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뛰는SW]⑮하늘을 나는 펭귄 꿈꾸는 김상배 나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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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해서 3년간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다. 생존이 첫번째 목표였다면 그 다음은 미래를 위한 준비였다. 올해는 그 결과물들을 하나씩 선보이게 될 것 같다.”

김상배 나모인터랙티브 대표는 그간의 소회를 이렇게 풀어놓았다. 이제 비상을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의 결과물들이 어느 정도 완성됐다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1995년 12월 7일과 2007년 11월 15일.

나모인터랙티브에는 두 개의 생일이 있다. 하나는 나모인터랙티브가 처음 만들어진 날이고 나머지는 기업분할 후 또 다른 창업일이다. 나모인터랙티브는 2007년 11월 15일 세중나모에서 기업 분할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꾸리고 있다. 제품들은 여전하지만 정작 그 제품들을 만들고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들은 대거 물갈이가 된 셈이다.

김상배 대표는 2003년 처음 나모인터랙티브를 인수했던 세중나모에 기술총책임자(CTO)로 합류했고 2005년부터 대표를 맡았다. 그 후 2007년 말 소프트웨어 패키지 인력들과 함께 허허벌판인 시장으로 다시 나왔다. 그는 “5천만원 갖고 65명을 데리고 나왔다”고 했다. 담담한 말이었지만 그 당시 앞이 보이지 않는 말 그대로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였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동안 조금은 조용히 지내신 것 같다는 인사말을 전하자 김상배 대표는 “어려운 상황에서 살아 남는 것이 1차 목표였다. 이름만 ‘나모’였지 미래가 정말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인터넷 게임이나 바이오 분야, 전자 부품 분야에는 투자가들이 흔쾌히 투자를 하지만 소프트웨어 분야는 절대 안한다. 다행히 은행권에서 투자를 결정해 준 덕분에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올해를 잘 넘기면 될 것 같다. 변화의 시점이다”라고밝혔다.

그가 밝힌 변화의 시점은 무엇일까?

김 대표는 “HTML5와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이라는 두개의 키워드를 꼽았다. 물론 이런 흐름 속에서 나모가 꺼내든 카드는 여전히 자신들의 장기인 저작 툴 분야다. 나모는 독립 후 일반 사용자 중심의 나모 웹에디터보다는 기업 시장을 겨냥한 에디터 분야에 집중해 왔다. 또 지난 2011년 4월 경에는 전자책 에디터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웹 저작도구를 만들었던 이들이 HTML5를 강조하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HTML5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웹 브라우저를 만드는 회사들마다 각기 다른 엔진을 사용하면서 웹 개발자들이 많은 고생을 하고 있는 현실의 문제가 있었고, 또 풍부한 경험을 보여주려는 기능들이 특정 벤더 회사에 종속되는 우려를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특히 멀티미디어를 다루는 분야에서 관련 기술들을 표준화시켜서 특정 벤더가 시장을 독식하지 못하도록 표준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도 한몫을 했다.

HTML5가 좀더 세간의 관심을 받은 이유는 애플과 구글 등이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겠다고 선언한 이후였다. 애플과 구글은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도 동시에 HTML5를 자사의 브라우저에서 적극 지원하기 시작했다. 물론 여전히 HTML5가 완전히 표준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김상배 대표는 바로 이러한 시장의 변화에 나모인터랙티브가 적극 대응하면서 다시 한번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는 “HTML5가 지향하는 바는 단순하다. 브라우저 하나만 가지고 모든 디바이스에 대응할수 있다는 것이다. 브라우저가 다양한 운영체제 위에 올라간 것이다. OS 위의 OS가 브라우저인 셈이다. 당연히 이 분야에 주목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는 사용자에게 다가가는 접근 방식의 변화이면서 동시에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서 나모인터랙티브가 선택한 방식이다. 기업 내부에 필요한 혹은 개인들이 사용하려는 툴을 클라우드 기반의 SaaS(Software as a Service) 형태로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시작은 나모를 지금까지 생존케 했던 기업 고객들을 겨냥한 프라이빗 클라우드다. 기업들도 클라이언트 서버 구조에서 웹 기반으로 IT 인프라를 서서히 교체하면서 다양한 웹 기반 저작도구에 대한 요구가 있어 왔고 나모는 이런 고객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이 시장에 집중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관리 포인트를 단순화 시키면서 관리의 효율성을 꾀하겠다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부각되면서 나모는 이런 흐름에 적용 가능한 제품군을 개발해 온 것.

