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터포럼] 마케터가 본 블로그, “명확한 컨셉과 꾸준함이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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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2.0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웹 2.0을 대표하는 블로그(Blog)를 개설해 이용하는 개인 사용자들의 숫자는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개인들은 새로운 소통 방식인 블로그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데 반해 국내 기업들은 아직까지 블로그를 어떻게 활용할지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것 같다.

특히 기업에서 고객과 소통하는 부분을 담당하는 마케터들에게 블로그는 ‘뜨거운 감자’와도 같다. 반드시 알아야 하지만, 또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소통 플랫폼이 바로 블로그인 것이다.

블로터닷넷은 지난 12월 29일,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블로그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블로그 운영 담당자를 초청했다. ‘마케터가 본 블로그’란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 초대된 마케터는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박안나 과장(가운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성경란 차장(왼쪽)이다.

박안나 과장은 개발자들의 메타블로그 썬개발자네트워크(www.sdnkorea.com)을 운영하고 있고, 성경란 차장은 공식 팀블로그 ‘마이크로소프트 Hero 블로그'(http://blog.it-hero.co.kr)를 책임지고 있다.

이날 포럼은 블로터닷넷 김상범 대표블로터의 사회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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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 연말이라 바쁘신데 이렇게 참석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바로 들어가 보죠. 블로그는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한국썬 박안나 과장(이하 박안나) : 2007년 2월 개발자 대상의 웹사이트를 새롭게 개편하면서 블로그를 도입했습니다. 그에 앞서 2006년 중순부터 웹사이트에 필요한 콘텐츠를 정리했는데, 그 과정에서 기존과 동일한 사이트 운영 방식으로는 차별화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블로그를 생각하게 됐죠. 2006년엔 ‘웹2.0’ 붐이 불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블로그 기반의 개발자 네트워크를 만들기로 하고 2007년 2월에 오픈했습니다. 그후 2008년 10월15일 열렸던 ‘썬테크데이’를 기점으로 두번째 개편을 했는데, 메타블로그로 새롭게 탈바꿈했습니다.

김상범 : 개발자 대상 사이트를 블로그로 선택한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회사 차원에서 지원은 어땠나요?

박안나 : 이미 운영중인 개발자 웹사이트가 있었지만 피드백이 없는 일방향 구조였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다보니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에 장점이 있는 블로그에 관심이 많았고, 이것을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제가 담당하고 있는 역할이 썬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저변 확산이었는데 이런 목적과 블로그의 소통 방식이 맞아떨어졌습니다.

또 각자 책임을 맡은 이에게 거의 전권을 주는 회사의 운영 방식도 도움이 됐습니다. 처음에 회사에서는 블로그를 직접 개발하는 방안을 생각하다가, 이미 나와 있는 오픈소스 기반 블로그 툴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김상범 : 2년 가까이 블로그를 운영하셨습니다. 소기의 성과는 거두셨는지요? 나름대로 점수를 매긴다면?

BloterForum_3 박안나 : 숫자로 명확하게 성과를 말하기는 힘이 듭니다. 저변 확대가 많이 됐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정도지요. 회사의 공식 이벤트를 해보면 블로그를 보고 왔다는 글들이 많습니다. 작은 바자회를 개최했는데 그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썬 개발자 네트워크’라는 사이트를 블로그로 운영하면서 현재 200명의 메타블로거들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가입자 기준으로 볼 때는 달성해야 될 목표는 달성한 셈이죠.

김상범 :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어떤가요?

한국MS 성경란 차장(이하 성경란) :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2008년 3월에 ‘윈도 서버 2008’과 ‘SQL 서버 2008’, ‘비주얼스튜디오 2008’ 신제품을 발표하는 중요한 행사가 있었습니다. 신제품 발표 행사는 본사부터 시작해 각 지역별로 진행된 행사였는데 본사에서 전달된 메시지를 각 현지에 맞게 재구성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국내에서 나온 메시지가 ‘바로 {당신}이 주인공입니다’라는 것이었죠. 이 행사를 치루기 위해 준비 작업을 갖던 중 블로그를 주목했습니다. 그래서 한국MS 내부 직원들과 외부 개발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팀블로그 형태로 블로그를 열었는데, 그때는 신제품 발표 시점에 맞춰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프로젝트성 블로그였습니다.

김상범 : 그런데 그 블로그를 아직도 운영중입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성경란 : 초기에 잘 될까하는 두려움도 있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저희는 기술보다는 그 기술을 활용하는 고객들과 제품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각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주목했습니다. 이런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켐페인 블로그였는데 의도한 것보다 평가가 좋아서 닫아야 하는데 닫을 수가 없었죠.(웃음)

초기 참여했던 내외부 필진분들도 계속 동참하다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현재 내외부 20여 명의 필진이 팀블로그 팀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상범 : 좋은 반응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성경란 : 지난 3월 신제품 런칭하기 전에 전야제를 마련했는데, 블로그를 통해 소식을 알리고 메일을 보내고 했지요. 그런데 즉각 피드백이 왔습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이런 걸 할 줄 몰랐다. 참여하고 싶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불과 3~4시간 만에 ‘한 말씀 남겨주기’ 같은 코너에 글이 꽉 찼습니다. 고객들도 쌍방향 소통에 목말라 했던 것 같습니다.

