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닥 이미징 특허, 애플·구글·MS 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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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먼코닥(이하 코닥)이 결국 1100개의 디지털 이미지 관련 특허를 매각한다. 애플, 구글, RIM을 비롯한 12개 회사의 컨소시엄은 5억2500만달러에 코닥의 특허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각 기업은 4300만달러를 부담하는 것으로 코닥의 이미지 특허에서 자유로워지게 되는 셈이다.

코닥이 매각하는 1100개 특허의 가치는 최소 20억달러, 많게는 26억달러까지 평가받아 온 것이다. 하지만 코닥은 지난 8월까지 진행한 1차 경매에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입찰 금액이 10분의 1 수준인 2억달러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코닥은 특허를 통해 적어도 5억달러 이상의 가격을 받기를 원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주요 특허를 매각해 회사를 정상화해야 하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도 있었다.

코닥의 크리스 베론다 대변인은 “코닥은 이번에 매각되는 특허는 일부일 뿐이며, 여전히 코닥은 9600개의 특허를 갖고 있어 회사 운영과 기술 개발에는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애플, RIM, 후지필름, HTC, 삼성, 셔터플라이가 코닥과 진행중이던 12개 라이선스에 대한 특허 침해 소송도 모두 해결된다. 베론다 대변인은 “애플만 해도 10억달러 수준의 소송이 걸려 있다”라고 덧붙였다.

코닥은 디지털카메라와 관련된 상당부분의 특허를 갖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사진 미리보기’다. 우리가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카메라 LCD로 볼 때 일어나는 상당수의 동작들이 코닥 특허와 연결된다. 미리보기부터 여기에 쓸 저해상도 썸네일 이미지 등을 통해 코닥은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 구글, 모토로라, HTC와 소송을 해 왔고 최근까지도 애플, RIM과 소송을 이어 왔다. 이를 통해 벌어들인 특허 이용료만 해도 약 30억달러에 달한다. 삼성과 LG도 지난 2009년 미리보기 특허 침해 소송에서 패소해 각각 5억달러 가량을 물어낸 바 있다.

최근 애플이나 RIM과 진행해 온 미리보기 특허 소송 역시 10억달러 수준의 배상금 이야기가 오갔던 큰 사건이다. 소송에서 이기면 특허를 정리하지 않아도 단번에 큰 돈을 손에 쥘 일이었다. 하지만 지난 7월 결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코닥의 특허를 무효판정하면서 당장 회사를 정상화할 방법이 막막해진 코닥은 결국 원래 계획대로 특허를 서둘러 판매하는 수밖에 없게 됐다.

현재 파산보호 신청중인 코닥은 2013년 상반기까지 파산 상태를 벗어나 회사를 정상화할 계획이다. 이에 필요한 자금은 8억3천만달러로, 이를 충당하기 위해 당장 필요한 자금은 적어도 5억달러였다. 1100개 특허 가격이 5억달러 수준에 합의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코닥이 원하는 가격은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법원의 파산보호와 씨티그룹의 9억5천만달러 긴급 금융 지원을 받은 조건 자체가 특허 자산 매각을 통한 정상화였기 때문에 매각을 더는 미룰 수 없었다. 코닥은 1월말까지 특허를 매입할 기업과 매각을 동의해야 하고 2월28일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지어야 한다.

12개 기업들이 모여 특허를 구입하는 이유는 특허를 통해 코닥처럼 라이선스 수익을 올리려는 목적보다는 코닥의 소송을 무효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12개 기업들 중 대부분은 그간 코닥과 미리보기 관련 특허 전쟁과 관련돼 있다.

창업한 지 132년 된 코닥은 디지털카메라를 처음 개발했고 상당수 특허도 갖고 있는 기업이다. 하지만 올해에만 4천명을 감원했고, 디지털카메라 보급으로 필름 산업이 어려워지기 시작한 2003년부터 4만7천명을 내보내기 위해 쓴 돈만 34억달러였다. 현재 코닥의 부채는 67억달러 수준이다.

이번 특허 매입에 참여하는 기업은 애플, 구글, RIM, 삼성전자,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후지필름, 화웨이, HTC, 셔터플라이 등 12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