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국내 최대 게임쇼인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가 진행됩니다. 다음달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펼쳐지는 지스타를 만나보기 전,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드립니다. <편집자 주>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위상이 '지스타 2021'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까. 카카오게임즈가 지스타 2021의 메인스폰서로 참가하는 가운데 크래프톤, 그라비티, 시프트업, 엔젤게임즈, 프록시마 베타(텐센트 자회사) 등이 대형부스로 BTC관에 둥지를 튼다. 

다만 올해는 넥슨, 넷마블 등 게임업계 대형 기업들은 물론 게임빌, 컴투스, 펄어비스 등 중견기업들까지 BTC관에 부스를 차리지 않는다. 3N(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이 모두 지스타에 불참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17년부터 인디게임 및 중소기업 지원에 집중했던 엔씨소프트는 올해도 BTC관에서 찾아볼 수 없고, 지난해 메인스폰서로 참가했던 위메이드의 경우 장현국 대표의 '미디어 간담회'만 진행할 계획이다. 

지스타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전시회 참가사 신청 결과 총 1221부스(BTC관 908부스·BTB관 313부스)로 꾸려질 예정이다. 예년 대비 부스 및 참가사 수는 절반 가량 줄었는데, 참가신청 기간 재확산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3N 대신 2K 본다
올해 지스타의 가장 큰 특징은 '세대 교체'다.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를 제치고 양대 앱 마켓 매출 1위에 오른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을 발판 삼아 메인스폰서로 참가한 '카카오게임즈'와 '플레이어 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에 이어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이하 뉴 스테이트)를 준비중인 '크래프톤'이 주요 참가사로 조명받고 있다. 

▲ (사진=카카오게임즈, 편집=채성오 기자)
▲ (사진=카카오게임즈, 편집=채성오 기자)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오딘: 발할라 라이징'에 이어 지난 9월 '월드플리퍼'를 출시했고 넵튠 자회사 님블뉴런의 '이터널 리턴'을 서비스하는 등 올 하반기 라인업을 대폭 확대했다. 일본에서 대히트를 기록한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의 한국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뉴 스테이트 마케팅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뉴 스테이트는 펍지스튜디오가 배그 IP를 계승해 개발중인 신작으로, 글로벌 사전예약만 4000만명을 돌파한 상태다. 배그와 배그 모바일로 글로벌 시장에 존재감을 입증했던 크래프톤은 뉴 스테이트를 통해 관련 IP를 확대하는 한편 전 세계 유저들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오는 21일 뉴 스테이트 쇼케이스를 통해 지스타 개막 전 관련 게임 정보를 미리 전달할 예정이다.

2K가 지스타 준비에 한창인 것과 달리 3N은 신작 준비에 몰두할 예정이다. 

역대 지스타 최대 참가사로 자리매김했던 넥슨은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재정비에 돌입한다. 올 들어 '코노스바 모바일: 판타스틱 데이즈' 외에 신작이 없었던 넥슨은 지스타 참가 대신 게임 파이프라인 구축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넥슨은 지난 8월 '넥슨 뉴 프로젝트: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신규 개발 프로젝트 7종, 서브 브랜드 '프로젝트 얼리스테이지', '프로젝트 MOD',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영상 등을 공개했다. 가깝게는 다음달 쯤 넷게임즈가 개발한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를 국내 및 글로벌 론칭할 계획이다. 

▲ 넥슨이 사전등록을 진행하고 있는 '블루 아카이브'. (사진=넥슨)
▲ 넥슨이 사전등록을 진행하고 있는 '블루 아카이브'. (사진=넥슨)
넷마블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올 들어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와 '마블 퓨처 레볼루션'을 선보인 넷마블은 '세븐나이츠2'의 글로벌 출시와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개발에 몰두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리니지W'를 다음달 4일 출시할 계획인 만큼 막바지 완성도 향상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년 대규모 부스를 꾸렸던 넥슨과 넷마블이 불참한 대신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이 참가한 것은 최근 바뀐 업계의 위상을 드러내는 것"이라면서도 "아쉬운 점은 코로나19와 신작 개발 변수로 꽤 많은 기업들이 BTC관 참가를 포기한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 지난해보다 다소 유연한 환경임에도 재택근무 도입으로 인한 개발 지연 및 전시회 참가 비용 등의 변수가 지스타 불참으로 이어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개최, 코로나19가 변수
3N을 비롯한 많은 국내 게임사들이 BTC관 부스를 꾸리지 않으면서 지스타 흥행 여부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민간 주도로 열린 2012년부터 매년 관람객(BTC관 기준) 수가 증가했던 지스타는 지난해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언택트(비대면) 행사로 전환한 바 있다. 실제로 2012년 18만7148명의 관람객을 기록했던 지스타는 매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2019년 24만4309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올해는 2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 개최를 선언했지만 해당 시기 코로나19 대응 및 참가사 규모 등이 변수로 떠올랐다.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Here comes the game again)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오프라인 개최에 힘을 준 지스타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참관객 수를 제한함에 따라 기록적인 성과를 내긴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올해 지스타 진행 시기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11월 18일)과 맞물리면서 청소년 관람객이 대거 몰릴 수 있는 환경이지만, 관람객을 비롯한 모든 인원이 방역당국 지침에 따라 백신(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접종 14일이 경과해야 출입할 수 있다. 

▲ 지스타 연도별 관람객 추이. (사진=지스타 조직위, 편집=채성오 기자)
▲ 지스타 연도별 관람객 추이. (사진=지스타 조직위, 편집=채성오 기자)
부산 지역 내 코로나19 확진 추이도 감안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17일 0시 누적 기준 현재 부산은 서울, 경기, 인천, 대구에 이어 다섯 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지역이다. 지스타의 경우 참가 인원을 제한한다고 할 지라도 한 공간에 다수의 인원이 밀집하는 만큼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높다. 

조직위는 지난해 언택트 전시회를 운영한 경험을 살려 방역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특수 상황을 고려해 아프리카TV와 트위치TV에서 운영하는 '지스타TV'로 온라인 방송을 진행하는 한편 참가자를 제한하고 방역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신철 조직위원장은 "지스타 2021은 방역과 안전을 최우선하고 있는 만큼 물샐 틈 없는 방비와 방역 활동을 통해 참가사와 참관객 모두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종합 게임 문화축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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