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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품은 새 아이패드, 국내선 ‘그림의 떡’

2012.03.08

애플이 4세대 이동통신 LTE를 지원하는 새 아이패드를 발표했다. 그러나 새 아이패드가 국내에 출시되더라도 국내 이용자는 LTE의 빠른 속도를 누릴 수 없을 전망이다. 애플이 버라이즌과 AT&T 등 북미 통신사의 LTE 주파수 대역에 맞춰 LTE 모델을 출시한 탓에 국내 통신사의 LTE 주파수와는 호환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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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공개한 새 아이패드의 세부 사양을 살펴보면, 와이파이와 4G를 동시에 지원하는 모델은 두 가지 LTE 주파수 대역을 지원한다. AT&T 모델의 경우 700MHz와 2.1GHz 대역을 지원하며, 버라이즌 모델은 700MHz LTE만 지원한다.

반면 국내 통신사의 경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800MHz 대역에서, KT는 1.8GHz 대역에서 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새 아이패드가 지원하는 700MHz 및 2.1GHz 대역에서 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통신사는 한 곳도 없다.

지난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2.1GHz 주파수 대역을 확보했지만 아직 설비 구축에 나서지 않았다. 통신사들은 올 하반기부터 투자를 시작해 올 연말이 돼야 신규 주파수 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1.8GHz와 900MHz의 신규 주파수를 확보한 KT는 더 난감한 상황이다.

통신 3사는 새 아이패드의 LTE 규격이 자사의 주파수와 호환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줬다. 특히 KT와 SK텔레콤 등 지금껏 아이패드를 국내에 출시해왔던 통신사들은 새 아이패드의 이와 같은 사양에 적잖게 당황하는 눈치다. 통신사 관계자는 “애플과 협의한 후에 추후에 국내 출시 일정과 LTE 지원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새 아이패드가 지원하는 LTE 주파수 대역과 국내 통신사의 LTE 주파수가 다른 이유는 세계적으로 LTE 서비스가 이제 막 확산되는 단계이기 때문에 표준 주파수가 자리잡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국가별, 통신사별로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에 할당할 수 있는 여유 주파수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로, 3G에서도 초기에 다양한 주파수에서 서비스가 시작됐다가 점차 표준화된 전례가 있다.

애플이 새 아이패드에서 700MHz와 2.1GHz 두 대역을 선택한 것은 기본적으로 AT&T와 버라이즌, 벨, 로저스, 탈러스 등 북미지역을 거점으로 둔 통신사들이 두 대역을 주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동시에 LTE 표준 주파수 경쟁도 염두에 둔 선택으로 분석된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열린 세계전파통신회의(WRC-12)에서는 2.1GHz 대역과 더불어 새롭게 700MHz 대역이 세계 공통의 이동통신용 주파수 대역으로 결정됐다. 새 이동통신용 주파수 대역은 3년 뒤에 열리는 WRC-15 직후 발효될 예정이다.

700MHz의 공통 주파수 발효 시기는 3년이나 남았지만 발효를 이전에도 지금까지 국가별, 통신사별로 각기 다른 주파수를 이용해왔던 LTE 주파수가 700MHz와 2.1GHz 두 주파수 대역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아날로그 방송이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700MHz 대역에서 유휴 주파수가 발생할 예정이지만 이 대역의 활용처를 놓고 방송 업계와 통신 업계가 치열한 힘겨루기를 펼치고 있다. 방통위가 700MHz 전체를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할 계획이었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의 반발로 전체 108MHz 폭 중 40MHz만 용도를 확정하고 나머지 대역의 용도 결정은 내년 이후로 미룬 상황이다.

한편,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애플이 국내 통신사에 LTE 지원 여부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말고 추후 논의를 거쳐 발표하자는 입장을 전해왔다”는 소문도 들린다. 애플은 과거에도 통신사와 협의 중인 내용을 철저히 비밀에 부쳐왔기 때문에 확대해석은 금물이지만, 애플이 국내 통신사의 LTE 서비스를 지원하는 새 아이패드를 출시할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배제할 수 없다.

국내 뿐만 아니라 유럽 등지에서도 많은 통신사들이 800MHz와 1.8GHz, 2.6GHz 등 다양한 주파수 대역에서 LTE 서비스를 시작한 상황이다. 퀄컴 등 통신 반도체 업체에서 다양한 주파수 대역을 하나의 칩으로 통합한 멀티밴드 원-칩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탑재한 월드와이드 LTE 모델을 추가로 출시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그러나 애플이 버라이즌용 CDMA 아이폰을 출시한 전례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각 통신사에 맞춰 다양한 주파수 대역을 제공하는 다른 모델을 출시한 전력이 없다. 국내 LTE 지원 여부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한국이 새 아이패드의 1, 2차 출시 국가에서 모두 배제된 상황에서 새 아이패드가 국내 통신사의 LTE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은 채 국내에 출시될 지, LTE 지원 문제를 해결한 이후에 뒤늦게 출시될 지, 와이파이 버전만 먼저 출시될 지 새 아이패드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의 궁금증이 커져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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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터닷넷 기자. 모바일의 시대에 모두 다 함께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꿉니다. / 모바일, 스마트폰, 통신, 소통 / 따뜻한 시선으로 IT 세상의 곳곳을 '줌~인'하겠습니다. ezoomin@bloter.net / 트위터 @ezoo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