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포드)
▲ (사진=포드)

미국 포드 자동차가 전기차 시대에 본격 대응하기 위해 전기자동차와 내연기관차 사업을 나눈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에 대해 해외 전문가들이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앞서 2일(현지시간) 포드는 ‘포드 모델e’라는 전기차 부문은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가 이끌고 애플과 테슬라 출신의 덕 필드가 전기차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시스템 개발을 총괄한다고 발표했다. 내연기관차 부문의 사명은 ‘포드 블루’로 정했으며 이 부문은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춰 2026년까지 영업이익률을 1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팔리는 이날 “하나의 조직으로 남을 경우 테슬라를 이기거나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하는 한편 포드의 전기차 사업 별도 분사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포드의 결정을 “급진적이고 합리적”이라고 평가한 자동차 정보업체 ‘에드먼즈’의 제시카 칼드웰 전무의 말을 전했다. 칼드웰은 또 “포드가 이미 두 기업을 운영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직원들이 더 집중할 수 있는 목표를 가질 수 있도록 부서를 둘로 나누는 것이 운영 면에서 알맞은 조치”라고 말했다. 그러나 “포드의 전기차 부문은 미래의 매력적인 이미지를 갖는 반면 내연기관차 부문은 고루한 사업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어 최고 수준의 인재와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는 데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자동차 부문 부사장 마이클 램지는 수익성 높은 포드 블루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비교적 비용 집약적인 포드모델E에 대거 투자되며 내부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러한 상황이 내연기관차 부문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한편 포드는 사업 분리를 통해 미국 내 딜러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재고 부족 사태로 신차 가격이 오르자 일부 딜러들이 가격을 부풀려 판매하기 시작했다. 최근 포드는 차량 가격을 과도하게 올려 판매하는 딜러들에게 패널티를 주겠다며 경고하기도 했다. 또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지만 딜러들은 이러한 시장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있다. 딜러 업계에서는 일반 자동차에 비해 전기차가 유지·보수, 수리가 비교적 덜 필요해 전기차 판매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해왔다. 전기차 업체들이 직접 제공하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도 딜러들의 수익을 감소시킬 수 있다며 회의적인 입장이다. 

포드는 당분간은 딜러 프랜차이즈 모델을 유지할 전망이다.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자동차 제조업체의 직접 판매 사업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딜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자동차를 판매하는 업체는 온라인 판매 전략을 이용한 테슬라가 유일하다. 포드는 자사 딜러들이 개선된 고객 경험과 투명한 가격 책정에 동참하도록 장려할 것이며 재고 차량 없이 주문 후 고객에게 인도하는 방식으로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가이드하우스 인사이츠’의 전동 모빌리티 수석 애널리스트 샘 아부엘사미드는 딜러들이 판매 과정에 동참하는 것을 뛰어넘어 전기차 판매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딜러점에는 시승 가능한 소수의 차량만 배치하고 대부분의 고객들은 공장에서 직접 차량을 주문하고 맞춤 제작한 방식으로 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새로운 모델 하에서 수리·유지 부문에서는 매출이 감소하더라도 전체 수익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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