김상배 대표는 “우선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6월 경 이를 선보일 계획이다. 기업 내부에 흩어진 IT 자원들을 중앙 집중화시키고 있는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하반기에는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의 SaaS도 선보이면서 전세계 개인 시장에도 도전해 볼 계획이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가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는 분명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물론 이런 희망이 그들의 바람대로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그렇지만 김상배 대표와 2007년 말 힘든 결정 속에서 나모인터랙티브라는 회사에 합류한 많은 동료들이 또 한번의 신화에 도전할 수 있는 바탕이 되는 큰 흐름의 변화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3년간 생존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그들 앞에 새로운 변화의 물결은 도전해봄직한 기회가 될 것은 자명해 보인다.

그의 비유가 슬프고도 재밌다. 그는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모습을 보면 펭귄 같다. 펭귄이 남극이라는 곳에 생존하기 위해 그런 모습을 하고 있는 것처럼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척박한 국내 상황에서 날고 싶다는 꿈을 꾸면서도 정작 날개가 없는 펭귄으로 살아왔다. 근데 힘겨운 시장을 이겨내고 이제 날개가 돋는 업체도 있다. 저희도 이제 날개가 나고 있는 것 같다. 힘차게 비상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상배 나모 대표와 나눈 일문 일답

2007년 11월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다

2007년 말 세중나모에서 기업분할이 되면서 5천만원에 65명을 데리고 나왔다. 그것도 패키지소프트웨어 부문이었다. 돈 되는 부문은 그대로 남겨두고 나왔다. 죽을 지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잘 하면 또 살아날 수 있겠다는 자신도 있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생존이 첫번째 목표였다. 이름만 나모였다. 미래가 없는 상태로 갈 수 없었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렸다. 근데 외부 상황은 좋지 않았다. 소프트웨어에 투자하는 곳이나 사람이 없었다. 지인들 중 벤처캐피털에 있는 이들이 많았다. 그들은 인터넷게임, 바이오, 전자부품 분야에만 투자를 했다. 서로의 상황을 아는데 굳이 요청하고 싶지 않았다. 직원들이 십시일반 주주가 됐다.

생존은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좋은가

생존을 넘어서 미래를 기약하는 시기로 들어서고 있다. 물론 올해를 잘 넘겨야 한다. 생존이 첫 목표였지만 내부적으로 미래를 위한 투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HTML5와 클라우드 컴퓨팅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가 변화할 수 있는 시점이면서 기업들도 같은 상황이라고 본다. 이 두개의 흐름 위에 얼마나 잘 올라가서 사업을 띄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클라우드를 보니 개념 상으로는 예전처럼 중앙에서 모든 것들을 제어하면서 관리를 단순화시키겠다는 것이다.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기반의 개방형 시대로 넘어왔지만 관리 포인트의 증가라는 문제에 직면했다. 관리 포인트가 커진 다는 건 그만큼 보안의 위협도 증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이제 전사적으로 흩어져 있던 IT 자원과 인력들을 통합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는 제품군을 미리 미리 준비해 왔다.

HTML5와 클라우드가 나모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이점을 줄 것으로 보는가

우선 클라우드를 살펴보면 대기업들은 퍼블릭 클라우드를 선호하지 않는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한다. 비용 절감과 관리의 단순화다. 우리는 저작 도구 분야에서 잘해 왔다. 콘텐츠 매니지먼트 시스템과 웹사이트 저작 도구는 어느 기업이나 필요로 하고 있다. 또 출판도 마찬가지다. 전자책 도구 등 외형적으로는 달라보이지만 본질은 ‘저작’에 관련된 툴을 필요로 한다. 기업 고객들에게 필요로 하는 걸 클라우드 기반에서 제공될 수있도록 준비했다. 솔루션들을 판매하고 그것이 클라우드 기반에서 또 돌아갈 수 있도록 개선하고 향후 퍼블릭 클라우드까지 가서 개인 시장까지 노려볼 수 있다.

수년 안에 이런 변화들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내는 저작도구보다 더 싼 인건비를 기반으로 한 많은 웹에이전시들이 있지만 시장의 흐름을 외면하지는 못할 것이다. 내부적으로 문제제기도 있었지만 시장의 변화에 몸을 싣고 가자고 설득했다. 웹은 엔지니어링ㄴ 요소와 기술적인 요소, 디자인 요소가 결합된 분야다. 쉽게 보이지만 결코 쉽지가 않다. 누구는 ‘장인의 손길이 가야 한다’는 말도 한다. 어떻게 하면 인력 투입을 최소화함녀서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개발할 수 있을 지 고민이 많았다.

