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KT 이스트 사옥. (사진=KT)
▲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KT 이스트 사옥. (사진=KT)

KT가 그룹 내 콘텐츠 사업 컨트롤타워인 KT스튜디오지니의 IPO(기업공개) 추진 가능성을 드러냈다. 매출 성장과 더불어 연내 영업이익 흑자전환도 예상했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2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스튜디오지니는 올해 10개 이상의 콘텐츠, 연평균 20개 내외 제작이 목표"라며 "최근 방영을 시작한 '구필수는 없다'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호', '나의 시크릿 파트너' 등 검증된 웹툰 IP(지식재산권)들의 콘텐츠 제작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드라마 제작 등에 따른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예상되며 사업 가치를 높여 빠른 시일 내에 IPO를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스튜디오지니는 2021년 콘텐츠 사업 재정비 및 그룹 내 수직계열화에 나선 KT가 같은 해 3월 설립한 독립법인이다. 설립 직후 KT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전문법인 '케이티시즌'이 자회사로 편입됐으며 KT는 스튜디오지니에 1750억원을 유상증자했다. 이를 이용해 2025년까지 1000여개의 IP 라이브러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었다. 10월에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현대미디어(현 미디어지니)를 인수해 추가적인 콘텐츠 유통 교두보를 확보했다. 이와 함께 스토리위즈, 지니뮤직, 스카이라이프TV 지분도 보유하는 등 KT 그룹 내 모든 콘텐츠 계열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 자료=KT
▲ 자료=KT

지난해 콘텐츠 계열사 재편성을 마친 KT는 올해 스튜디오지니를 필두로 콘텐츠 사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이날 넷플릭스 방영까지 확정된 '구필수는 없다'를 필두로 히트 콘텐츠 육성에 나선 한편, 앞서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는 'ENA(엔터테인먼트+DNA)'라는 패밀리 채널로 리뉴얼했다.

관건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IP를 얼마나 확보하고, 콘텐츠화에 성공하느냐다. 스튜디오지니가 올해 공개할 오리지널 콘텐츠 중에는 유튜브 총조회수 약 3120만회를 기록한 유튜버 장삐쭈의 '신병'을 비롯해 웹툰 '가우스전자', '사장님을 잠금해제' 등 이미 소비자들로부터 흥행성을 확인받은 IP가 다수 포진돼 있다.

2023년 공개가 예고된 라인업도 주목할 만하다. 그중 '로드 오브 머니'는 원천 IP를 웹소설, 웹툰, 오디오드라마, 영화, 드라마(스핀오프 시리즈 포함)로 확장하는 KT스튜디오지니의 '슈퍼 IP'로 육성될 계획이다. 이밖에도 지난 3월 국내 콘텐츠 시장 선두기업인 CJ ENM의 1000억원 규모 지분 투자 유치, 콘텐츠 공동제작 및 채널 편성 등의 사업 협력을 맺은 스튜디오지니는 설립 후 약 1년이 지난 현재 1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 같은 행보 속에 KT 콘텐츠 자회사들의 성장세도 이어지는 중이다. KT에 따르면 KT그룹의 콘텐츠 자회사들이 거둔 2022년 1분기 매출은 2704억원으로 전년 대비 35.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분기 대비로는 2.1% 하락한 만큼 2분기 반전을 위해선 신규 콘텐츠들의 흥행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이날 실적발표에서는 AICC(인공지능 콜센터)와 AI로봇, 스마트 모빌리티 등이 포함된 AI/New Biz 사업의 성장성도 이목을 끌었다. AI/New Biz의 1분기 매출은 1074억원이다. 다른 사업군 대비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40.7%로 가장 두드러졌다. 이 중 KT가 최근 비즈니스에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AICC다.

김 CFO는 "KT는 국내 최대규모인 자사 고객센터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콜센터에 AI를 접목해 가상상담 및 분석 상담 솔루션 등을 패키지로 제공 중"이라며 "9조원 규모의 국내 관련 시장에서 AICC의 비중을 점차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KT AICC 서비스 개요. (자료=KT)
▲ KT AICC 서비스 개요. (자료=KT)

KT는 자사 AICC의 전략 방향성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했다. 먼저 그동안 금융, 보험 중심의 구축형 상품 보급이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공공과 유통 분야로 업종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또 중소형 고객으로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AI와 클라우드를 결합한 CCaaS(서비스형 클라우드 컨택센터) 로도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또 'AI 통화비서'는 최근 소상공인 대상으로 본격적인 보급에 나서는 등, AICC 고객층 확대를 위한 노력이 주를 이룰 예정이다.

이와 함께 김 CFO는 이번 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4.7%, 직전분기 대비 6.2%의 안정적 매출 성장세를 보인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사업에 대해선 "아직 시장 내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 내 경쟁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당분간 지금과 같은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1분기 KT 그룹의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6조2777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1.1% 증가한 6266억원이다. 별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4조6084억원, 429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7%와 17.5% 성장했다. 핵심 사업인 무선 매출은 전체 가입자 내 비중 50%를 넘어선 5G 성장을 원동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성장한 1조5376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KT는 케이뱅크와 밀리의 서재 IPO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본격적인 IPO 준비 절차에 들어가며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금융 계열사인 케이뱅크는 1분기 고객수와 수신, 여신 등 모든 영업 지표가 일제히 성장하며 이익 규모를 확대했다. 1분기 말 가입자는 750만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33만명 늘었고, 1분기말 수신잔액은 11조5443억원, 여신잔액은 7조8077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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