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거리두기·재택근무·비대면 수업은 일상이 됐다. 팬데믹 3년째인 2022년에 접어들며 주목받는 기업과 기술도 과거와 달라지는 양상이다. <블로터>는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기업 오픈서베이에 설문조사를 의뢰해 '2022년 우리의 일상을 바꿀 기업·기술·기기는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을 들었다. <편집자주>

팬데믹 여파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에 대한 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외부 활동이 위축됨에 따라 실내에서 OTT 콘텐츠를 감상하며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암페어어낼리시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미디어 산업 중 콘텐츠 투자 규모는 2200억달러(약 262조원)에 달한다. 암페어어낼리시스는 올해 콘텐츠 투자 규모가 2300억달러(약 27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넷플릭스, OTT 산업 기대감 높였다
<블로터>가 '오픈서베이'에 의뢰한 설문조사에서도 OTT 분야의 성장세가 감지됐다. '올해 일상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되는 기술 및 기기'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OTT는 23.7%의 응답율로 '5G'와 함께 공동 10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설문조사에서 10위권에 들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OTT 분야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 (사진=넷플릭스)
▲ (사진=넷플릭스)
이런 기대감은 '넷플릭스'의 성장세와 연관이 깊다. 지난해 넷플릭스는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 정리사입니다',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킹덤: 아신전' 등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를 순차 공개했다. 

특히 하반기에 공개된 'D.P.'와 '오징어게임'이 한국을 넘어 전세계에서 호평을 받으며 콘텐츠 경쟁력을 입증했다.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오징어게임'은 전세계 넷플릭스 랭킹에서 53일간 1위를 차지했다. '오징어게임'에서 '오일남' 역을 연기한 오영수 배우는 지난 10일(한국시간) 열린 '제79회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앞서 한국계 배우인 샌드라 오나 아콰피나가 수상한 사례가 있었지만 한국인 배우로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례는 오영수 배우가 유일하다. 

▲ (사진=블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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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신드롬이 전세계를 들썩이게 한 지 약 2개월 만에 또 하나의 화제작인 '지옥'이 공개됐다. 지옥은 동명의 웹툰을 기반으로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원작 웹툰의 기획자이자 영화감독인 연상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유아인, 박정민, 김현주, 양익준, 원진아 등 쟁쟁한 배우들의 연기력과 '선악의 정의는 무엇인가'라는 사회적 매시지를 던지며 입소문을 탔다. 지옥은 미국 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평론가 평가지수 97%를 유지하며 '골든 토마토 어워드'의 '2021 베스트 호러 시리즈'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맞춰 국내 OTT 이용자들의 인식도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블로터>가 '오픈서베이'에 의뢰한 설문조사에서 '넷플릭스'는 '올해 소비자가 일상을 바꿀 것으로 본 기업' 4위(32.2%)에 올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설문조사보다 6계단 상승한 것으로, 1년여만에 넷플릭스의 위상이 크게 변화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이는 지난해 11월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나 '웨이브', '왓챠', '시즌' 등 토종 OTT 기업들이 상위권에 오르지 못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넷플릭스는 다 계획이 있구나"
오징어게임과 지옥으로 한국 콘텐츠의 저력을 실감한 넷플릭스는 새로운 이야기를 끊임없이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24일 공개한 '고요의 바다'는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앞서 지난해 2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승리호'가 액션에 치중했다면, 고요의 바다의 경우 '달'이 가지고 있는 신비감에 스릴러 장르가 더해져 완전히 새로운 SF 판타지를 추구했다. 

넷플릭스는 올해도 다양한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를 공개할 계획이다. 오는 28일 공개하는 '지금 우리 학교는'은 '킹덤' 시리즈 이후 넷플릭스가 새롭게 선보이는 한국형 좀비 판타지 장르물이다. 주동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소재로 한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 바이러스가 시작된 학교에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던 학생들의 사투'를 담아낸다. 연출을 맡은 이재규 감독은 "성숙하지 않은 아이들이 있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일반적인 좀비물과 다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원작의 모티브를 차용하되, 다른 색깔을 입혀 변주를 줄 것이라고 전했다. 원작에서 화자이자 관찰자였던 '온조'는 소방관인 아버지로부터 비상 매뉴얼을 익혔다는 설정을 덧대 탁월한 대처능력을 지닌 캐릭터로 분하며, 남라의 경우 좀비 사태를 겪으며 진정한 우정을 깨닫고 성장하는 다층적인 인물로 그려질 예정이다.

