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ogin
  • rss
RSS 구독
뉴스레터
현직 판사들 “우리도 SNS 표현의 자유 보장받고파”
by 정보라 | 2012. 02. 12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정치·사회에 관한 기사나 그에 대한 의견을 올려도 되나요?”

판사들도 하나부터 열까지 짚어주는 ‘애정남’을 필요로 할 때가 있었다. 위 질문은 IT 관련 이슈를 연구하는 판사들의 모임인 사법정보화연구회가 소속 판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이용 현황 설문조사에서 한 판사가 애정남에게 묻고 싶은 것으로 꼽은 내용이다.

사법정보화연구회는 SNS에 대한 판사들의 고민을 공개하고 외부의 조언을 구하는 심포지움 ‘법원, 법관 그리고 소셜네트워크’를 2월10일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열었다. 사법정보화연구회는 지난해 6월 SNS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으며, 11월 자체 세미나를 개최했다.

법원, 법관 그리고 소셜네트워크 토론회

토론회 사회를 맡은 강민구 부장판사는 “SNS에 대해 판사도 서툴고 모르는 게 많아 이 자리를 통해서 충분한 정보와 자료를 얻고 법원 외부에서 판사에게 보내는 충고를 듣고자 자리를 마련했다”라며 판사들이 SNS를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회에는 노동일 경희대학교 법과대학 교수와 류제성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 이범준 경향신문 기자, 이상원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소속 변호사가 참가했다.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는 법관의 SNS 사용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지난해 11월29일 밝혔다. 일부 판사가 SNS에 정부를 꼬집는 글을 쓴 게 불씨였다. 불씨는 최은배 인천지방법원 부장판사와 서기호 서울북부지방법원 부장판사, 이정렬 창원지방법원 부장판사 등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SNS 검열 전담팀 ‘뉴미디어심의팀’ 신설, 한미FTA 이행법안 날치기 통과를 두고 자기 의견을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게재하며 지펴졌다.

이를 두고 판사가 SNS를 사용하는 게 적절한가, 그리고 정부 비판 발언을 해도 되는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그렇다면 판사들은 SNS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것일까.

토론 참석자들은 “SNS는 공적 공간으로 봐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노동일 교수는 “SNS는 기본적으로 미디어이며 일기장과 같은 것으로 생각하면 오해”라고 말했다. 특히 트위터는 친구 관계와 관심글 표시, 이용자가 쓴 글(트윗)이 공개되고 검색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에반 윌리엄스 트위터 공동창업자는 트위터를 처음부터 미디어로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SNS 이용자는 SNS의 실제 성격보다 훨씬 더 사적인 공간으로 인식하는데 SNS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공적이고 공개적이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이 발언은 판사들이 SNS의 사용법을 제대로 숙지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연결됐다. “나경원 전 의원 사례처럼 사용하는 법을 모르면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라며 “우리 사회와 문화, 법관의 특성을 고려한 가인드라인을 제정할 때가 됐다”라고 노동일 교수는 말했다.

나경원 전 의원(@nakw)은 10.26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트위터에서 자기가 쓴 글을 마치 다른 이의 글인 마냥 인용했다. “정말 저 친구들이 의원님 좋아하는 거 같아 보여요. 지지합니다”, “이거 정말 감동인데요”, “귀여우세요”라고 자기 트윗에 대해 RT한 게 온 국민은 물론 세계에 공개됐다. 트위터는 기본적으로 모든 글과 이용자를 공개한다. 이용자가 자기 계정을 비공개로 설정해도 자기 트윗이 퍼지는 것을 막을 순 없다.

나경원 트위터

SNS는 공적 공간이라는 점 외에 목적성이 뚜렷한 곳이라는 특징도 있다. 류제성 변호사는 “SNS에 글을 쓴다는 것은 당연히 공개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자기의 주장을 알리고 싶은 목적이 있다”라며 법관인 판사가 SNS를 쓸 때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개되고 검색 가능한 곳에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자기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의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말이다.

그렇다면 판사들이 SNS를 사용해도 되는 것일까. 현직 판사인 강민구 판사는 “(판사가) 새로운 문물인 SNS를 외면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발 더 나아가 판사도 일반 국민과 마찬가지로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류제성 변호사는 “SNS가 공적 영역이라고 하여 규제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며, 공적 영역에 대한 표현의 자유는 더 강하게 보호를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SNS를 검열하려는 정부와 판사가 SNS에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비판하는 주장을 비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범준 기자는 “판사에게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있다”라며 “종교의 중립성이 종교를 갖지 말라는 게 아니라 어떤 종교도 가질 수 있다는 뜻인 것처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또한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강민구 판사 또한 영화 ‘부러진 화살’이 몰고온 논란을 예로 들어 판사들이 SNS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2500명 판사가 SNS를 지금쯤 다 하고 있었다면 SNS에 판사 1명이 친구 100명이 있어서 설득했다면 25만명이 알게 되고 25만명이 정보를 알렸다면 2500만이 금방 알게 됐을 텐데”라며 판사들이 SNS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않은 점을 안타까워했다.

