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터포럼] 2012년 모바일게임, 레드오션 속 기회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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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전성시대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지난 2011년 3분기를 기준으로 2천만명을 넘어섰다는 지표도 나왔다. 숫자로 따져도 국내 전체 인구의 5분의 2 수준이다. 2011년 최고 히트상품은 단연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자 스마트폰을 이용한 비즈니스 기회도 확대됐다.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앱) 시장이 덩치를 키웠다. 잘 나가는 앱 하나 만들어 큰 성공을 거뒀다는 성공신화도 종종 들려온다. 게임은 어떨까. 앱 개발 시장의 매출순위 맨 윗줄에 스마트폰 게임이 있다.

모바일 시장조사기관 플러리가 밝힌 자료를 보면, 애플 iOS 운영체제와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앱 종류가 게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게임 카테고리는 엔터테인먼트와 소셜네트워크, 교육, 건강 등을 포함한 전체 앱 시장에서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모바일게임 산업은 중요한 변곡점을 맞았다. 지난 2011년 11월부터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의 게임 카테고리가 개방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모바일 앱 시장에서 게임 카테고리를 이용할 수 없었다. 게임을 시장에 내다팔기 전에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제도 때문이었다.

사정이 달라지기 시작한 건 2011년 7월부터다.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의 안드로이드마켓인 T스토어나 올레마켓, OZ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마켓, 애플 앱스토어 등 오픈마켓에 출시하는 게임은 사전 심의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게임을 개발한 업체가 자율적으로 게임 등급을 분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담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7월6일부터 시행됐다. 이른바 오픈마켓 게임 자율등급 제도다.

시장은 기대감으로 부풀었다. PC 게임이나 콘솔 게임 시장과 달리 하루에도 수백개씩 새 게임이 등록되는 오픈마켓은 빠른 변화와 대응이 생명이다.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족쇄, 모바일 게임 사전심의제도가 사라졌으니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활성화 되리라는 기대감이 번졌다. 구글 안드로이드마켓과 애플 앱스토어도 오픈마켓 게임 자율등급 제도 덕분에 열렸다. 없던 시장이 생기고, 있던 시장이 덩치를 키운 모양새다.

하지만 마냥 기대감만 가질 수 있을까. 그림자도 있다. 없던 시장이 생겼으니,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외산 모바일게임이 밀려들어 왔다. 우물 안에서 벌이던 자리다툼이 갑자기 큰 강을 만난 셈이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마켓 게임 카테고리가 문을 연 시점이 지난 11월이다. 2012년부터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참이다. 국내 모바일게임 업체는 2012년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 일시: 2012년 2월1일 오후 4시
  • 장소: 양재동 블로터아카데미
  • 참석자: 김진영 게임빌 국내 마케팅파트 파트장, 민진홍 컴투스 사업개발실 국내사업팀 팀장, 정상현 픽토소프트 모바일게임 사업부 과장, 오원석 블로터닷넷 기자.
  • 오원석 : 우선 궁금한 점부터 얘기하고 넘어가자. 지난 한 해 동안 국내 모바일게임 업체가 양적인 성장을 이룬 것으로 생각하는데, 정말 매출이나 순익이 늘어났나? 일단 컴투스는 실적발표를 이미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민진홍 : 우리가 실적발표를 이미 했으니 먼저 얘기하자면, 실제로 글로벌에서는 양적인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국내 사업은 생각보다 저조했다. 국내에 서비스하지 못한 게임 타이틀도 있었다. 계획보다 물량이 부족했다는 점도 이유가 되겠다. 국내쪽은 매출도 기대치보다 약간 못 미친 수준이었다. 이 같은 결과는 우리가 국내 사업을 못 했기 때문은 아닌 것 같다. 2011년 한 해는 전세계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여보자는 마음가짐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글로벌에서 컴투스라는 모바일게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정상현 : 2011년은 피처폰 쪽에서 매출이 많이 빠졌다. 이 부분을 스마트폰에서 채워줬다. 2012년부터는 피처폰 쪽은 사업이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사업 역량은 스마트폰쪽으로 맞춰진 상태다. 게다가 스마트폰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 않은가. 올해는 작년보다 더 큰 매출 증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진영 : 피처폰 쪽보다는 스마트폰으로 시장이 옮겨오면서 시장이 커졌다. 게임빌뿐만 아니라 모든 업체가 각자 노력을 해서 매출이 올랐을 것 같다. 게임빌도 스마트폰 시장을 주력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민진홍 : 우리는 글로벌은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2012년은 이제 국내시장을 키워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 2011년 국내 시장에 한해서는 피처폰 매출 감소분을 스마트폰이 전부 채워주지는 못했다. 의도적인 건 아니었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디바이스 시장은 바뀌는데 정작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없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해외 시장쪽으로 치중됐던 거다. 2012년은 국내외 시장을 통합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 듯하다. 국내 시장도 중요하니까. 작년보다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오원석 : 일단 오늘 모인 업체는 모두 2011년 한 해 덩치도 커지고 매출도 늘어난 것 같다. 이통 3사 오픈마켓을 제외하면, 국내엔 모바일게임 시장이 없었으니 해외에 집중했다는 의견인데, 그렇다면 이 시장이 열린 것이 2012년 사업에 영향을 미칠까.

