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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본 CES…”국내 전시회랑 비슷해요”
by 도안구 | 2012. 01. 13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하는 정보통신 관련 행사랑 별 차이가 없었던데요. 규모가 더 커졌고, 사람들이 더 많다는 정도였죠. 새로운 것들이 많은 것 같지도 않았고요.”

엄청난 기대감을 가지고 물었던 내 기대감을 세 젊은 청년들은 여지없이 박살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아!’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20대 초반 학생들은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전세계 시장에서 ‘잘 나가는’ 걸 보고 자란 세대다. 최첨단 전시회도 손쉽게 일상에서 경험을 했던 세대이기도 하다. 20여년의 세대 차이는 그렇게 넓고 깊어 보였다. 주눅들지 않고 기죽지 않는 세대. 출발부터 다른 세대의 등장을 새삼 느꼈다.

이 말의 주인공들은 전세계 소비자가전쇼 2012(CES 2012)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스거에 참여한 송민정 (숭실대학교 정보통신전자공학과 4학년), 신재명(한국외국어 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 4학년), 박지호(카이스트 전산학과 3학년) 학생들이다(왼쪽부터).

이 학생들은 지식경제부에서 마련한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프로그램에 선발됐다. 총 25명이 이번 행사에 참석했고 그들 중 이 3명의 학생들과 만나 느낌을 들었다. 그들은 행사장 곳곳을 누볐고, 자신들이 관심을 가진 세션에도 참가했다. 이들은 샌프란시스코 팔로알토로 떠나기 전날 6시부터 8시까지 이번 행사와 관련해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었다.

인터뷰 중 송민정 학생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짧게 인터뷰를 마치고 급히 자리를 떴다.

분임 토론 결과를 듣다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외형적인 규모에 전혀 주눅들지 않는 신세대 젊은 개발자들의 시각도 시각이었지만 내가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것들을 읽어내고 있는 그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두 조로 나눠 이뤄진 분임토론의 결과는 어땠을까. “최근 나오고 있는 대부분의 기술들이 모두 나온 것 같습니다. 플랫폼, 빅데이터, 감성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 소셜네트워크 등등이 그랬던 것 같고 사업적으로는 생체인식이나 동작 인식 기능이 적용된 사례들, 일본 재난과 관련이 있는 듯한 관련 사업 모델들도 눈길을 끌었어요.”

휘황찬란한 빛에 현혹됐던 내가 못 본 것들을 이들은 제대로 읽어내고 있는 것 아닌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국내 많은 전문가들이 옆에서 조언을 하고 있기 때문인 듯 싶다.

급히 자리를 떠나야 하는 송민정 학생에게 소감을 물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부스가 다른 기업에 비해 굉장히 크더라고요. 자부심이 들었어요. 해외 기업들이 국내 기업들을 주목한다는 점에서 그랬죠. 공부하는 학생으로 많은 자극이 됐습니다. 저도 그렇게 성장하고 싶어요.”

25명의 학생들은 단순히 전시관만 둘러본 것이 아니었다. 유료 혹은 무료 세션에 직접 참가했다. 이틀동안 박람회 보고 각 세션도 들어갔다. 신재명 학생은 모바일 페이먼트 세션에, 박지호 학생은 디지털헬스 세션에 참가했다.

신재명 학생에게 이유를 물었다. “제가 프로젝트로 근거리무선통신(NFC) 분야를 하고 있어서요. 관심이 많았어요. 놀이공원용 NFC 앱을 만들어서 모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보려고 해요. 관련 시장 전망들에 대해서 들었고, 다양한 업체들의 소개도 있었어요.”

박지호 학생도 의견을 덧붙였다. “제가 원래 디지털헬스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센서들이 많이 나와서 앞으로 활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전자 시퀀스 분석도 10년이나 걸리던 것들이 최근엔 두 시간 정도면 되고 비용도 1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어요. 디지털헬스 분야는 빅데이터가 바로 적용될 분야이기도 하구요. 디지털헬스 분야는 IT를 알면서 의학도 아는 사람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 말을 들으니 얼마나 많은 참가자들이 디지털헬스를 보고 ‘빅데이터’를 떠올렸을 지 궁금하다.

이들은 초기에 밝힌대로 생각보다 기대를 많이 하고 왔는데 그렇게 큰 충격 혹은 감흥은 없었다고 밝혔다. LG전자와 삼성전자 부스에 대한 느낌들도 남달랐다.

“중심부에 거대한 부스를 차린 국내 기업을 보니 뿌듯했어요. 하지만 삼성전자는 뭔가 콘텐츠를 심은 것 같기는 한데 워낙 하드웨어가 뛰어나서 그런 것들이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하고 묻힌 것 같습니다. LG전자는 120개의 모니터를 설치하고 3D를 강조하긴 했는데 너무 3D만 강조한 것 같아요.” 연일 지면을 통해 두 회사 소식전하기에 바쁜 내게는 뼈아픈 스트레이트 한 방이었다.

물론 이들이 본 일산 킨텍스의 IT전시와 CES 2012의 전시는 외형적으로 엇비슷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이들이 지적한 대로 규모가 컸고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두 전시회의 성격은 정말 판이하게 다르다.

퀄컴코리아 관계자는 전시 공간 그 뒤에서 벌어지는 일을 좀 더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CES 2012의 주된 목표는 수많은 사업 미팅에 있습니다. 퀄컴만 하더라도 이 행사 두달 전에 전세계 수많은 고객들과 만남 일정이 정해집니다. 퀄컴 내부에서도 만남의 장소를 잡기 위해 보이지 않은 경쟁이 치열합니다. 전시부스 그 뒷공간에 마련된 수많은 미팅 공간에서 온갖 사업 제휴와 협력이 이뤄집니다.”

사실 최대 전시 면적을 차지했던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그에 버금가는 별도 미팅룸을 마련해 전세계 고객들과 미팅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는 LG전자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이 사업 현장에 뛰어들면 아마도 자연스럽게 그런 이면을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마지막으로 행사에 대한 개선점 같은 것을 묻자 신재명 학생이 재미난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올해 행사에 참여한 수많은 업체들의 기술들과 제품들을 모두 결합한 실제 체험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스마트홈도 그렇고 스마트카 같은 것들도 그렇죠. 서로 떨어져서 각자 자사 제품들과 기술, 서비스를 소개하다보니 전체적인 콘셉트를 잡기가 쉽지 않았어요. 한 번 체험을 하게 한 후 각 부스를 찾아간다면 관람객들이 더 쉽게 기술들과 서비스를 이해할 수 있었을 것 같았거든요.”

CES쪽에서 한 번 유심히 검토해 볼 지적이다.

어쩌면 머잖은 미래에 이번 행사에 참석했던 학생들이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할 신선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들고 이 곳을 찾을 지 모를 일이다. 그날이 머지 않았기를 빌고 유쾌한 인터뷰를 마쳤다. 귀국 후 홍대 앞 선술집에서 그들과의 재회를 약속하고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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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터닷넷 미디어랩장. 블로터TV와 소셜 분석, 전자책 등 새로운 콘텐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원피스'의 해적들처럼 새로운 모험을 향해 출항했다. [트위터] @eyeball, [이메일] : eyeball@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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