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안철수재단, 기회 격차 해소 힘쓸 것”

가 +
가 -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은 안철수재단(가칭)의 운영 방향을 기자간담회를 열고 2월6일 공개했다.

재단 설립은 안철수 원장이 지난해 11월 안철수연구소 보유 주식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히며 추진된 사업이다. 현재 안철수연구소는 시가총액 1억2천억원이 넘는다. 안철수 원장이 보유한 지분은 이 중 37.15%에 이른다. 이를 토대로 계산해보면 재단 설립 기금은 약 2400억원이 될 예정이다.

재단은 이 달에 이름을 공모하고 안철수 원장이 지분을 정리해 기금이 마련되면 ▲일자리 창출과 ▲교육 지원 ▲세대간 재능 기부를 중점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재단 운영은 기부자뿐 아니라 수혜자도 당사자로 참여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적극적이고 양방향적인 기부문화를 바탕으로 하겠다고 재단쪽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알음알음 기부하는 방식 대신 웹에서 기부가 이루어지는 기부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설명을 보탰다. 해외의 기부 사이트인 코지즈키바와 같은 모델을 국내에 구현하겠다는 이야기다.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설립하는 재단이 IT와 소셜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기부플랫폼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국내 웹을 기반으로 한 기부플랫폼은 NHN의 해피빈재단과 진보네트워크가 운영하는 ‘소셜펀치’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플랫폼은 대체로 개인보다는 단체를 후원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로서 재단은 위 3개 중점 사업 중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를 기부플랫폼에 얹을지는 뚜렷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아직 재단이 나아갈 큰 방향만 발표됐을 뿐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수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지만 웹 세상에서 기부 문화가 퍼지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안철수 원장은 기대하는 눈치이다.

기자간담회에서 안철수 원장은 정치적 행보에 대한 관심을 의식한 듯 “재단에 대해서는, 저는 제안자이자 기부자이지만, 제 몫은 여기까지이며 운영은 전문가들이 맡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며 “재단 활동과 운영과 직접적으로 관련하지 않은 재단 행사와 기부 문화 증진 활동에 대해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열심히 최선을 다해 역할을 다할 생각”이라며 재단의 방향에 대해서만 설명했다.

다음은 안철수 원장과 박영숙 재단 이사장이 기자들과 주고받은 일문일답이다. 박영숙 이사장은 한국여성재단 고문으로, 시민사회운동 1세대로 여성 운동을 중심으로 복지·환경·인권 등 시민활동에 앞장서 온 인물이다.

안철수 원장(왼쪽)과 박영숙 재단 이사장.

Q. 재단을 IT 기반 기부 플랫폼 만드는 이유는.

안철수 기부에 관심을 가진 지 오래됐다. IT 분야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보니 해외에서의 동향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다. 3·4년 전부터 소셜네트워크가 등장하며 첨단 기술을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접목하고 도입해 성과를 거두는 모델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키바와 코지즈는 이미 자리를 잡아서 100년 이상 된 사회활동 단체보다 활동이 더 활발한 모델이다. 그런데 한국에는 아직도 기부문화 쪽과 첨단기술, 소셜네트워크가 활발하게 접목되는 쪽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래서 만약에 재단을 만들게 된다면 그런 일부터 시작해 전체적으로 확산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계기에서 출발했다.

박영숙 우리나라에서는 기부라고 하면 언론이 지켜보는 것(관심을 가지는 것)은 거액의 기부자이다. 기부문화가 발달된 선진국을 보면 국민 90% 이상이 지속적으로 공익활동에 기부가 기여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안철수재단이 IT를 통해서 대중에게 기부문화의 길을 열어줘 우리 사회에 새로운 기부 풍토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Q. 두 사람이 좋은 일을 함께하게 됐다. 처음 인연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안철수 2004년 전후, (박영숙 이사장이) 어떤 포럼을 창립한다고 해서 뜻에 공감해 (그 포럼에) 참여했다. 그리고 사회 활동 하다가공식적인 자리에서 몇 번 뵀고, (박영숙 이사장이) 주최하는 강연에 참여한 일도 있다. 사실은 사적으로 아는 관계는 아니었다. 실제로 마지막으로 남은 집까지도 기부를 하셨는데 말보다 보여지는 행동들, 그리고 많은 분들로부터의 추천, 지금까지 공적인 인연을 통해서 부탁하게 됐다.

Q. 보도자료를 보면 “재단이 앞으로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들을 좀 더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해결해나가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는 글귀가 있다. 여기에서 문제는 정치적인 문제도 포함하는 것인가.

안철수 그렇지는 않다. 제일 관심있게 바라본 게 기회이다. 기회의 격차를 해소하는 게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이다. 이 재단이 추구하는 가장 큰 문제는 기회 격차를 해소하는 데 조금이나마 역할을 하면 좋겠다. 여기는 이미 많은 재단이 하고 있다. 우리는 참여하면서 어떻게 하면 좀더 창조적인 방법들, 또는 제가 잘 아는 IT 첨단 기술과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좀더 일하는 분들에게 더 업그레이드되는 계기를 만드는 생각을 하고 있다.