    김진영 : 새로운 생태계가 추가됐다는 점은 게임 사업을 하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일단 앱스토어는 국내 애플 iOS 사용자가 게임을 이용하지 못했다. 아이폰 사용자를 흡수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쪽은 약간 다르다. 국내 이통 3사가 마켓을 잘 만들어 놨다. 안드로이드마켓이 추가로 열리면서 이통사쪽 모바일게임 시장을 갉아먹는 건 아닌 것 같다. 마켓이 추가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경쟁도 된다. 이렇게 보면 안드로이드쪽도 기회 요소라고 생각한다. 이제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을 하는 게 중요해질 것이다. 바로 이 지점이 이게 기회라고 생각한다. 방법을 연구해야 하니까.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

    민진홍 : 일단 마켓이 열리면서 좋았던 점은 왜 한국에서는 게임을 서비스 안 하느냐 라는 식의 이런 오해를 풀 수 있었다는 점이다. 게임 업체 입장에선 억울했던 부분이다. 한국 사용자들의 불만이 많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마켓쪽은 사업자 간 경쟁 구도가 되면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긍정적인 경쟁구도가 형성되면 안드로이드 모바일 게임도 전체 파이가 커진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정상현 : 예전엔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 쪽으로도 모바일게임을 출시했다. 정식으로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면 엔터테인먼트쪽에 있는 게임의 매출은 오히려 조금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하루에 100여개 이상의 유료 앱이 출시되는데,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면서 엔터테인먼트쪽으로 출시하는 게임 건수도 줄었다.

    김진영 : 안드로이드마켓 얘기를 더 해보면, 기존 이동통신사 마켓이 주가 되던 상황에서 안드로이드마켓이 추가로 열리면서 과연 이게 기존 매출에 있어서 플러스가 되느냐, 혹은 갉아먹기가 되느냐를 따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통사 마켓 매출도 아직은 변동이 없는 듯하다.

    이건 개인적인 느낌인데, 무료 앱은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쪽으로 약간 트래픽을 뺏긴 것 같긴 하다. 하지만 각각 매출이 일어나는 부분이 조금씩 다르다. 전체적으로 안드로이드 시장이 변하느냐 하는 것은 아직 뚜렷한 변화는 없다. 트래픽 감소는 눈에 띄지 않는다는 얘기다.

    민진홍 : 맞다. 콘텐츠 특성에 따라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에서 잘 되는 게 있을 수 있고, 반대로 국내 이통사 마켓에서 잘 되는 게 있을 수 있다. 바라는 부분은 이제 총 4개의 마켓을 놓고 볼 때, 이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전체 시장을 키워주길 바라는 것이다. 이제 남아 있는 2천만명도 스마트폰쪽으로 넘어올 텐데, 기존 3개 마켓이 경쟁할 때보다 마켓 4개가 경쟁하는 것이 더 긍정적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오원석 : 스마트폰 모바일게임 시장 특성이 기존 피처폰 시장과 다른 점이 있나.

    김진영 : 스마트폰 시장이 과거 피처폰보다 과연 시장이 늘어났나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확실히 눈에 띄게 사이즈가 커진 듯하다. 일단 사용자가 많다. 피처폰은 전화기에 가까웠다. 그중에서도 피처폰 게임은 10대들이나 모바일 게임에 관여도가 높은 게이머들이 중심이었던 콘텐츠였다. 현재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 시장보다 작을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넘어오면서 격변했다. 가장 큰 차이는 구매력 있는 성인이 모바일게임 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단위도 커지고, 구매량도 많아졌다. 실제로 피처폰 게임은 10만개 팔면 잘했다 하는 수준이었는데, 요즘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은 잘 되는 건 1주일 만에 20만건 내려받기 기록이 쉽게 나온다. 잘 나오는 건 100만건도 넘고.

    민진홍 : 콘텐츠 경쟁력이 중요해졌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피처폰 시절엔 건당 최소 매출이 4천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최소 매출이라는 게 없다. 게임 내려받기 건수는 많아졌지만, 매출이 안 나오면 꽝이지 않은가. 그걸 콘텐츠 경쟁력으로 상쇄해야 하는 숙제가 생긴 셈이다.

