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의 지도 하에 공격적인 인수를 추진해온 마이크로소프트(MS)가 다음 대상으로 넷플릭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 (사진=MS)
▲ (사진=MS)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2023년 MS의 쇼핑 목록에 넷플릭스가 오를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두 회사가 이미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최근 도입한 새로운 광고 지원 요금제 시행을 위해 MS와 손을 잡았다. MS의 플랫폼을 이용해 넷플릭스 콘텐츠에 나오는 광고를 배치하는 방식이다. 또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넷플릭스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나아가 MS는 다양한 기기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해 비디오 게임 스트리밍 분야를 확대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동시에 넷플릭스는 2021년 11월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출시한 후 1년 사이에 적극적으로 게임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왔다. 최근 넷플릭스는 스프라이폭스를 인수하며 총 6개의 게임 스튜디오를 갖췄다. 2022년 9월 핀란드 헬싱키에 자체 게임 스튜디오를 열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도 조만간 새로운 스튜디오를 열 계획이다.

로이터는 "넷플릭스가 MS 제국의 일부가 되면 (게임에 대한)야망을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TV와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묶은 '번들 상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쉽게 짐작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MS의 시장가치는 1조8000억달러(약 2307조6000억원)로 넷플릭스의 13배에 달해 인수할 여력이 충분히 있다. 인수 가격에 프리미엄 30%를 부여한다고 가정하면 약 1900억달러(약 243조5800억원)가 된다.

다만 비용 절감 효과는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2024년 80억달러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데 미국 금융정보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과세 후 기대되는 투자 수익은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회사의 자본 비용) 8%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로이터는 "나델라 CEO가 과거에 인수를 진행하며 대담한 의지를 보여줬기 때문에 MS가 넷플릭스를 겨냥할 것이라고 짐작된다"고 전했다.

나델라는 2014년 CEO에 오른 후 적극적으로 대규모 인수를 추진해왔다. 먼저 같은 해에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개발한 스웨덴 게임사 '모장'을 25억달러에 인수했다. 2016년에는 '링크드인'을 262억달러에, 2021년에 음성인식 기술업체 '뉘앙스'를 200억달러에 인수했다.

2022년 1월 발표한 액티비전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 인수는 690억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로 주목받았지만 최근 각국 규제 당국의 제지로 무산될 위기에 놓여있다. 로이터는 "MS가 블리자드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하더라도 넷플릭스 인수가 전략 면에서 더 합리적이며 미국과 유럽 규제 당국을 설득시키기에도 더 쉬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씨엔비씨(CNBC)>는 미국 미디어 업계 전현직 경영진 12명과의 인터뷰를 진행해 업계 전망을 내놓았는데 그중 두 명이 넷플릭스가 다른 회사와 합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대상으로는 파라마운트 글로벌과 디즈니를 꼽았다. CNBC는 디즈니가 넷플릭스와 합병하면 거대한 스트리밍 기업이 탄생하게 돼 반독점 당국의 강한 반대로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고 전했다. 파라마운트의 경우에는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가 그동안 파라마운트와의 합병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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