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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2012] MS 마지막 키노트 “대화하고 연결하자”

2012.01.10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국제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2’가 마지막 무대다. CES 행사가 열리는 1월은 MS의 새로운 제품과 전략을 소개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떠나는 이를 위한 배려였을까. CES 쪽은 MS에 가장 큰 키노트 행사장을 마련했다. CES 2012 참가자도 떠나는 MS를 마지막으로 보기 위해 5천석 규모의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호텔 컨퍼런스룸을 가득 채웠다. 스티브 발머 MS CEO의 마지막 키노트 주제는 윈도우8과 모바일, 그리고 키넥트였다.

스티브 발머 MS CEO(오른쪽)

기술에 앞서 사람을 생각하는 ‘윈도우8’

“윈도우폰은 많은 앱과 많은 아이콘을 자랑하는 것보다 사람과 연결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스티브 발머 CEO는 윈도우폰7 모바일 운영체제와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윈도우8에 대한 MS의 철학을 얘기하는 것으로 키노트 서문을 열었다. 기계와 기계를 엮는 기술이 아닌, 사람과 사람의 연결을 중심에 둔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스티브 발머 CEO의 이 같은 주장은 윈도우폰7과 윈도우8의 대표적인 특징인 ‘메트로UI’를 통해 잘 드러난다.

메트로UI는 모바일 기기나 PC 화면에 가장 먼저 사람 얼굴을 보여준다. 연락처 응용프로그램(앱)의 사각형 타일이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앱은 사용자와 관련 있는 사람을 보여준다. 앱을 아이콘으로 표시하는 다른 운영체제와 차별화된 점이다.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윈도우폰7과 윈도우8 운영체제의 ‘피플 허브’ 기능도 사람과 연결을 돕는다. 윈도우폰7 운영체제가 탑재된 스마트폰으로 친구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중이었다면, 문자메시지 내역은 다른 앱에도 연동된다.

예를 들어 문자메시지를 보내다가 같은 친구에게 페이스북 메신저로 말을 걸면, 이전까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역 다음에 페이스북 메시지가 나타나는 식이다. 이 같은 기능은 음성메시지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피플 허브 기능은 전화나 문자메시지뿐 아니라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는 물론, 연락처 등과도 연동된다. 연락처에서 친구를 선택하면, 그 친구와 주고받은 메시지나 통화, SNS 기록을 모두 한꺼번에 볼 수 있다.

현재 MS는 윈도우7 운영체제를 얹은 새 스마트폰을 준비 중이다. 스티브 발머 CEO는 이날 키노트에서 삼성전자와 노키아, HTC 등 파트너 업체가 만든 다양한 윈도우폰7 스마트폰을 살짝 공개하기도 했다.

MS는 4세대 이동통신규격 LTE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공개된 윈도우폰7 스마트폰 중 노키아 ‘루미아 900’과 HTC ‘타이탄2’는 LTE 스마트폰이다. 특히 HTC 타이탄2는 4.7인치 화면에 1600만화소 카메라를 탑재한 하이엔드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스티브 발머 CEO는 “올해 북미에서 노키아의 ‘루미아 710’과 ‘루미아 800’ 차례로 출시할 예정”라며 “최초 윈도우폰7.5(망고) 스마트폰 노키아 800은 앞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점령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TV 프로그램과 ‘대화’하는 ‘키넥트’

MS의 윈도우폰 전략도 중요하지만, 이날 키노트에서 MS는 재미있는 키넥트 전략을 소개했다. 동작인식 컨트롤러 키넥트를 게임이나 X박스360 앱이 아닌 TV 프로그램에서 이용하는 방법이 눈길을 끌었다.

사용자가 키넥트 앞에서 서서 동작을 취하면, 사용자의 동작이 TV 프로그램에 반영된다. 예를 들어 공을 던지면 TV 프로그램 속에 있는 주인공이 공을 받는 식이다. MS는 이를 ‘인터렉티브 키넥트’라고 소개했다. 물론 모든 TV 프로그램에 이 같은 키넥트 동작인식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MS와 TV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업체가 협력을 통해 TV 프로그램에 키넥트 동작인식을 반영해야 한다.

키넥트의 동작인식 조작 기능을 TV 프로그램 속으로 가져갔다는 점은 TV를 이용하는 또 다른 방식을 만들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키넥트가 스마트TV 셋톱박스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평범한 TV 프로그램을 MS 키넥트를 이용하면 교육이나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TV 프로그램 제작 분야에 MS가 영향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X박스360에서 키넥트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게임 개발업체와 MS가 협력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TV 프로그램 제작 업체도 MS와 협력해 앞으로 키넥트를 이용할 수 있는 TV 프로그램을 얼마든지 제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MS는 키넥트 플랫폼 하나로 게임, 영화를 넘어 드라마와 TV 오락 프로그램까지 서비스 제공 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된다.

키넥트의 음성인식 기능도 TV를 이용하는 방법을 혁신한다. X박스 360과 키넥트, MS의 검색엔진 ‘빙’을 이용해 음성으로 콘텐츠를 검색하는 것부터 즐기는 과정까지, MS는 TV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안을 제시했다.

MS는 이날 키노트에서 키넥트와 TV를 연동하는 일부 기능만 공개했지만, MS의 이 같은 키넥트 전략은 앞으로 스마트TV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MS가 갖고 있는 X박스360 플랫폼과 X박스360이 이미 윈도우 라이브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만나면 현재 많은 제조업체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 스마트TV 플랫폼 전략과 비슷한 모양새를 보이기 때문이다.

MS의 키넥트라는 미래지향적인 인터페이스도 이 같은 전략을 도와주는 장비다. 이번 CES 2012에서 스마트TV업계가 화두로 던진 키워드가 음성인식과 편리한 조작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MS의 키넥트가 얼마나 큰 장점을 갖는지 알 수 있다.

“연신 최고 혁신을 주장했지만, 힘이 많이 빠진 모양새다.”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CEO의 마지막 CES 2012 기조연설이 끝난 후 한 청중이 보인 반응이다. “새 제품과 전략을 발표하는 데 1월은 적절하지 않다”라는 MS의 주장은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 아니었을까. MS는 이날 키노트를 끝으로 CES에서 퇴장했다.

스티브 발머 CES 마지막 키노트 현장, 키노트 시작 직전에는 5천석 규모 회견장이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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