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왕국 코닥, 파산…특허로 생존 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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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필름은 사라지는 것일까. 132년 전통을 자랑하며 세계적인 필름 생산업체로 유명한 이스트먼 코닥이 무너졌다.

1월19일(현지기준) 코닥은 미국 뉴욕 남부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이날 안토니오 페레스 코닥 최고경영자(사진)는 “연방 파산법 ‘챕터 11’의 관련조항을 검토한 결과 코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파산보호 신청이 불가피했다”라며 “자산 매각을 통해 코닥을 2013년까지 정상화 시키겠다”라고 성명을 냈다.

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은 기업의 채무이행을 중지하고, 자산 매각을 통해 기업을 회생시키는 절차다. 현재 코닥의 부채는 약 68억 달러에 달한다. 이번 파산보호 조치는 미국 내 자회사들에만 영향을 끼치며, 코닥은 시티그룹으로부터 회생을 위한 9억5천만달러에 달하는 운영자금을 융자받았다.

이제 코닥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자사가 가진 특허들을 무기로 내세웠다.

현재 코닥은 약 1100여개에 달하는 디지털 이미징 기술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아스테크니카는 “이 특허들이 약 30억 달러에 달하는 가치를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전했다.

거의 모든 스마트폰에 사진 기능이 탑재된다는 점에서 제조업체들이 디지털 이미징 기술을 피해 제품을 개발하기는 쉽지 않다. 코닥은 이 점을 노렸다.

파산보호 신청 전날인 18일, 코닥은 뉴욕 로체스터 연방법원에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이 자사 디지털 이미징 관련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고 제소했다. 코닥은 갤럭시탭이 디지털 이미지 저정과 전송 관련 기술특허 5종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0일에도 코닥은 애플과 대만의 HTC가 자사 특허 4개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걸었다.

코닥의 이번 파산보호 신청은 기업이 산업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어떠한 결과를 낳는지 잘 보여준다.

코닥은 1975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 기술을 개발하고도 이윤이 많이 나지 않는다며 관련 개발을 포기했다. 후지필름 같은 경쟁업체들이 디지털 카메라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사업을 마련했을 때, 코닥은 여전히 필름 제조와 생산에 집중했다.

소니와 캐논이 디지털 카메라 상용화에 나서며 관련 시장을 키워나간 뒤에야 잘못을 깨닫고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진입하려고 했지만, 때는 늦었다.

블룸버그를 비롯한 현지 외신들은 “코닥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라며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회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1975년에 이미 차버렸다”라고 입을 모아 지적했다.

기가옴은 코닥이 무너진 이유에 대해 “코닥은 15년째 구조조정을 거치며 회사를 살리려고 노력했다”라며 “임원을 줄이고, 공장을 닫고, 돌에서 피를 뽑아내는 고통을 감수했지만, 시대의 흐름을 역행한 단 한 번의 결정이 오늘날 사태를 만들었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페레즈 최고경영자는 “이사진과 고위경영진 모두 파산 신청이 코닥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는 점에 만장일치 결정을 내렸다”라며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앞으로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코닥을 다시 살려낼 것을 약속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