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크긴 하네..."

애플스토어 국내 3호점에 입장하며 읊조린 첫마디다. 지난해 개장한 여의도 2호점은 IFC몰 내부 매장으로 다소 갑갑한 느낌이었다면 대로변 빌딩에 세워진 명동 3호점은 규모와 채광부터 남달랐다. 층고 높은 건물에 2층으로 설계됐으며 국내에서 가장 큰 애플스토어 타이틀도 획득했다.

▲ 애플스토어 명동 1층 입구 방향에서 바라본 실내 전경. (사진=이건한 기자)
▲ 애플스토어 명동 1층 입구 방향에서 바라본 실내 전경. (사진=이건한 기자)

애플에서 정확한 면적을 밝히진 않았지만 상주하는 직원 수도 이곳의 규모를 짐작케 한다. 개점 당시를 기준으로 가로수길은 직원 수가 140명, 여의도는 117명이었지만 명동점은 220명에 달한다.

애플스토어 명동의 첫인상은 가로수길과 비슷하다. 내부가 훤히 비치는 높은 유리 벽, 입구에 늘어선 나무, 애플 기기들이 전시된 중앙 공간, 벽을 따라 이어지는 액세서리 진열대. 파란 상의를 입은 직원들까지. 해외에서도 볼 수 있는 애플스토어 고유의 스타일이다.

▲ 테이블에 진열된 제품 대부분은 아이폰. 벽면에 진열된 액세서리들도 일부는 직접 사용해볼 수 있다. (사진=이건한 기자)
▲ 테이블에 진열된 제품 대부분은 아이폰. 벽면에 진열된 액세서리들도 일부는 직접 사용해볼 수 있다. (사진=이건한 기자)

명동만의 특징도 몇 가지 있다. 외부에는 정문 좌우에 한국 아티스트 이재효 화백과 빠키(VAKKI)의 조형물이 설치된 작은 정원이 있다. 애플에 따르면 '픽업 공간'도 아시아 애플스토어 중 명동에 최초로 마련됐다. 애플 온라인샵에서 결제한 상품을 오프라인에서 빠르고 간편하게 수령할 수 있는 장소다. 이전부터 제공되던 서비스지만 이곳에는 픽업만을 위한 전용공간이 생긴 셈이다. 명동점의 넓은 면적을 활용한 요소로 풀이된다.
▲ 애플스토어 명동 고유의 '픽업공간'(왼쪽)과 외부에 마련된 미니정원. (사진=이건한 기자)
▲ 애플스토어 명동 고유의 '픽업공간'(왼쪽)과 외부에 마련된 미니정원. (사진=이건한 기자)

또 여의도에는 설치되지 않았던 '보드룸'이 1층 한켠에 마련됐다. 가로수길 지하 보드룸과 유사한 인테리어에 천장 조명등은 한지를 활용해 전통성을 가미한 느낌이다. 보드룸은 애플이 창업가, 개발자, 비즈니스 고객을 대상으로 애플의 교육 및 컨설팅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 비즈니스 공간 '보드룸'과 한지를 활용한 조명등. (사진=이건한 기자)
▲ 비즈니스 공간 '보드룸'과 한지를 활용한 조명등. (사진=이건한 기자)

애플스토어의 상징 중 하나인 '투데이 엣 애플(Today at Apple)'은 2층 중앙에 마련된 '포럼' 공간에서 이뤄진다. △사진 △동영상 △음악 △코딩 및 앱 분야를 중심으로 애플스토어 직원에게 직접 애플 기기 활용법을 배워볼 수 있는 세션이다. 매일 다른 교육이 진행되며 온라인 예약 후 참석할 수 있다.

애플은 명동의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의 원천'을 매장 콘셉트로 내세웠다. 이에 이날 기자들을 상대로 진행된 미니 세션도 그림 예술가 '난나'가 찾아와 '롱롱타임 플라워'라는 작품 기반의 창작 세션을 진행했다. 롱롱타임 플라워는 꽃다발을 주고받을 때 전해지는 소중한 마음들이 조금 더 오래 간직되길 바라는 염원을 담은 디지털 꽃 예술이다. '프로크레이트(Procreate)'라는 아이패드 앱을 활용해 누구나 자신만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진행됐다.

▲ 애플스토어 명동 2층에 설치된 '포럼' 공간. (사진=이건한 기자)
▲ 애플스토어 명동 2층에 설치된 '포럼' 공간. (사진=이건한 기자)

이와 함께 명동에서는 애플 최초로 '케이팝 리믹스 세션'이 진행된다. 이를 위해 아이돌그룹 세븐틴이 방문한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시간대에선 볼 수 없었지만 애플에 따르면 해당 세션은 참가자가 세븐틴의 음악 창작 과정을 함께 살펴보고 아이패드와 '가라지밴드(GarageBand)' 앱을 통해 새로운 트랙을 리믹스해보는 형태로 진행된다. 명동점에 이어 아시아 전역의 다른 애플스토어에서도 론칭될 예정이다. 세븐틴의 방문 소식이 알려진 탓인지, 이날 명동점은 미디어 대상으로만 사전오픈된 것임에도 정문에는 팬들로 보이는 인파가 다수 밀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애플스토어 명동 정문 앞에는 세븐틴 팬들로 보이는 이들이 다수 자리를 잡고 있었다. (사진=이건한 기자)
▲ 애플스토어 명동 정문 앞에는 세븐틴 팬들로 보이는 이들이 다수 자리를 잡고 있었다. (사진=이건한 기자)

이밖에 애플은 명동점에서 △포토 연구소: 이종범 작가와 자신만의 컬러가 담긴 포토 갤러리 만들기 △독점: 애플 오리지널 '파친코' 주연 배우 김민하와의 대화 △아트 연구소: 빠키와 함께 입체적 리듬을 담은 증강현실(AR) 장면 만들기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 애플스토어 명동 직원이 미니 교육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건한 기자)
▲ 애플스토어 명동 직원이 미니 교육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건한 기자)

이와 같이 애플스토어는 애플의 브랜드 감성과 서비스를 형상화한 공간으로 만들어진다. 상주하는 직원들은 모두 애플에서 전문교육을 받은 정직원들이며 모든 애플스토어는 직영점으로 운영된다. 전세계 매장 수는 500여개에 이른다. 국내에는 2018년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을 시작으로 점점 그 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업계에선 한국 애플스토어 4호점, 5호점도 순차 개통될 것으로 내다보며 후보 장소로는 잠실과 부산 등이 거론된다.

애플은 왜 명동을 새로운 애플스토어의 보금자리로 삼았을까? 애플스토어는 보통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에 오픈한다. 명동은 한때 외국인 관광객들도 가장 많이 찾는 명소 중 하나였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급격한 상권침체, 유동인구 감소 현상을 겪고 있는 지역이다. 이에 관해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명동 진입은 코로나19 유행 전부터 계획된 것"이라며 "비록 지금은 상황이 좋지 않지만 명동의 상징성은 여전히 건재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는 이전 수준의 회복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애플스토어 명동은 9일 오전 10시부터 일방 방문객을 맞이한다. 9일 당일은 온라인 예약을 통해서만 방문할 수 있으며 예약 내용은 양도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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