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TSMC.(사진=TSMC)
▲ 대만 TSMC.(사진=TSMC)

삼성전자가 전방 산업의 업황 둔화로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대만 TSMC는 올해 3분기 40% 넘는 성장률을 보였다. TSMC는 지난 3분기 세계 1위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을 처음으로 추월했으며, 2조원 격차로 따돌렸다는 관측이 나왔다.

TSMC는 지난 7일(현지시간) 9월 매출을 공개했다. 이를 토대로 TSMC의 3분기 실적을 추산하면 매출은 6131억4300만 대만달러를 기록했다. 한화로 약 27조5400억원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달러 1달러를 약 44.92원으로 환산한 수치이다. 

TSMC는 지난해 3분기 41억4670만 대만달러(18조626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3분기 반도체 가격 하락과 IT 기기의 소비 둔화에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8% 증가했다.

▲ (자료=각사 IR북)
▲ (자료=각사 IR북)

TSMC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6383억5900만 대만달러로 집계됐다. 누적 매출은 한화로 73조753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1492억 대만달러(51조7703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2.5% 증가했다.

앞으로 TSMC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매출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은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DS) 부문 매출이 24~2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TSMC는 올해 3분기 삼성전자보다 2조원 이상 더 많은 매출을 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 DS 부문 매출은 약 26조4100억원에 달했고, TSMC는 약 1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양사의 매출 격차는 7조원에 달했는데, 1년 만에 TSMC는 삼성전자의 매출을 2조원 이상 앞서면서 큰 격차로 따돌렸다. 다만 3분기 누적 매출로는 삼성전자가 아직 앞서고 있다. 삼성전자 DS 부문의 3분기 누적 매출은 8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TSMC의 누적 매출은 약 74조원으로 아직 삼성전자가 앞서고 있다.

▲ (자료=각사 IR북)
▲ (자료=각사 IR북)

다만 시장에서는 TSMC와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를 주로 하는 TSMC는 종합반도체(IDM) 업체인 삼성전자보다 수익성이 우수하다. 위탁 생산이라는 측면에서 시황에 덜 민감하다. 메모리 반도체가 수요를 미리 예측하기 어려운 것과 대비된다. 또 파운드리는 전방산업의 수요가 첨단 산업 위주로 바뀌면서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등 고성능 분야에서 견조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의 주력은 D램 등 메모리 반도체이다. 전체 반도체 수요 중 74%가 메모리 반도체에서 나온다. 수익성 또한 양사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TSMC의 영업이익률은 약 47~49%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35%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경기 침체기 고점을 찍고 하강국면에 진입했는데, TSMC는 시황이 여전히 호조라는 게 시장의 설명이다. 반도체 시장은 특성상 비메모리 반도체의 비중이 70%에 달하고 있어 메모리가 강한 삼성전자에 취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및 파운드리에서 세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TSMC가 삼성전자의 매출을 추월하고, 양사의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이 큰 점을 볼 때 위기감은 더해지고 있다. 양사 모두 초미세공정을 개발해 기술 격차를 벌리고, 대형 고객사를 유치해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1990년대 일본 반도체 기업이 시장을 오판했을 때 정확히 시장을 정확히 꿰뚫어보고 있었다"며 "이러한 저력으로 반도체 시장의 여러 난관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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