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지난 15일 공개한 4대 플랫폼 전략의 콘텐츠 부문 혁신 방향성은 쌍방향 시청 경험 고도화가 중점이다. IPTV는 사용자 인기 콘텐츠를 더 쉽고 편리하게 볼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장기적 성장 가능성이 높은 키즈(영유아) 콘텐츠는 교육과 커머스를 연계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확대된다.

▲ LG유플러스는 국내 디즈니플러스 IPTV 단독 서비스, 넷플릭스 제휴, 다양한 키즈 콘텐츠 확보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자료=LGU+ 홈페이지 갈무리)
▲ LG유플러스는 국내 디즈니플러스 IPTV 단독 서비스, 넷플릭스 제휴, 다양한 키즈 콘텐츠 확보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자료=LGU+ 홈페이지 갈무리)

IPTV에서 'OTT TV'로
IPTV는 LG유플러스의 매출 성장을 이끌고 있는 핵심 사업 중 하나다. 비통신 부문에선 유일하게 연간 조(兆) 단위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LG플러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IPTV 사업 연간 매출은 1조2556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성장했다. 같은 기간 가입자 수는 543만명으로 8.2% 늘었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 상반기에도 비슷하게 이어지는 중이다. 2027년 비통신 사업 매출 비중 40% 달성을 목표로 제시한 LG유플러스가 IPTV 관련 투자, 플랫폼화에 계속 힘을 싣는 이유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사장)은 "고객이 어디에 시간을 가장 많이 쓰는지 생각하면 미디어 플랫폼이 꼭 필요하다는 답이 나온다"며 "우리는 OTT 업체들과의 공존을 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OTT는 편당 수십~수백억원에 이르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비와 마케팅 비용이 필요하지만 시장 경쟁이 치열해 성공을 담보하기 어려운 사업이다. 일찍이 경쟁사 SKT나 KT는 각각 웨이브, 시즌 등 독립적인 OTT 사업을 전개했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 디즈니+ 등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글로벌 사업자들과 사업 제휴에 우선순위를 두며 실리를 취했다. 비용·위험 부담이 큰 자체 OTT 개발 대신 검증된 자사 IPTV를 플랫폼 삼아 OTT 소비자를 TV로 끌어오는 전략을 택한 것.

이날 황 대표가 언급한 'OTT TV'는 이 같은 전략을 더욱 확장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IPTV를 다양한 OTT 시청에 보다 특화된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 골자다. 향후 더 많은 OTT 사업자들과의 제휴 추진을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 LG유플러스는 15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4대 플랫폼 사업' 중심의 미래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황현식 대표(왼쪽 세번째)를 비롯해 행사에 참석한 임원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LGU+)
▲ LG유플러스는 15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4대 플랫폼 사업' 중심의 미래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황현식 대표(왼쪽 세번째)를 비롯해 행사에 참석한 임원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LGU+)

아이들나라에서 '키즈 넷플릭스'로
하지만 제휴에만 집중하면 외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 LG유플러스는 팬덤이 확실한 스포츠와 아이돌 분야에서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스포츠와 아이돌은 회사가 오랫동안 U+프로야구, U+아이돌플러스(구 아이돌라이브)를 서비스하며 노하우를 쌓은 영역이다. 이와 함께 IPTV 기반 영유아 대상 콘텐츠 플랫폼인 U+아이들나라에 거는 기대는 작지 않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2017년 출시된 아이들나라는 올해 2월까지 총 누적 이용자수 6100만명 이상을 기록한 효자 서비스다. 어린 자녀를 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LG유플러스 IPTV 가입자 확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LG유플러스가 비통신 사업 경쟁력 강화 일환으로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면서 아이들나라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초창기의 단순 놀이 콘텐츠 플랫폼에서 아이 맞춤형 교육에 특화된 성장케어 플랫폼으로 나아가고 있다.

황 대표가 그린 아이들나라의 다음 그림은 아이와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키즈 넷플릭스'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성장 단계에 따라 적절한 학습 콘텐츠 추천을 강화하고, 아이와 부모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늘리는 것이 기본이다. LG유플러스는 이를 성장케어 플랫폼이라 명명했다.

▲ U+아이들나라가 지원하는 교육·체험 관련 서비스 목록. (자료=홈페이지 갈무리)
▲ U+아이들나라가 지원하는 교육·체험 관련 서비스 목록. (자료=홈페이지 갈무리)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 업데이트도 꾸준히 해왔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교육형 콘텐츠에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한 양방향 참여형 퀴즈 기능을 추가했다. 올해 5월에는 아동 돌봄학습 플랫폼 '째깍악어'와 손잡고 실내 콘텐츠였던 아이들나라 교육을 오프라인 놀이교육과 연계시켰다. 이어 6월에는 아동교육 콘텐츠 기업 '에누마'에 25억원을 투자했다. 에누마는 만3~8세 아동 대상으로 기초과목에 대한 레벨별 맞춤 학습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나아가 아이들나라 기반 커머스 매출 확대도 함께 노리고 있다. 권용현 LG유플러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지속적인 맞춤형 진단 콘텐츠, 데이터 확보를 통해 아이에게 필요한 교보재나 추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아이들나라 시청 경험에 키즈 상품 연계 커머스 기능을 연동해 서비스 볼륨을 키우겠다는 의미다. 회사는 나아가 글로벌 영유아 교육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이 같은 성장계획이 순조롭게 실현될 경우 아이들나라의 분사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날 황 대표는 아이들나라의 분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아마 분사를 시도한다면 첫 주자는 아이들나라가 될 것으로 본다"며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성장성 높은 사업부를 분사하는 방식은 최근 통신업계를 비롯한 기업들의 주요 트렌드 중 하나다. 분사를 통해 빠른 의사결정, 외부투자 유치가 쉬워지면 그만큼 사업 성장의 가속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통신과 투자 부문으로 법인을 분할한 SKT, 올해 4월 클라우드 사업부를 분사한 KT의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LG유플러스의 이후 콘텐츠 플랫폼은 사용자 참여가 더해진 개방형으로 변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와의 쌍방향 서비스가 이뤄져야 적절한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콘텐츠 기획의 선순환이 가능하단 판단 때문이다.

권 CSO는 "향후 IPTV와 모바일TV에서는 사용자가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올리거나 다른 콘텐츠를 소개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며 "IPTV를 시청하고 돈만 내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소비와 창작, 공유가 함께하는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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