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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마존 링크 건 전자책 ‘판매금지’

2012.03.01

애플이 전자책 시장에서 지금의 영향력을 유지하길 빌어야겠다. 애플은 최근 아이북스 스토어에서 판매하려는 한 작가의 전자책 승인을 거절했다. 아마존 링크가 너무 많다는 게 이유였다.

‘보랏빛 소가 온다’, ‘린치핀’으로 유명한 세스 고딘은 애플 아이북스 스토어에 최신작 ‘꿈 훔치기 그만'(Sop Stealing Dreams)이라는 책을 판매하려고 했다. 애플은 앱스토어의 승인 시스템을 아이북스 스토어에도 적용해, 전자책을 팔려면 승인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세스 고딘의 책은 판매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세스 고딘

▲애플이 아이북스 스토어 판매를 거절한 세스 고딘의 책

세스 고딘은 당시 애플이 e메일에 적은 승인 거절 사유를 2월28일 공개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마존 스토어로 가는 링크가 여럿 있다” 세스 고딘은 책 속에서 참고할 만한 자료를 언급했다. 그 가운데 책도 포함됐는데 세스 고딘은 해당 책을 판매하는 아마존 웹페이지를 삽입했다. 이게 바로 애플이 문제로 삼은 대목이다.

국내 사례로만 봐도 애플이 그동안 전자책 시장을 끌어안기 위해 시도한 노력은 눈물겹다. 국내 전자책 서점들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앱을 출시하려 할 때 애플의 결제 시스템을 통하지 않고는 전자책을 팔지 못하게 했다. 그렇다고 해당 서점의 웹사이트를 표시하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다.

애플은 ‘전자책을 사려면 웹사이트를 방문하세요’라는 문구를 앱 안에 표시하는 것조차 막았다. 게다가 다른 모바일 플랫폼을 언급하면 거절한다는 가이드라인 조항까지 마련했다. 자기 단말기에서 전자책을 보려면 자사의 유통 플랫폼인 아이북스 스토어를 통하라는 이야기인데, 그렇다고 아이북스 스토어를 한국에 연 것도 아니다. 지금도 애플코리아는 이에 대해 답변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애플은 자사의 유통 플랫폼으로 들어오려는 책에서도 특유의 깐깐함을 드러냈다. 세스 고딘이 참고 서적을 언급하며 해당 종이책에 대한 링크로 아마존 스토어를 연결한 게 영 거슬렸던 모양이다.

이를 두고 세스 고딘은 이렇게 꼬집었다. “유튜브가 비메오를 홍보하는 비디오를 차단할 수 있을까요? 빙은 구글 독스 링크로 향하는 링크를 거절해야 할까요? 컴캐스트 케이블 박스가 CBS를 제한하면 어떨까요?”

우리 식으로 표현하자면 네이버는 구글이나 다음에서 검색 결과로 자사의 블로그 링크가 보이지 않게 막아야 하냐는 이야기다. 더 과장해서 말하면 네이버 뉴스팀은 다음을 언급한 기사를 받지 않고, 다음도 마찬가지로 차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한 셈이다.

세스 고딘은 ‘검열’이라는 단어도 사용했다. 서점이 자기네가 파는 책에 대해서 검열하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될까. 앱 승인 절차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단어이다.

어느날 애플이 국내에도 아이북스 스토어를 열었을 때, 출판사와 작가는 자기 전자책에 애플 이외의 서점은 언급조차 하면 안 되고, 아이튠스가 아닌 음악 서비스의 링크를 포함한 책은 팔 수 없게 되지 않을까. 세스 고딘의 사례를 보니 삼성전자의 리더스허브를 소개하는 문구가 한 줄 있는 책은 죄다 거절당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과장된 게 아닐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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