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하는 미국 제2 반도체 공장(파운드리) 건설지로 텍사스 테일러시를 확정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워싱턴DC에서 백악관 고위 관계자 및 미 의회 핵심 의원들과 만나 반도체 공급망 현안 전반을 논의했다고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관련 소식통을 인용, 텍사스주 그래그 애벗(Greg Abbott) 주지사가 현지시간 기준 23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애벗 주지사는 23일 오후 5시 ‘경제 관련 발표’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삼성전자가 텍사스 테일러시로 확정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 일단 테일러시가 제공하는 인센티브다. WSJ에 따르면 테일러시는 10년 간 최대 92.5% 재산세 감면에 해당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고급 인력 수급에 유리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텍사스주립대 오스틴 등 주요 대학이 테일러시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테슬라도 지난 10월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본사를 이전한다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제2 반도체 공장은 1800여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삼성 오스틴 공장을 비롯해 오라클, HP 등 주요 IT 기업도 텍사스주에 있다. 

미국은 최근 자국 내 반도체 생산 인프라 확대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반도체 설계 부문과 달리 반도체 제조 및 생산 부문에서는 아시아 등 다른 지역보다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미국 제2 반도체 공장 설립이 미국 입장에서도 주요 이슈인 이유다.

▲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 CEO(왼쪽). 이 부회장은 25일 23차 공판을 앞두고 있어 23일, 24일 중 귀국할 예정이다. (사진=삼성전자)
▲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 CEO(왼쪽). 이 부회장은 25일 23차 공판을 앞두고 있어 23일, 24일 중 귀국할 예정이다. (사진=삼성전자)

이 부회장이 워싱턴DC 백악관을 방문한 뒤 확정 보도가 나왔다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을 방문해 백악관 핵심 관계자들을 만났다고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글로벌 이슈로 부상한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결 방안과 삼성의 역할 등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WSJ에 따르면 제2 반도체 공장이 생산을 시작하는 시점은 2024년 말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측은 “확정된 내용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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