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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검열 정책 논란의 교훈
by 비전 디자이너 | 2012. 01. 30

인터넷의 역사는 공유 놀이의 역사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창조하고 공유하는 것이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는 것은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소위 웹 2.0 트렌드의 결과물이 아니다. 그것은 1969년에 인터넷이 만들어졌을 때부터 오늘날까지 지속돼왔던 현상이었다.

간단히 생각해보자. e메일부터 월드와이드웹까지 인터넷의 주요 혁신들은 모두 어떤 정부나 기업의 작품이 아니다. 개인이 자기가 필요해서 만든 후에 같은 필요를 가진 사람들을 돕기 위해 아무 금전적 대가도 없이 제작해 공개하고 공유한 결과물이다. 이 같은 인터넷 전통은 초기 개발자 커뮤니티에 적용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오늘날의 아파치 웹 서버, 리눅스 운영체제와 같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부터 위키피디아 같은 협업 생산 통한 무료 전자백과의 성공까지 이 같은 즐거운 공유의 정신은 배후의 힘으로 크게 작용했다.

얼핏 생각하면 기이한 현상일 수도 있는 이 인터넷 발전사는 좀 더 깊이 생각해보면 명백하다. 일만 하며 살고 싶은 사람은 거의 없다.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의 ‘드라이브’에 의하면 사람은 시키는 일뿐만 아니라 자기 스스로 무언가 하기 좋아한다. 또한, 사람은 나누는 데서 행복을 느낀다. 이 말은 달리 표현하면 사람은 일만으로는 살지 못하며 놀기도 해야 하고, 그리고 기왕 노는 거면 혼자 노는 것보다 같이 노는 것이 훨씬 즐겁다는 것이다. 그것이 인터넷의 비결이다. 인터넷이 지난 역사에서 다른 대자본을 가진 미디어들을 제치고 급부상할 수 있었던 까닭은 인터넷이 전세계인의 사소한 창의성을 모아 위대한 놀이를 할 수 있는 훌륭한 놀이터였기 때문이다.

웹 2.0 이후, 상업화, 독점화된 인터넷

그 점에서 봤을 때 트위터, 페이스북은 어떨까. 얼핏 보면 이들은 인터넷의 창조와 공유 정신을 잇고 있는 것 같다. 트위터, 페이스북은 사람들이 모여서 놀 수 있는 훌륭한 놀이터다. 140자의 언어 마술은 사람들의 정보 교환을 획기적으로 단순화시켰고, 담벼락 글장난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벽을 헐었다. 그러나 본질적인 부분에서는 이들은 인터넷이 발전해온 기본 맥락과 다른 부분이 있다.

첫째, 이들은 모두 회사다. 즉,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기업이 운영하는 서비스란 뜻이다. 서비스이기 때문에 품질 개선을 위해 노력할 테고, 갖은 문제가 있으면 해결하려 들겠지만, 동시에 걸려 있는 이윤 때문에 표현의 자유나 프라이버시와 같은 사회적 가치들을 양보할 때도 있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 생각하면 그럴 수밖에 없는 것도 이해는 간다. 개인 정보를 이용하는 게 회사에 돈이 될 경우도 있을 것이고, 나아가 정부 눈치를 봐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특별히 후자를 좀 더 깊이 생각해보면, 회사는 정부와 동떨어져 존재하지 않는다. 법인체로서 정부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나아가, 회사 운영에 있어서 핵심적인 계약법이란 정부가 뒤에 서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이다. 불법적 상거래를 차단하거나 다른 각종 이유로 정부의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들은 그냥 회사가 아니다. 사실상 전세계 온라인 소통을 독과점해가고 있는 회사다. 7억이 넘는 인구를 자랑하는 페이스북은 사실상 단일 서비스, 웹사이트를 넘어섰다. 페이스북상에서 이용자들의 체류 시간도 길고 사람들이 그 안에서 필요한 거의 모든 정보를 생산하고 소통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젠 월드 와이드 웹이 아니라 월드 와이드 페이스북의 시대가 왔다.

이 같은 현실이 의미하는 바는 우리의 인터넷 소통은 사실상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회사의 정책이 어떻게 바뀌는 지에 따라 상당한 제한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지난 1월26일에 트위터가 밝힌 ‘국가마다 금지된 내용을 포함한 트윗은 해당 나라에서는 접근을 제한한다’는 정책이 불편했던 까닭일 것이다.

