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조립 PC도 전파인증”…술렁이는 용산 상가

2012.02.08

용산 조립 PC 시장이 시끄럽다. 조립 PC도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전파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방통위쪽은 지난 2월7일, 용산 조립 PC 업체 ‘컴퓨존’를 방문해 전파인증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컴퓨존은 ‘아이웍스’라는 자체 조립 PC 브랜드를 만들어 PC를 판매하는 업체다. 용산이나 온라인을 통해 주로 판매하고 있다. 개인 사용자가 부품을 구입해 PC를 조립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컴퓨존의 브랜드 조립 PC를 구입할 때 가격대별로 알맞은 부품을 선택해 조립하는 방식이다.

컴퓨존 관계자는 “조립 PC 전파인증 문제는 컴퓨존쪽만 해당하는 사항은 아니다”라며 “전체 조립 PC 제품에 해당하는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용산 전자상가를 통해 판매되던 조립 PC는 방통위 전파인증 사각지대에 있었다. 관계부처가 전파인증 단속을 진행하기 어려웠다. 개인이 구입하는 PC를 전수조사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조립 PC가 전파인증 문제를 떠안은 배경에는 PC 제품 자체가 원래 전파인증을 받아야 하는 제품이라는 점이 새삼 문제가 됐다. 방통위는 컴퓨존이나 기타 중견규모 조립 PC 업체가 모델명을 걸고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전파인증을 받겠다는 견해다.

방송통신위원회 국립전파연구원 적합성평가제도담당자는 “현행법상으로는 PC는 전파인증을 받아야 한다”라며 “지금까지 조립 PC가 전파인증을 받지 않은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조립 PC는 개인이 부품을 사서 조립하는 개념이다보니 전파인증 제도와 단속이 효과가 없었다”라며 “하지만 인터넷이나 오프라인 조립 PC 업체에서 대량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브랜드 조립 PC 제품에 대해서는 전파인증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PC에는 PC 케이스를 비롯해 CPU나 그래픽카드, 메인보드, 전원공급장치 같은 부품이 들어간다. 각 부품은 국내 업체가 생산하거나 수입하는 과정에서 전파인증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전파인증 과정을 거친 부품을 쓴 완제품 PC도 전파인증을 받아야 한다. 각 부품은 전파인증을 받았지만, 부품이 합쳐진 상태에서 케이스의 접지나 조립 상태에 따라 의도하지 않은 전자파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기업 완제품 PC는 모두 전파인증을 추가로 받고 있다.

용산 조립 PC 업체는 조립 PC에도 전파인증을 받겠다는 방통위 견해에 난색을 표했다. 대기업 PC와 제품을 판매하는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조립 PC 업체 관계자는 “조립 PC에 전파인증 규제가 적용되면 국내 조립 PC 시장이 사라질 것”이라며 “용산 조립 PC 시장은 대부분 소규모나 중소규모 업체들인데, 현실적으로 인력적인 면이나 비용, 시간으로 볼 때 도저히 조립 PC를 팔 수 없는 구조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제품을 1대 팔 때마다 전파인증을 받아야 한다면 150만원에서 200여만원의 전파인증검사비용이 추가된다. 조립 PC 1대 판매 가격이 일반적으로 40만에서 100만원 수준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라는 설명이다.

대기업처럼 용산 조립 PC 업체도 조립 PC 브랜드별로 전파인증을 받으면 어떨까. 조립 PC 1대씩 전파인증을 받을 때보다 싼 값에 전파인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법도 조립 PC 시장에 적용하기엔 어려워 보인다. 조립 PC의 특성 때문이다.

조립 PC 업체 관계자는 “대기업은 한 PC 모델이 나오면 오랜 시간 동안 판매해 제품군별로 전파인증을 받을 수 있지만, 조립 PC 업체는 조립 PC에 들어가는 부품도 자주 바꾸고 새 모델이 나오는 시기도 짧다”라고 말했다.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부품을 바꿔 쓸 수 있는 조립 PC의 장점이 사라진다는 설명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현행법상으로는 전파인증을 받는 게 맞다”라며 “조립 PC라고 해서 별도로 유예기간을 줄 수 있는 사항은 아니지만,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해 보겠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용산 조립 PC 업체 컴퓨존의 조립 PC 브랜드인 ‘아이웍스’는 홈페이지에서 사라진 상태다.

sideway@bloter.net

기술을 이야기하지만, 사람을 생각합니다. [트위터] @Sideway_s, [페이스북] facebook.com/sideways86, [구글+] gplus.to/sideway [e메일] sidewa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