만, 마치 벌레처럼 생긴 디자인이 눈에 띕니다. 블로터닷넷 이지영 기자는 바퀴벌레를 닮았다는 혹평까지 했습니다. 색상이 검은색이 아니었다면 바퀴벌레를 닮았다는 징그러운 말은 듣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문제는 또 있습니다. 사람의 손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디자인이 문제입니다. 잡았을 때 손안에 꼭 맞는 느낌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래 사용하다 보면 마우스를 쥔 손이 저릿할 정도로 불편합니다.

여담이지만, 이토록 불편한 디자인의 제품인데도 블로터닷넷 오원석 기자는 4년 동안 애지중지 아껴 쓰던 마우스를 버리고 MS 터치마우스로 바꿨습니다. 윈도우 비스타와 윈도우7의 에어로 UI와 찰떡궁합인 터치 기능 때문입니다. 디자인을 손본 후속 제품이 출시될 때까지만 불편함을 참아볼 예정입니다.

■ 케멜레온상 : 에니모드 ‘갤럭시탭10.1 스마트케이스’

베스트드레서와 워스트드레서에 이어 카멜레온상을 준비했습니다. 카멜레온상은 올해 출시된 IT 제품 중 가장 디자인을 잘 따라한 제품을 뽑았습니다. 이 부문에선 독일에서 판매금지 처분을 받은 삼성전자 ‘갤럭시탭10.1’ 등이 후보로 거론됐으나, 이 제품을 따라갈 카멜레온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주인공은 애니모드에서 지난 7월 출시한 ‘갤럭시탭10.1 스마트케이스’입니다.

갤럭시탭10.1 스마트케이스가 디자인을 모방한 제품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입니다. 애플에서 ‘아이패드2’와 함께 소개한 ‘스마트커버’ 디자인 그대로입니다. 3번 접어 세우거나 눕혀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은 물론, 파스텔톤 색상까지 닮았습니다. 갤럭시탭10.1 스마트케이스를 만든 애니모드는 애플 스마트커버가 부러웠나봅니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공식 액세서리로 인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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