HTML5는 정말 좋은 기회가 된다. 사실 그동안 기업들은 수많은 디바이스가 쏟아지면서 이에 대응하기가 힘겨웠다. 근데 HTML5가 마련되면, 즉 HTML5를 지원하는 웹 브라우저 하나만 있으면 다양한 운영체제 위에 올라가 어떤 디바이스에서도 구동이 가능하다는 것 아닌가. 브라우저가 OS 위의 OS인 셈이다. 브라우저가 자원을 관리하고 애플리케이션도 관리한다. 웹 브라우저가 웹OS인 셈이다. HTML5 스펙이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시간의 문제고 브라우저 개발 업체들이 이를 충분히 앞당겨 구현할 것으로 본다.

2010년에 가트너 발표회에 간 적이 있는데 거기 한 애널리스트가 애플이 플래시를 뺀 첫번째 이유에 대해 전력 소모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사용자들은 배터리가 너무 빨리 소진되면 제조 업체를 욕하지 그 안에서 구동되는 애플리케이션을 욕하지 않는다. 두번째는 두 회사 사이가 안좋다는 거였다. 자존심 싸움일 수 있다.

국내에서 다시 한번 검증을 받고 승자가 되면 해외에 나가서도 충분히 승자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우리가 모든 것들을 다 할 수는 없다. 해외 시장을 진출하기 위해 구글이나 아마존, 세일즈포스닷컴 같은 거대 퍼블릭 클라우드 혹은 그들의 PaaS(Platform as a Service)에 올라타야 한다.

구글과 아마존에 올라탄다는 이야기는 뭔가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고 해외에 나가기 어렵다. 구글의 플랫폼에 우리의 애플리케이션을 어떻게 얹을 수 있을 지 검토하고 만들었다. 물론 다른 PaaS도 마찬가지다. 플랫폼 제휴를 맺겠다. 한국에 사무실을 두고도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

세중나모에서는 모바일 게임 같은 분야에서 성과도 냈다. 모바일에 다시 도전할 생각은 없나

기업 분할을 하고 나왔을 당시에 돈이 없었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줘서 그나마 살아남았다. 패키지 소프트웨어 인력들만 같이 나왔다. 다행이 기업용 웹 에디터 분야에 집중했던 것이 먹혀 여기까지 왔다. 그 고객들이 믿어준 덕분이다. 모바일 분야는 패키지 소프트웨어와 많이 다르고 인력들도 마찬가지다. 아직은 우리가 잘 하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임대형 서비스인 ‘티움’도 했었는데

패키지로만 해서는 쉽지 않아 서비스를 준비했었다. 그런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초기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 서버와 네트워크, 스토리지 같은 것들이다. 티움 고객들이 있는데 서비스 지장 없이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돈을 퍼부어야 하는 분야였다. 잘못 생각한 모델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그런 인프라 기반 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거다.

그동안 어떻게 생존했나

기업 고객들이 믿어줘서 여기까지 왔다. 기업용 웹 에디터 기반으로 사업을 다변화 했던 것이 먹혔다. 교육 시장용 에디터도 있고 다양하다. 우리 저작도구를 사용하는 기업 고객들이 3000여 곳이 있다.

애플이 전자책 관련 저작도구도 내놨다.

애플이 바보가 아닌 이상 공짜로 뿌릴 일은 없을 것으로 봤는데 맞았다. 기기 제조 업체가 뭔가를 공짜로 뿌린다고 할 때는 자신의 기기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다. 애플 기기만 지원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우리는 안드로이드도 시장으로 가면된다. 중소 기업은 기술적으로 포기를 하지 말고 꾸준히 대기업을 추격하다보면 틈새 시장이 있다. 이 과정에서 기술적으로 지속적으로 쫒아가지 않고 포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따라가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최적화 요구가 있을 것이다. 우린 그 틈새를 노리면 된다.

소프트웨어 업계에 오랫동안 몸 담은 소회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보면 날고 싶은데 날 수 없는 ‘펭귄’ 같다. 극지에서 살아남기 위해 펭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지금 우리 모두 겨드랑이가 간질간질하다. 날개가 돋는 것 같다. 이는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노력 못지않게 주변의 환경이 격려 형태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펭귄이 날고 싶은데 다리도 짧고 날개도 크지 않아 날지 못했지만 이제 용기를 가지고 날아볼 생각이다.

어려운 와중에서 미국 법인은 철수하지 않았다

법인을 철수하게 되면 신뢰를 잃게 된다. 좋을 때 왔다가 어렵다고 나가면 누가 신뢰를 하겠나. 법인에게도 니네 먹고 살 건 알아서 챙기라고 했다. 그 인력들이 구글이나 세일즈포스닷컴 같은 곳들과 계속 접촉을 해 왔다. 일본 시장만하더라도 그 고객들은 누가 믿을 만한지 다 알고 있다.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태도가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개인 제품도 여전히 미국에서 꾸준히 팔리고 있다. 이제 새로운 서비스로 다시 한번 찾아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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