Q (박영숙) 3가지 중요한 사업을 어떤 범위에서 상상할 수 있는 것인가. (안철수) 시민적 눈높이에서 최근 민주통합당과 한나라당이 혁신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안철수 사업쪽을 설명하자면, 내 고민은 이랬다.  키바 모델은 학비가 모자란 학생이 인터넷 상에 ‘500만원이 필요하다’라고 먼저 요청한다. 이걸 시민들이 보고 ‘저 학생 도와주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면 10만원씩 십시일반 모아서 준다. 형식이 대출이다.

왜 굳이 기부가 아니가 대출로 하느냐 하면, 대출로 하면 이 학생이 자립한 후에 갚게 되고 갚으면 그것이 기부자에게 굉장히 큰 보람으로 돌아온다. 기왕에 한 학생 도와주려고 기부하는 마음으로 줬는데 돌려받게 되고, 돌려받으니 다시 기부할 학생을 찾게 된다. 이런 식으로 1달러를 기부하면 8번 돌아 8달러를 기부한 효과가 있다.

기부자도 보람을 느끼고 피드백을 받아 가슴 벅찬 경험을 하는 선순환 구조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게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국내에서는 (이런 모델은) 못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한국적인 정서에서 ‘기부면 기부지 그걸 돌려받느냐’라는 인식도 있다. 그렇지만 수혜자가 자립하고 자발적인 기부자가 되는 선순환이 이뤄지면 그건 우리나라에 맞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금 모으기 운동을 포함해 자발적으로 해온 일이 많다. 그게 국민성이다. 그것을 잘 만들어가는 분위기를 만들면 외국보다 더 발전된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게 고민의 시작이었다.

박영숙 오늘 설명을 들은 것은 안철수재단의 기본 정신과 어떻게 일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다른 나라의 창의적인 사례를 소개했다. 이것을 기반으로 앞으로 이사와 여기에 함께하는 사람과 지속적으로 해내야 하는 과제를 조사하고 연구하고 종합해서 해낼 것이다.

지금까지의 기부 문화에서는 배고픈 사람에게 물고기를 주는 방법이었다면 안철수재단은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치고 기술을 가르치는 형식으로,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구분되는 기부 문화가 아니다. 안철수재단이 이미 있는 공익재단과 하나 다른 것은 이미 안 원장이 기금을 내놓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조금 여유있게 원하는대로 프로그램을 개발할 기반이 있어 어느 재단보다 잘 해나갈 것으로 생각한다.

창의적인 활동을 할 뿐 아니라 다른 재단과 불충분한 일을 함께 해낼 것이다. 제도적인 제약이 있다고 말했는데 기부 문화 육성을 위해 재단이 합심해 여러 재단을 걷어내서 기부 문화를 활성화하는데 안철수재단은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박경철 원장이나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도 참여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 동참 계획이 있는가. 또한 기존 재단 중 인상 깊은 활동은 없었나

안철수 박경철 원장은 청춘콘서트할 때부터 계획이 돼 있었다. 서울시장 건만 없었으면 9월 정도 재단 만드는 발표를 할 계획이었다. 다른 많은 분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설립 신청을 이번 달 내로 하면 3월말, 4월초 정도에 실제로 재단이 설립되면 실질적인 기부가 이뤄질 것이다. 그 때 기부자의 의사를 존중해 발표할 수 있는 분은 발표하겠다.

Q. 박영숙 이사장은 안철수 원장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박영숙 안철수 원장이 지금의 나이에 그러한 발자취를 지니면서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에서 진정성을 느끼는 것은 나만 느끼는 게 아닐 것이다. 오늘의 사회가 귀중하게 여길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재단 이사장직을 제안했을 때 나는 딱 한 가지를 물었다. 나는 “정말 저는 통념에서 보면 제가 지명될 상황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나에게 무엇을 기대하느냐”라고 질문했다. 그때 “재단이 앞으로 일해 나가는 데 잘못되거나 할 때 바로잡아주시면 됩니다”라고 안철수 원장이 대답했다.

Q. 이사진 구성은 어떻게 한 것인가.

안철수 이사진은 사회명망가보다 현역에 있는 전문가이다. 실무적으로 구상했다.

Q. 윤정숙 이사는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이다. 이곳은 박원순 시장이 있던 곳이다.

안철수 박원순 시장과 사전 교류 없었다.

Q 재단 설립과 정치적 행보의 연관성은

안철수 우리 사회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정치도 그런 점에서 고민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누구와 어떻게는 재단 이사진이 실제로 실행에 옮기며 할 사항이다.

정치에 참여하고 안 하고가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발전을 위하여 어떤 것을 하는 게 좋을지 평생을 끊임없이 고민하며 살아온 사람이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봐주길 바란다.

네티즌의견(총 3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