김상범 : 두 회사의 블로그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한국MS는 팀블로그, 한국썬은 메타블로그 형식입니다. 특히 썬의 개발자 네트워크는 원래는 메타블로그가 아니었는데 올해 메타블로그로 바꿨습니다. 왜 메타블로그라는 모델을 택했나요?

박안나 : 메타블로그로 바꾸기 전까지는 블로그 기반이긴 했지만 한 사람만이 소리를 내는 말 그대로 ‘1인 미디어’였습니다. 그 한 사람이 한국썬이었죠. 1년 반 정도 운영하면서 다음 단계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썬테크데이’라는 행사를 앞두고 필진 구성을 통한 그룹 블로깅과 일반 이용자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메타블로그를 검토했지요.

몇몇 국내 IT 소비재 업체들이 운영하는 팀블로그를 봤는데 우리와는 성격이 안 맞는 것 같았습니다. 자바와 오픈솔라리스, MySQL 등을 주제로 개발자들이 운영하는 블로그가 이미 곳곳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썬이 나서서 이들에게 판을 만들어 주면 블로그가 저절로 살아 움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김상범 : 블로그를 운영하는 데 가장 힘든 일이 아마 계속해서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쉽지 않은 일인데, 어땠나요?

BloterForum_2 성경란 : 개인적으로는 캠코더 들고 다니면서 사장님을 포함해 회사 내부 직원들 영상 인터뷰를 무작정하고 그 동영상들을 주말에 편집해서 올리곤 했죠. 프로젝트성 블로그여서 초기에 참 많은 작업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저희는 내외부 필진들과 협의해 일주일에 4개~5개 정도 글이 올라갈 수 있도록 조절하고 있습니다. 편집 스케줄을 정해서 오전과 오후, 또는 요일별로 순서를 정해서 올렸습니다. 다행이 참여한 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줘서 가능했습니다. 그 분들은 참여 자체를 무척 즐거워했습니다. 물론 그런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은 계속 숙제지요.

김상범 : 필진들에게 별도로 지원되는 것들이 있나요. 사례라든가…

박안나 : 밥을 사드리는 정도지요.(웃음) 뭔가 준비를 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김상범 : 상대적으로 앞서서 기업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다른 기업의 마케터들로부터 조언을 구하는 연락도 많을 것 같습니다.

성경란 : 글쎄요. 아직은 그런 연락을 받은 적은 별로 없구요. 만나서 정보를 공유하거나 하는 것도 아직은 이른 것 같아요.

박안나 : 기업의 마케터들 차원에서 교류 자체가 별로 없는 편입니다. 아직은 ‘블로그마케팅’에 투자할 인적, 물적 자원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아마 새해에는 관심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상범 : 기업들도 블로그 마케팅에 관심은 많은 것 같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어떤 컨셉으로 해야될지 고민이 많아 보입니다. 무엇보다 블로그를 관리하고 운영할 인력이 부담스러운 것 같구요. 두 분은 나름대로 블로그를 전담 운영하고 있다고 봐야할 것 같은데. 그런 점이 다른 기업들과는 좀 다르다고 봐야 할까요?

성경란 : 블로그 마케팅을 전담시키는 기업은 아직 없다고 봐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도 제 업무중에 10분의 1 정도를 블로그에 쏟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본사나 국내 직원들 가운데 블로그를 하는 분들이 많다보니 이런 마케팅 방식을 당연시합니다. 그나마 다른 기업들에 비해 블로그에 대한 이해와 투자가 좀 나은 편이라고 해야겠죠. 기업이 공식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 블로그의 컨셉을 잡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에 포커스를 두고 있는데요. 올해 어떻게 확장시켜 나갈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6개월 넘게 지속된 것도 모두 필진분들의 공입니다. 온라인 뿐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만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박안나 : 저는 제 업무중 5분의 1 정도를 블로그에 쏟고 있습니다. 모든 마케터들이 전력을 쏟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블로그를 한다기보다는 썬의 소프트웨어를 개발자들에게 확산시키기 위해서 블로그를 선택했기 때문에 컨셉은 명확했다고 봅니다. 성과도 좋은 편이구요.

김상범 : 마이크로소프트나 썬의 경우 본사가 ‘블로그의 왕국’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블로그에 열심인데요. 국내에서 블로그를 만들면서 어떤 점을 참조했나요?

