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캐스트 ‘꿀꺽’했더니…소화불량 걸린 언론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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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다. 모두들 희망차 보이지만, 언론사닷컴 사정은 달랐나보다. 평온한 웹사이트 화면 뒤편에선 한바탕 전쟁을 치른 모양새다. 1월부터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 ‘뉴스캐스트’가 진원지다.

뉴스캐스트는 언론사닷컴이 네이버 메인화면에서 직접 편집·발행하는 뉴스 서비스다. 36개 언론사가 자사 뉴스를 선택해 올리면 네이버 초기화면 ‘뉴스박스’에 노출되는 방식이다. 네이버 이용자는 초기화면에 노출될 언론사를 직접 선택하면 된다. 따로 지정하지 않으면, 36개 언론사 뉴스가 무작위로 돌아가며 노출된다.

뉴스캐스트는 ‘포털인 네이버가 언론사인 양 편집권을 행사한다’는 비판에 대한 네이버의 대답이다. 언론사더러 직접 뉴스를 고르고 올리라는 얘기다. 이용자가 뉴스를 누르면 해당 언론사 기사 페이지로 직접 이동한다. 이른바 ‘아웃링크’ 방식이다.

뉴스캐스트 이전과 이후 변화는 무엇인가. 네이버는 뉴스 취사·편집권을 내놓았다. 뉴스가 노출되는 공간과 서버만 제공한다. 언론사닷컴은 이전까지는 네이버 뉴스 DB로 기사를 전송하면 끝이었지만, 이젠 뉴스박스에 노출될 기사를 직접 선택하고 노출용 기사 제목도 스스로 달아야 한다. 메인화면에 자주 노출되는만큼 해당 기사를 타고 들어오는 방문자수도 늘어나게 된다. 약간의 번거로움과 수고를 감수하는 대신 트래픽을 가져가는 구조다. 내용과 동떨어진 선정적인 제목으로 클릭을 유도하는, 이른바 ‘낚시질’에 대한 책임도 오롯이 언론사닷컴이 진다.

다시, 새해다. 궁금해진다. 뉴스캐스트 효과는 어떨까.

채 일주일이 지나지 않은데다 중간에 휴일도 끼어 있었음에도, 뉴스캐스트 후폭풍은 벌써부터 심상찮다. 각 언론사닷컴마다 네이버 뉴스박스를 타고 흘러들어온 방문자수를 감당하지 못해 허둥대는 모습이다. 어느 정도의 트래픽 증가는 예상했겠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 밖이었나보다.

예컨대 미디어 비평 전문 A 언론사는 뉴스캐스트 서비스 첫날 트래픽이 평소보다 7배나 늘었다. 고정 노출이 아닌, 무작위 노출 방식이라 이 정도의 방문자 폭주까진 예상하지 못했단다. 문제는 짧은 시간에 방문자가 몰리는 ‘순간 트래픽’이다. 실제로 A 사이트는 평소 하루 방문량이 1시간만에 몰리는 ‘트래픽 폭탄’을 맞기도 했다. 십중팔구 서버는 녹다운된다. A 사이트는 부랴부랴 임시 서버를 추가했지만, 방문객은 하루종일 기사를 열어보기도 쉽지 않았다. “저가 서버 업체들이 대거 망하는 바람에, 1천만원짜리 서버를 증설해야 할 형편”이라는 게 A 사이트 관계자의 설명이다.

IT전문 인터넷신문인 B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B 사이트는 뉴스박스 기사를 눌렀을 때 뜨는 화면을 자사 뉴스 페이지가 아닌, 네이버 뉴스 페이지로 임시로 바꿨다. 쏟아지는 ‘트래픽 폭탄’을 감당하지 못해 긴급 처방을 내린 것이다. 앞서 전쟁을 치른 A 사이트를 포함해, C일보 등 일부 언론사닷컴이 새해 벽두부터 이같은 임시 처방을 내렸다. 뉴스캐스트 서비스 초기, 메이저 언론사는 2~3배, 중소규모 인터넷 매체는 3~10배 가까이 트래픽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언론사닷컴에선 어떤 이득이 있는 것일까. 인터넷 뉴스사이트 입장에서 트래픽은 곧 돈이다. 이건 지금까지 의심 없는 공식이었다. 방문객과 페이지뷰가 늘어나면 자연스레 많은 광고를 더 쉽게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나 경기는 곤두박질치고 광고주들은 지갑을 닫고 있다. 언론사닷컴은 웹사이트 유지·관리에 들이는 비용보다 트래픽으로 거둬들이는 이득이 많이야 장사가 된다. 뉴스캐스트가 과연 이문을 남겨줄까. 의문이다.

뉴스캐스트는 제목을 누르면 해당 기사 페이지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언론사닷컴 전체 트래픽은 늘겠지만, 초기화면 방문객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 언론사닷컴 입장에선 가장 몸값이 높은 초기화면 광고 유치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문제는 또 있다. 뉴스캐스트 참여 언론사라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개 트래픽이 함께 증가한다. 트래픽 총량은 늘어나더라도, 개별 언론사 방문 순위가 순식간에 뒤집히진 않는다. 더구나 광고업계 현실을 아는 이라면, 광고 배정이 단순히 트래픽 기준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쯤은 다 안다. 겉으로 드러나는 지표 뒤에 숨은 복잡한 이해관계를 외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많이 본 풍경 아닌가. 네이버가 주요 언론사닷컴의 요구를 받아들여 ‘아웃링크’ 방식으로 기사를 노출시켰을 때 말이다. 결과는 어땠는가. 트래픽은 늘었지만, 언론사닷컴이 그만큼 수익을 가져갔는지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 있다.

더구나 뉴스캐스트는 기사 아웃링크 정책보다 파괴력이 크다. 네이버 메인화면에 직접 노출되기 때문이다. 당장 며칠동안이나마 그 위력을 유감 없이 보여주는 모양새다. 언론사닷컴도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하지만 언론사닷컴은 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앞서 말한 A 사이트는 올해 웹사이트 관리 비용이 지난해보다 7배 정도 늘어날 걸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고 뉴스캐스트 참여를 포기할 수도 없다. 치열한 경쟁에서 나 홀로 유유자적하려면 적잖은 용기가 필요하다. “종이값 아깝다고 정기구독자를 포기할 순 없는 노릇 아닌가.” 뉴스캐스트에 참여하는 언론사닷컴 소속 한 기자의 푸념은 2009년 언론사닷컴의 현 상태를 정확히 대변한다. 뉴스캐스트를 삼키긴 했는데, 아직은 소화불량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