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자바 생태계, 우리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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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바람이 쌀쌀했던 2월18일 토요일 아침, 자바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코엑스에 모인 이들이 있다. 약 2천명에 달하는 자바 관계자들이 추위 따위는 무섭지 않다는 듯이 코엑스 그랜드볼룸 행사장을 찾았다.

“올바른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자바개발자와 나누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김병곤 한국자바개발자협의회(JCO) 회장의 개회사로 행사가 시작됐다. 이날 김병곤 회장은 지난해부터 유료로 진행된 행사에도 불구하고 전년에 비해 더 많은 인원이 참석해서 고맙다는 말은 청중들에게 전하면서, 오늘날의 개발자들이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약 8개월 만에 다시 열린 이번 ‘제12회 2012 한국 자바 개발자 컨퍼런스’는 ‘플랫폼과 생태계’를 주제로 진행됐다. 그래서인지 김병곤 회장의 개회사는 ‘플랫폼과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개발자들이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해 볼 때’라는 내용이 주를 이었다.

개발 플랫폼이 주목받으면서, 사회 각 부문에서 개발자들을 찾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미리 준비해고 대비하라는 뜻이였다. 김병곤 회장은 그동안 개발 환경이 기업 중심이었다면, 올해부터는 개발자 중심으로 환경이 움직이고 있으니, 이 과정에서 각 개발자들의 목소리를 드높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둡 같은 플랫폼을 고민하는 개발자가 부족한 것에 대한 아쉬움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JCO는 사전등록을 받으면서 간단한 설문을 통해 이날 행사에 참여한 관계자들의 출신과 관심사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번 행사에는 웹 개발자와 학생이 주로 많이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버와 모바일 분야에 관심 있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 반면 하둡, 플랫폼, 프레임워크, 클라우드, 자바스크립트 쪽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회사에 이어 황서종 행정안전부 정보화전략실 국장, 조성갑 한국IT전문가협회 회장의 간략한 축사가 이어졌다. 이들 모두 커뮤니티가 앞으로의 국내 개발 환경의 미래라며, 이런 행사가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행사의 본격적인 막은 김태열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팀장과 최윤석 한국오라클 전무가 각각 기조연설로 시작됐다.

김태열 팀장은 ‘공개 소프트웨어 활성화 정책’에 대해 발표를 했다. 김태열 팀장은 공개SW에 대한 제대로 된 정의부터 이해하고 넘어가야 된다는 말로 기조연설의 말문을 열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개SW의 반의어로 상용SW를 사용하고 있는데, 공개SW의 반의어는 비공개SW이며, 비공개SW는 소스코드를 볼 수 없기 때문에 남이 가져다가 함부로 개발할 수 없는 SW입니다.”

상용SW는 공개(오픈소스)SW, 비공개(클로즈드)SW로 나뉘며,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공개SW의 반의어는 비공개SW라고 지적한 것이다. 상용SW의 소스코드 공개 여부에 따라서 의미가 달라진다고 그는 설명했다.

김태열 팀장은 세 가지를 강조했는다. ‘공개SW를 많이 쓰자’, ‘이왕이면 국내 업체들이 개발한 공개SW를 사용하자’, ‘라이선스에 적법하게 사용하자’였다. 그는 공개SW를 정부 관계자들이 받아들이기까지 약 5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공개SW가 무엇인지, 국가 정책에 있어 공개SW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득하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면서, 요즘과 같아 많이 커뮤니티들이 활동을 하고,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공개SW 기반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구축하겠다고 나서는 모습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들이 공개SW를 사용하기 시작했으니, 이왕이면 국내 업체들이 진행한 공개SW를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공개SW를 무단으로 가져다 쓰지 말고, 사용했으면 소스코드를 공개해서 라이선스에 맞게 사용하자고 주장했다.