    김진영 : 프리미엄(Freemium) 게임이나 오픈마켓이라는 환경, 치열한 경쟁 등 요소가 사용자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오늘 나온 새 게임 10개를 모두 내려받아 즐겨볼 수 있다. 피처폰 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거지.

    하지만 게임에 대한 관여도가 낮아졌다는 점도 재미있다. 피처폰 때는 게이머가 게임을 내려받으려고 고민을 많이 했다. 비록 푼돈이지만. 오픈마켓 환경에서는 일단 아무거나 쉽게 받을 수 있잖은가. 게임도 많고 통화료 부담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 관여도가 낮다. 받고서 한 번 실행해보고 지운다는 거지. 게임은 40만개 팔았는데, 매출은 잘 안 나오는 것도 있다. 그 부분에서 수익 기회를 만드는 게 숙제다. 환경적인 차이가 뚜렷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스마트폰 사용자의 게임 관여도가 얼마나 높아질지는 모르겠다.

    오원석 : 게임 수 얘기를 들으니, 이만한 레드오션이 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국내 게임 카테고리든, 해외 시장이든 오픈마켓 환경에서 모바일게임으로 성공하기 위한 전략이 있을까.

    김진영 : 일단 잘 만들어야겠지(웃음). 오픈마켓 생태계에는 개인 개발자도 있고 중소업체도 있다. 하지만 게임을 기획하거나 개발하는 능력보다 일단 게임을 출시한 후 사용자가 결제하도록 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결제에 대한 거부감을 넘어 결제하도록 유도하고,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말 그대로 레드오션이다. 수많은 게임이 쏟아지는데, 그중에서 내 게임을 어떻게 드러낼 것이냐 하는 문제도 있다. 결제 동기부여와 게임 설계, 그리고 마케팅까지 삼박자가 잘 맞아야 성공할 수 있다.

    오원석 : 퍼블리싱 사업이 그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김진영 : 개인이나 중소 업체들은 시장에 대한 경험을 제대로 할 기회조차 얻기 어렵다. 퍼블리싱 영역은 그래서 중요하다. 게임빌은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퍼블리싱 사업을 할 수 있는 거다. 모바일게임은 온라인 게임과 확실히 다르다. 사용자의 패턴이나 게임을 즐기는 시점, 게임에 대한 몰입감 등 경험을 바탕으로 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정상현 : 제일 좋은 방법은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겠지만, 모바일게임 업체 입장에서는 좋은 게임을 발굴하고 퍼블리싱 하는 역할도 중요하다. 픽토소프트는 게임 퍼블리싱쪽 비중이 좀 더 높다.

    김진영 :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인하우스(자체개발) 게임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각각 모바일게임 업체마다 개수에 한계가 있다. 오픈마켓에서는 많이 출시하는 것이 유리한데, 그러면 퍼블리싱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민진홍 : 컴투스는 올해는 총 43개 게임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중 15개 정도는 퍼블리싱 게임이 될 것 같다. 숫자는 변할 수 있겠지만.

    김진영 : 퍼블리싱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완성도 있는 게임을 많이 출시해 오픈마켓을 지속적으로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개인 습작이나 쓰레기 앱, 성인 앱이 난무하면 전체 마켓 질서가 흐트러질 수도 있다. 이는 대단히 위험하다.

    오원석 : 각 업체는 2012년 국내외 모바일게임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

    김진영 :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정확한 데이터는 아니지만, 스마트폰 사용자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다. 게임업체 입장에서는 비 게임 사용자가 게임 사용자로 편입되는 셈이다.

    민진홍 : 2년 전 우리나라에 스마트폰 붐이 일어났을 때 신생 업체가 많이 생기면서 처녀작이 쏟아져 나왔다. 올해부터는 한 번 물갈이가 되는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동안 잘해온 업체는 안정권으로 진입하고, 그렇지 못한 업체는 사라지는 때가 올해가 아닐까 생각한다.

    또 하나 올해 모바일 게임 시장이 확실히 커질 수 있는 계기가 있다면, 그건 소셜 네트워크 게임(SNG)이다. SNG는 게임을 즐기지 않던 사용자도 끌어당긴다는 점이 매력이다. SNG 게임도 많이 출시되고, 모바일 게임 시장에 SNG 사용자가 유입되면서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 곡성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게임을 좋아하는 사용자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전쟁형 SNG도 나오는 상황이다.

    김진영 : 기회냐 위기냐 고민을 하기보다는 기회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잘할 수 있는 게 어떤 부분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그래서 오픈마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