무조건 검열과 무조건 검열 반대의 극단을 모두 피해야

그러나 그 우려가 얼마나 타당한 지를 따지려면 좀 더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

먼저, 앞서 설명한 것처럼 온라인 소통의 서비스가 아니라 플랫폼이 돼 가는 트위터·페이스북의 상업적·독점적 성격을 생각했을 때 이 같은 검열 정책이 반갑게만 들리지 않는 이유는 충분히 있다. 하지만 트위터·페이스북 같은 서비스를 아예 차단하고 바이두(百度), 시아오네이망(校内网) 같은 대체제를 공급하는 중국 같은 나라도 있고, 민주국가에서도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 윤리적 기준에 따라 정당하게 검열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미 인터넷은 완전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곳이 아니라 일정 부분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어 있는 곳이다. 따라서 검열한다고만 해서 무조건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것도 현실을 무시하는 의견이며, 핵심은 그 제한이 어느 수준까지 이뤄지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맥락에서 무조건 검열과 무조건 검열 반대는 이 생산적 대안을 찾기 위한 합리적 토론을 막는 위험이 있다.

트위터 검열 정책이 표현의 자유를 돕는다

실제로 기술사회학자인 제이넵 터프키는 트위터의 검열 정책을 충분히 검토해본 뒤, 이 정책이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울 수도 있다는 결론을 자신의 블로그 글로 올렸다. 가장 큰 이유는 투명성이다.

트위터가 인터넷 검열을 하는 기준은 회사가 임의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 국가의 사회적 합의에 따른다. 그리고 그 결과는 칠링이펙트와 같은 관련 웹사이트를 통해서 확인이 가능하다. 나아가, 예전에는 정부 요청으로 차단된 트윗은 아예 글로벌 트위터에서 사라졌지만, 이제는 해당 국가에서만 접근이 불가능해진다. 이것은 달리 말하면 트위터 계정에서 국가 설정을 바꾸면 그 트윗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동시에, 토르(Tor) 같은 우회 기술을 통해서 트위터의 방어벽을 뚫고 해당 트윗에 접근하는 것도 여전히 가능하다.

요약하면, 터프키는 트위터의 이번 검열 정책은 한 국가의 검열 효과가 국경을 넘는 것을 차단하고, 국경 내에서도 여전히 그 트윗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열어주고 있으며, 나아가 그 기준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유한다는 점에서 표현의 자유를 막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돕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개별 국가의 주권을 존중하며 자사의 운영을 원활히 하면서도 이용자 권리를 지킬 수 있는 선을 분명히 하고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터프키의 옹호 주장 역시 일리가 있다. 적어도 트위터는 투명성은 지켰다.

우리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무엇인가

그렇다면 과연 트위터의 이번 검열 정책이 우리의 표현의 자유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이번 트위터 검열 정책은 표현의 자유에 우려한 것만큼은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정작 더 문제가 되는 것은 그 국가별 검열 기준이다. 예를 들어 유럽의 독일, 프랑스 같은 곳에선 친나치적인 트윗은 규제가 된다. 미국은 테러에 협조하는 트윗은 안 된다. 전자는 사회의 윤리적 기준에 위반되는 것이고, 후자는 국가 안보상의 이유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엔 SNS상의 위법적 표현의 자유의 정의에 대한 명백한 합의가 무엇인가. 선거법과 SNS의 충돌은 결국 헌법재판소까지 갔고, 방통심의위원회의 SNS 규제는 큰 사회적 진통을 일으켰다. 이러한 상황은 정부가 무원칙이다라고 욕할 것만은 아니다. 그렇다면 그 대안적 원칙이 무엇일 지에 대해 각 이해집단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 제시를 해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그 기준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무조건 검열과 무조건 검열 반대의 극단을 피한, 어설픈 중간이 아니라 그 사이의 적절한 중심이어야 한다.

정치철학자 이사야 벌린은 그의 역저 ‘자유론’에서 절대적인 권력은 없으며 절대적인 권리만 있다고 했다. 그 권력이 기업이든, 정부이든, 혹은 대중이든, 그것이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면 거기에는 분명한 근거가 필요하다. 그것은 SNS가 아니라 다른 어떤 뉴미디어의 제한에도 적용되는 원칙이며, 그것이 장기적으로 기술 발전이 더 많은 통제가 아니라 더 많은 자유를 주는 발전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앞으로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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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인터넷을 지지하는 인터넷 정책 오타쿠. Cizion의 전략 매니저이며, 작가로 쓴 책으로는 "소셜 웹이다"(네시간, 2010)와 "소셜 웹 혁명"(두드림, 2011)이, 번역한 책으로는 "드래곤플라이 이펙트"(랜덤하우스코리아, 2011)와 "열린 정부 만들기"(에이콘, 2012)가 있다. 예측이 불가능한 시대에는 경험보다 비전이 더 중요하다고 믿고, 사람답게 사는 디지털 세상을 만들기 위해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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