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 롯데정보통신이 통신판매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다. 회사가 추진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 쿠팡이나 11번가와 같은 오픈마켓을 마련할지 관심이 쏠린다.
롯데정보통신의 '주주총회 소집결의' 공시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3월24일 서울시 금천구에 위치한 본사 사옥에서 열릴 정기주주총회에 상정할 '정관 일부 개정의 건'에 '통신판매업(중개 포함)'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통신판매업이란 전기통신매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사업의 형태를 말한다. 통신판매업자는 소비자 분쟁이 발생할 경우 일정 부분 책임을 질 수 있다. 통신중개업은 사업자가 판매자와 소비자를 전기통신매체를 통해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오픈마켓이 이에 해당된다.
롯데정보통신은 IT서비스 기업으로 SI(시스템통합)와 SM(시스템 운영·유지보수)이 주력 사업이다. SI는 고객사가 요구한 사항을 반영해 전산시스템을 구축해주는 사업이다. SM는 구축된 시스템을 운영하며 수정이나 변경이 필요할 때 추가 개발하는 사업을 말한다. 이 사업들은 통신판매업과 관계가 없다.
회사는 기존 SI·SM 외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메타버스 △전기차 충전 △모빌리티 등의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번에 사업목적에 새롭게 추가되는 통신판매업은 메타버스와 관련이 있다. 롯데정보통신이 마련할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고 팔 수 있는 오픈마켓과 같은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사업목적 추가는 현재 추진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내 연계 서비스와 연관된 상거래 서비스로 이해해달라"며 "추진 시점과 롯데 유통 계열사와의 협업 등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는 롯데정보통신이 추진 중인 주요 신사업 중 하나다. 회사는 지난 2022년과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박람회 'CES'에 전시 부스를 마련하고 메타버스 기술력을 공개했다. CES 2023에서는 자회사 칼리버스가 개발 중인 '롯데 메타버스(가칭)'를 선보였다. 롯데 메타버스에서 가상 매장 '롯데 면세'와 '하이마트'가 소개됐다.
롯데 그룹의 유통 계열사의 오프라인 매장인 롯데면세점과 하이마트의 가상 매장이 롯데정보통신의 메타버스 플랫폼에 시범 적용된 것이다. 디지털트윈 기술이 적용된 롯데 면세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을 가지 않고도 상품의 질감과 색조 등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메타버스 속 하이마트는 냉장고는 빙하 속에, 캠핑용품은 숲 속에 전시하고 가상 쇼핑호스트가 제품에 대해 설명했다. 롯데 그룹의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와 아이맥스급 대형 스크린으로 영화 '한산'을 관람하도록 한 가상 롯데시네마도 선보였다.
전기차 충전과 모빌리티도 롯데정보통신이 추진 중인 신사업이다. 회사는 2022년 1월 중앙제어를 인수하며 전기차 충전과 모빌리티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중앙제어는 초급속·급속·완속까지 모든 종류의 전기차 충전기를 자체 제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충전기 제조·공급·설치·유지보수까지 가능하다.
한편 롯데정보통신은 2022년에 연결기준 연간 매출 1조477억원, 영업이익 3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2.7% 증가하며 창사 이래 첫 1조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은 14.3%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