이번 자바 개발자 컨퍼런스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서운함에에 대해서도 잠시 언급했다. JCO가 행사 초대글에 “오늘날 커뮤니티가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커뮤니티의 관심이 없다”라는 말이 뼈아프게 다가왔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SW 중 특히 공개SW에는 관심이 많다”라며 “2003년부터 이번 행사를 비롯해 각종 커뮤니티를 지원하고 있으며, 오늘 여기 모인 많은 개발자들이 정부 사업에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최윤석 오라클 전무는 개발자들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그는 ‘기술 변화의 중심에 서라’라는 내용으로 앞으로 개발자들이 주목해야 할 산업에는 무엇이 있는지, 어떤 개발 플랫폼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다양한 그래프와 그림으로 전달해 많은 개발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최 전무는 “요즘 돌잡이에 마우스를 올리면 ‘무슨 만행이냐’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 세태가 너무 슬프다”라는 농담을 던져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그는 지난 연말 태블릿과 스마트폰 출하량이 PC를 넘어선게 개발자들이 주목해야 할 부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PC환경 중심에서 개발이 이뤄졌다”라면 “이제는 모바일과 태블릿으로 개발환경이 넘어왔다”라고 말했다. IDC와 잡트랙터라는 해외 기관들의 통계와 리서치 결과를 인용해 발표해가면서 그의 주장에 신빙성을 얹었다. “JOB트랙터라는 곳에서 2012년 사람들의 취업 욕구를 분석해본 결과 약 1만7836명에 달하는 개발자들이 PHP, 오브젝티브C, 자바(안드로이드) 분야를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앞으로 개발자들은 이 부문 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빅데이터 관련한 내용도 빠지지 않았다. 국내에선 요즘 하둡 개발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이란 말이 나오고 있는데, 이 상황 역시 해외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그는 취업정보를 검색엔진 인디드의 자료를 인용해 “2012년 2월7일 기준 자료를 살펴보면 하둡, 몽고DB, 카산드라 쪽을 파고드는 개발자들을 원하는 기업들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라며 “이 쪽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서둘러서 공부하면 나중에 대박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윤석 상무는 시종일관 개발자들에게 뼈와 살이 될만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무덤에서 유령처럼 나오는 그림을 인용해 “자신이 죽어가고 있는, 죽음에서 겨우 살아난, 지금은 사용자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심비안 같은 운영체제를 공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라”라며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도 개발자에게 중요한 역량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킨들파이어와 관련된 흥미로운 분석도 제시했는데, 킨들파이어가 갤럭시탭 출하량을 빠른 속도로 따라잡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개발자들이 킨들파이어를 대할 때 눈여겨 봐야 할 부문이 있다고 당부했다. IDC 자료에 따르면 킨들파이어 사용자 대부분은 ‘읽기’ 능력에 충실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앱을 개발해야 한다고 설명한 것이다. 괜히 다른 태블릿과 킨들파이어를 동일시 여겨 사용자를 외면하는 앱을 개발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날 이를 반영한 7개의 트랙과 33개의 세션이 자바 개발자와 예비 자바 개발자를 맞이했다. 빅데이터와 관련된 요즘 트렌드를 반영해서인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모바일 관련 주제 대신 하둡 관련 주제가 부쩍 늘어난 모습이다. 실제로 현장에서 배우면서 작업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버를 활용한 서비스 개발실습’과 현재 개발자들의 현실에 대해서 패널들이 토론하는 자리, 여성개발자모임커 커뮤니티가 주도하는 ‘여성개발자의 수다, 엿듣고 싶은 그들만의 특별한 이야기’ 같은 다채로운 세션이 준비됐다.

이날 1시부터 1시50분까지 진행된 세션에서는 박재성 자바지기 운영자의 ‘지속적인 개발, 빌드, 배포’관련한 세션이 인기를 끌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 서서 강연을 듣는 사람도 있었다. ‘아파치 하둡으로 구현하는 빅데이터 기술 완벽해부’ 행사도 좌중의 인기를 샀다. 바닥에 앉아 김병곤 회장의 강연을 듣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지난해 이어 올해도 한국 자바 개발자 컨퍼런스 강연에 나선 강승준 개발자의 ‘성공하는 개발자를 위한 아키텍처 요구사항 분석 방법’, 김민재 개발자의 ‘쓸모 있는 소프트웨어 작성을 위한 설계 원칙’도 많은 자바 개발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강연과 다음 강연 사이의 쉬는 시간은 10분. 참가자들이 행사를 여유 있게 관람하는 시간이다. 점심 먹으러 다녀오는 사이에 강의실이 다 찰까봐 도시락을 준비한 참가자부터, 마이크로소프트가 준비한 키넥트 부스에서 신나게 권투를 즐기는 참가자까지 제각각 행사를 즐겼다.

참가자들 못지 않게 강연자들도 바빴다. 강연자들이 분주히 발표를 준비하는 VIP룸에서는 예행연습이 수시로 진행됐다. 이번이 첫 자바 개발자 컨퍼런스 참석이자 첫 발표라는 이연희 충남대학교 박사과정은 “열심히 발표 연습을 해야 떨지 않기 때문에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하둡 기반의 규모 확장성 있는 트래픽 분석도구’에 대한 강연을 준비중으로 하둡을 가지고 트래픽을 분석해서 좀 더 원활한 성능을 낼 수 있는 모듈을 발표했다.

개발자와 개발자들이 만나서인지 서로 신중하게 자신들이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는 강연자 모습도 행사장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솔트룩스의 트루스토리와 그루터가 소셜분석 사이트인 ‘씨날’의 서비스가 어떻게 다른지 얘기 나누는 사람도 보였다.

이번 자바 개발자 행사에서는 지난해와 달리 인기 가수의 공연을 볼 수 없었다. 지난해 달샤벳 공연에 개발자들의 호응이 너무 없어서, 아예 연예인 관련 행사를 준비하지 않았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JCO 운영진들 사이에서 전해졌다. “지난해 다들 카메라만 들고 공연만 관람했잖아요. 그래서 연예인들이 IT관련 행사에 안오려고 해요. 슬픈 현실이죠.”

이번 한국 자바 개발자 컨퍼런스 발표자료는 2월22일부터 행사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이날 대한민국SW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한국IT전문가협회와 JCO가 업무 협약을 맺었다.

▲NHN이 내년 개교를 앞둔 소프트웨어 인력양성 교육기관인 NEXT 학생 모집을 받고 있다.

▲클라우드 서버를 활용한 서비스 개발 실습 현장

▲’아파치 하둡과 애저의 만남’에 대해서 강연중인 김명신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 및 플랫폼 총괄 부장

▲자바까페 커뮤니티의 ‘섹시한 개발자 되기 2.0beta’를 듣기 위해 바닥에 앉아 듣기를 마다하지 않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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