▲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외에도 넷플릭스는 다양한 한국 오리지널을 확보한 상태다. 넷플릭스는 현재 '소년심판', '종이의 집-한국판', '야차', '블랙의 신부', '서울대작전', '안나라수마나라', '카터', '정이', '썸바디', '모범가족', '택배기사', '연애대전', '사냥개들', '더 패뷸러스', '퀸메이커', '종말의 바보' 등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및 영화 라인업을 확보한 상태다. 일부 작품의 경우 제작 환경 등에 따라 내년 라인업으로 편성될 만큼 다양한 작품들이 제작에 돌입했다. 콘텐츠업계에서는 '콘크리트 마켓', '마스크걸', '더 글로리', '길(Kill)복순', '도적', '셀러브리티', '킬러' 등 다양한 작품들이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된다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와 '애플TV+'를 비롯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늘리고 있는 '웨이브', '왓챠', '시즌' 등 토종 OTT 업계와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다. 특히 올해는 워너미디어의 OTT인 'HBO맥스'의 한국 서비스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비한 '킬러 콘텐츠'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오는 19일 강동한 한국 콘텐츠 총괄 VP와 함께 하는 '2022년 한국 콘텐츠 라인업'을 통해 'K-오리지널'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콘텐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넷플릭스가 다양한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를 확보한 만큼 올해도 OTT 시장 주도권을 쥘 것으로 예상된다"며 "외산 OTT 기업들이 추가로 진입하는 사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영상물 등급 판정 및 로컬 오리지널 콘텐츠 수급 전략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큰 영향을 주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OTT 업계, 오리지널 확보전 총력
넷플릭스의 성장세를 눈으로 확인한 토종 OTT 기업들은 올해 자체 제작 콘텐츠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늘려 플랫폼 '락인 효과'를 높이는 한편, 해외 시장에 콘텐츠를 유통해 글로벌 인프라를 확보할 계획이다. 실제로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넷플릭스 결제자 수는 507만명, 결제액만 768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왓챠'는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인 '최종병기 앨리스'와 '시맨틱 에러'를 통해 마니아를 확보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왓챠 익스클루시브'(독점작) 등으로 차별성을 내세웠던 왓챠는 올해부터 오리지널 콘텐츠를 순차 공개하는 등 콘텐츠 전략을 재편할 방침이다. 

'최종병기 앨리스'는 영화 '스물', '극한직업' 등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이 총감독을 맡은 작품으로 영화 '내가 버린 여름'의 서성원 감독이 함께 작업에 참여한 작품이다. 배우 박세완과 송건희가 주연을 맡은 최종병기 앨리스는 공모전과 프로젝트를 제외한 첫 번째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다. 

▲ 왓챠 오리지널로 편성된 '시맨틱 에러'. (사진=왓챠)
▲ 왓챠 오리지널로 편성된 '시맨틱 에러'. (사진=왓챠)
제작사 '래몽래인'이 제작중인 '시맨틱 에러'도 왓챠의 오리지널 드라마로 편성됐다. 시맨틱 에러는 동명의 보이스러브(BL) 장르 웹소설을 영상화한 작품으로 배우 박서함과 박재찬이 출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컴공과 아싸 '추상우'(박재찬 분)와 그의 완벽하게 짜인 일상에 에러처럼 나타난 디자인과 '인싸' 장재영(박서함 분)의 캠퍼스 로맨스를 그릴 예정이다.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로 편성된 시맨틱 에러는 다음달 16일 공개된다. 

지난해 합작법인으로 출범한 '티빙'도 올해 오리지널 라인업을 대폭 늘릴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방영한 '술꾼 도시 여자들'이 종전의 히트를 치며, 오리지널 콘텐츠의 잠재력을 확인한 만큼 올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티빙에 따르면 '술꾼 도시 여자들'은 공개 이후 9일 만에 티빙의 네이버 검색량을 6배 가량 증가시켰고 유료 가입자 기여 수치도 4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티빙은 지난 14일 동명의 웹툰을 소재로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 '내과 박원장'을 통해 한국형 시트콤 콘텐츠에 도전했다. '내과 박원장'은 진정한 의사를 꿈꿨으나 파리 날리는 진료실에서 의술과 상술 사이를 고민하는 박원장의 짠내 가득한 생존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배우 이서진과 라미란의 찰떡 케미와 더불어 김광규, 차청화 등 명품 배우진들이 합류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 (사진=티빙)
▲ (사진=티빙)
이 외에도 연상호 감독의 초자연적 스릴러를 구현할 '괴이'부터 '돼지의 왕',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장미맨션', '방과 후 전쟁활동', '욘더', '유미의 세포들 시즌2', '술꾼 도시 여자들 시즌2' 등이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로 편성돼 있다. '여고추리반 시즌2', '환승연애: 두 번째 이야기', 'ALIVE' 등 예능 오리지널 라인업도 순차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블로터>와 오픈서베이는 이번 설문조사에서 기업 부문은 블로터가 선정한 정보통신기술(ICT)·바이오 관련 국내·외 108개 기업 중 2022년 우리 일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되는 기업을 선택하도록 했다. 기술·기기 부문은 블로터가 선정한 47개 중 일상을 바꿀 것으로 생각되는 것을 선택하도록 했다. 기업과 기술·기기를 선택하는 데 개수 제한을 두지 않았다. 응답자가 아는 기업·기술·기기가 없거나 일상을 바꿀만한 기업·기술·기기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없음' 항목을 선택하도록 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오픈서베이의 20~50대 남녀 4318명 중 1000명이 응답했다. 응답률은 23.2%다. 10세 단위의 각 연령대별로 균등하게 250명의 패널이 응답하도록 했다. 표본오차는 ±3.10% 포인트(95% 신뢰수준)다. 이번 설문에 대한 자세한 결과는 [☞오픈서베이 결과 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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