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 뿐만 아니라 직접 체험할 거리가 많다는 게 바로 CES의 장점이죠. CES를 한 번 있는 그대로 느껴봤습니다.

▲ 롯데정보통신이 CES 2022에 처음 참가해 자회사 칼리버스와 함께 꾸민 전시장.(사진=김성진 기자.)
▲ 롯데정보통신이 CES 2022에 처음 참가해 자회사 칼리버스와 함께 꾸민 전시장.(사진=김성진 기자.)

올해 CES 2022는 세계 최대 IT∙전자제품 전시회 명성에 걸맞지 않게 다소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진행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불참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죠. CES를 자주 찾았던 기업 관계자들도 하나같이 “이렇게 사람이 없던 적은 처음이다”고 입을 모읍니다.

그럼에도 몇몇 전시관들은 사람들로 북적이기도 했는데요. 바로 올해 CES에 처음 전시관을 연 롯데정보통신과 자회사 칼리버스의 전시관이었습니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하루가 다 가기 전에 미리 준비했던 3일치 기념품이 동이 났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항상 롯데정보통신 전시관을 지날 때마다 긴 줄로 늘어선 사람들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롯데정보통신이 마련한 콘텐츠는 바로 '리얼리티 메타버스'입니다. 메타버스라고 하면 제페토, 로블록스처럼 귀여운 아바타가 먼저 떠오르시죠. 그런데 롯데정보통신의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의 사람을 그대로 메타버스에 옮겨놓은 듯한 ‘초실감형’이 특징입니다. 롯데정보통신에 따르면 실감형 분야에서 이정도 퀄리티를 구현해낼 수 있는 기업은 세계적으로도 없다고 합니다.

안내원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은 후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를 쓰니 말 그대로 또 하나의 작은 롯데의 세상이 펼쳐졌습니다.

▲ 롯데정보통신 메타버스 속 거실.(사진=롯데정보통신.)
▲ 롯데정보통신 메타버스 속 거실.(사진=롯데정보통신.)

첫 공간은 넓은 아파트 거실이었습니다. 정면에는 벽난로가 자리하고 주변에는 탁자, 소파가 있었고요. 옆에는 수영장도 있었는데 정말 다 사실처럼 보였습니다. 인물, 배경, 건물, 조경 등 현실세계와 다를 게 없었어요.

이후 디지털 휴먼의 안내를 받아 롯데하이마트로 이동해 냉장고를 둘러봤고요. 그 다음에는 롯데면세점으로 이동해 버추얼 피팅룸을 경험했습니다.

롯데의 메타버스를 경험하며 이 버추얼 피팅룸이 앞으로 정말 유용하게 활용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자와 여자 둘 중 한 명의 모델을 고르고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을 컨트롤러로 선택하면 캐릭터가 옷을 입는 방식인데요. 이것 자체가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현실과 정말 유사하게 표현해서 옷을 직접 입어보지 않아도 어떤 스타일이 연출될지 충분히 가늠할 수 있어 보였습니다.

나중에 사용자의 키, 몸무게처럼 체형에 따라 캐릭터 설정이 가능하다면 정말 직접 매장을 찾을 일도 줄 것 같더라고요. 또 각각의 아이템을 클릭하면 가격까지 바로바로 확인이 가능합니다. 메타버스 세상에서 곧 결제까지 이뤄진다고 하니 신기했습니다.

▲ 롯데정보통신 메타버스에서 쇼핑하는 모습.(사진=롯데정보통신.)
▲ 롯데정보통신 메타버스에서 쇼핑하는 모습.(사진=롯데정보통신.)

마지막은 영화관으로 이동했습니다. 빈 좌석들도 표현해 마치 실제 영화관에 온 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영화관에서는 모가디슈가 상영되고 있었는데요. 어색하지 않게 잘 표현했지만 2시간 동안 영화를 시청하기에는 다소 답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압권은 바로 메타버스 콘서트였습니다. 아이돌 그룹 ‘새러데이’의 콘서트 무대를 가상세계에서 재현한 것이었는데요. 춤 추고 노래하는 새러데이 멤버들의 실사를 가상세계에서 만든 것인데 정말 현실보다 더 현실 같았습니다. 눈 바로 앞에서 실제 사람이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 손에 든 컨트롤러가 응원봉으로 바뀌어 직접 행사장에 참여하는 느낌을 주는 것도 좋았습니다. 좋아하는 가수의 메타버스 콘서트라면 구매할 사람이 꽤 많아 보였습니다.

▲ 롯데정보통신이 만든 가상세계 콘서트.(사진=롯데정보통신.)
▲ 롯데정보통신이 만든 가상세계 콘서트.(사진=롯데정보통신.)

롯데정보통신의 메타버스를 체험하기 전에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롯데가 유통과 화학 중심의 회사인데, 최근 그룹 안팎에서 트렌드에 뒤처진다는 평가를 많이 받기 때문이죠. IT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도 않았기 때문에 더욱 그렇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롯데정보통신과 칼리버스가 보여준 메타버스는 정말 현실 같았습니다. 이렇게 표현하기 좀 그렇지만 전혀 롯데 답지 않았습니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7월 칼리버스를 인수해 메타버스 사업 확장을 공식화했는데요. 과연 롯데정보통신과 칼리버스가 롯데그룹 전체 이미지를 바꾸는 역할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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