박안나 : 본사의 시스템을 그대로 국내에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았어요. 전 오히려 한국이기 때문에 블로그를 선택했습니다. 썬개발자네트워크(SDN) 사이트는 전세계에 모두 있지만, 국내처럼 메타블로그 형태는 아니죠. 또 본사의 블로그 툴이 있지만, 국내 개발자나 인터넷 이용자들에게는 좀 낯선 인터페이스여서 본사 솔루션이 아닌 국내에서 통하는 솔루션을 택하게 됐지요.

성경란 : 본사에는 에반젤리스트와 기술 담당자들이 워낙 많아서 직접 달려가 인터뷰를 하기도 편합니다. 그렇지만 국내 상황은 그렇지 않죠. 국내만의 특화된 내용을 채울 필요가 있습니다. 저희도 본사에서 사용하는 블로그툴이 있지만, 국내 팀블로그는 별도의 툴을 사용해 커스터마이징했습니다. 이미지와 동영상을 많이 사용합니다.

김상범 : 블로그 운영을 고민하고 있는 기업의 마케터가 있다면 어떤 얘기를 해주고 싶나요.

성경란 : 고객과 대화하는 것은 항상 의미있는 일입니다. 시대의 변화를 읽고, 마케터로서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면 블로그를 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억지로 해서는 안된다고 꼭 말하고 싶어요. 현재 하고 있는 온라인 마케팅으로 충분히 효과를 보고 있고, 또 그 일외에 다른 시간을 도저히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면 하지 말라고 하겠습니다.

또 블로그를 운영해보니 적합한 인재가 해야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마케터이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되는 하나의 업무가 아니라, 내부 직원들 중 블로그를 잘 할 수 있고 의욕이 있는 사람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고 봐요.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이 있지만 억지로 배워서 블로깅을 해야 되는 사람과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은 좀 부족해도 블로그에 관심있고 그 방면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후자의 인물이 블로그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봅니다. 마케터는 코디네이터로서 역할을 하면 좋을 것 같구요.

박안나 : 블로그를 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마케터가 고민해서 운영할 때 팀원들이나 경영진들도 왜 블로그를 하는지 알 게 될 겁니다.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지요. 단지 유행에 휩싸여서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김상범 : 기업에서 운영하는 블로그라면 나름대로 블로그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나 기준이 필요할 텐데, 어떤 지표로 성과관리를 하나요.

박안나 : 그게 참 어려운 부분입니다. 저는 메타블로그에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참여해야 하는 지에 대한 지표가 회사 차원에서 정해져 있는데, 그 지표를 달성하면 성공하는 것이죠. 지금까지는 모두 성공을 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제 신념에 맞는 다양한 기획이 가능한 것이죠. 블로그의 평가는 상당히 중요한 이슈입니다.

성경란 : 블로그 평가의 기준을 만들어 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사용자, RSS, 페이지뷰 등 어떤 걸 기준으로 할 것인지, 고객만족 지수같은 걸 만들어 평가도 받아야 하는데 이런 기준들을 보고하기가 쉽지 않죠. 아직은 초기여서 지표에 대한 부담은 좀 덜한 편이지만, 중요한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김상범 : 긴 시간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끝으로 정리를 해주시죠.

박안나 : 기업은 기본적으로 고객과 소통하고 싶어하잖아요. 블로그마케팅을 하는 과정에서 저는 제가 원하는 타깃과 소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전화, 오프라인 만남 등이 이뤄졌습니다. 콘텐츠를 만들어 고객과 만나는 것은 일상적인 것이죠. 이제 기업들이 그저 블로그를 개설한 것만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때는 지났다고 봅니다. 블로그라는 툴을 활용한 마케팅도 지금은 흔해진 것 같아요. 기업이 운영하는 블로그도 이제 차별화되지 않으면 고객들에게 외면을 받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블로그 마케팅에서 차별화는 정말 어려운 일인데요. 이것은 며느리에게도 가르쳐주지 않으려고 하는 비법일텐데, 절대로 숨길수 없는 진실함과 꾸준함만이 차별화를 이뤄낼 수 있는 요소 같습니다.

성경란 : 사회와 문화가 변하고 트렌드도 변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이런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툴에 앞서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기업이 무엇을 위해서 블로그 마케팅을 하는지 자문해 보고, 우리가 새로운 변화 속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고민했으면 합니다. 이런 고민 속에서 블로그를 통한 마케팅이 유용하다고 생각이 든다면 회사내 재능있는 직원들을 통해서 잘 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해줘야 합니다. 시간과 시스템, 평가 기준도 제시해줘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우리 사회가 ‘소통’이란 관점에서 엄청나게 변했는데, 기업들은 아직 안바뀐 것 같습니다. 제가 블로깅을 운영한 시간이나 기간은 짧았지만 고객에게 먼저 다가 설 수 있었다는 점에서 무척 좋았습니다. 먼저 다가가니 고객들이 비난이나 지적을 해도 애정어린 쓴소리를 해줍니다. 고마운 일이죠. 블로그 컨셉을 잘 잡고, 현명하게 고민하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봅니다. 다만 결과들이 바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꾸준히 해야 됩니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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