판사는 SNS 이용에 대해 제한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상원 교수는 “법관의 SNS 사용을 기본권으로 보장해야 한다”라면서도 “법관은 일반인과 다르므로 가급적 개인의 신념을 말하지 않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이현 변호사는 “법관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외부에 입장 표명하는 것은 일반 공무원보다 더 엄격한 제재가 따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SNS 사용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연결되는 주장이다. 판사는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SNS에 대해서는 이용권을 제한받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날 토론회에는 최은배 판사가 청중으로 참석했다. 최은배 판사는 “법관의 SNS 가이드라인을 규정화하고 법규로 만들며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면 헌법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라며 “SNS에서의 규제의 문제나 가이드라인보다 법관 윤리강령의 적절한 해석”이 바람직하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판사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SNS 문제로 치환하여 규제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중앙기관 행정책임자로 있는 어떤 사람이 ‘공무원은 영혼이 없어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영혼이 없어야 하는 게 정치적 중립성을 말한다면 폭압적인 정권에서 판사가 신하와 같은 존재가 되는 참혹한 결과를 나을 수 있다는 점을 말하겠습니다.”

한편, 청중에선 판사들의 SNS 가이드라인 제정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치규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교육분과위원회 부위원장은 “여의도 정가에서는 판사들이 SNS를 통해서 정치 행위를 한다고 본다”라며 “정치하고 싶으면 법복을 벗고 나오고 SNS 가이드라인 제정은 꼭 해야 한다”라고 의견을 제기했다.

사법정보화연구회는 SNS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며, e메일 scourtintel@gmail.com로 아래 사항에 조언도 구하고 있다.

<판사들이 ‘애정남’에게 묻고 싶은 SNS 사용법>

  •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변호사가 관련 사건의 소송대리인이 됐는데 친구맺기를 요청해 거절해야 하는지 고민한 일이 있습니다.
  • 제 게시글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비판적인 댓글을 반복적으로 다는 사람을 차단하고 싶은 욕구가 가끔 생깁니다.
  • 최근 친구를 맺은 후배가 정치적인 의견을 상당히 많이 올리고, 후배의 지인을 보면 같은 의견을 가진 변호사나 시민운동가가 상당히 많아보입니다. 제가 글을 쓰면 이 후배를 통해 남에게 포스팅될까 고민이 듭니다.
  • 법원의 높은 분 또는 부장이 친구 요청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수락하면 제 SNS 생활이 노출될 것이고 무시하면 섭섭하게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 페이스북 친구나 트위터 팔로워 관계에 있는 변호사가 자기 사건을 선임하면 다른 판사들은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회피, 재배당, 그냥 진행)
  • 학교나 연수원 동기인 변호사와 페이스북 친구를 맺었는데 법정에서 만나게 되면 사건 계류 중에는 그 변호사와 SNS에서 어느 정도 관계를 유지하는 게 사회통념상 용인될까요.
  • 평소 SNS에 글을 올리는 것은 극도로 자제하고 직무와 관련한 일은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데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에 글은 몇 번 쓴 일이 있습니다. 그 그룹의 한 회원이 특정 사건에 대한 견해를 물어와 고민하다 결국 판결문을 면밀히 읽고 그 내용을 해석해주는 식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 근무 법원과 부서를 프로필에 올리는 게 적절할까요.

 파이핑하기       싸이월드 공감 
인쇄 인쇄
, , , , , , , ,
http://www.bloter.net/archives/95935/trackback
인터넷, SNS, 전자책, 디지털 문화, 소셜게임, 개인용 SW를 담당합니다. e메일: borashow@bloter.net. 트위터: @borashow
0 Responses to "현직 판사들 “우리도 SNS 표현의 자유 보장받고파”"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



[블로터닷넷이 댓글을 받지 않는 이유]

[6/11~7/11] “소셜MBA 2기” 소셜미디어마케팅 MBA 과정
[5/29] 페이스북 페이지의 모든 것
[5/31] 워드프레스 심화 과정! (중급)
[6/13][6/27] 페이스북 페이지를 위한 앱(App) 제작 실습
[6/14] 워드프레스로 나만의 홈페이지 만들기 (하루만에!)
[특강 6/18] 오픈소스 기반의 ‘전자정부 표준 프레임워크’ 특강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