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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주가 하락과 생산량 감소 방정식

2013.01.15

밤새 애플의 주식이 3.57% 하락했다. 18.55달러 하락한 501.75달러에 마감했다. 월스트리트저널닛케이가 ‘애플이 아이폰5 관련 부품의 주문을 대폭 줄이고 있다’고 전한 여파다.

아이폰5가 예상했던 것만큼 팔리지 않아 1분기에 제품 생산량을 줄인다는 것이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납품 업체들에 주문을 줄이겠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특히 제품의 생산량을 직접적으로 결정하는 디스플레이를 6500만대에서 절반으로 줄였다고 구체적인 숫자까지 언급했다. 디스플레이는 제품 수량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구매를 줄이면 고스란히 특정 제품의 생산량에 영향을 끼치는 예민한 부품이다. 현재 이 숫자는 사라졌지만 이 소식의 출처가 된 것으로 보이는 닛케이신문에는 여전히 숫자가 적혀 있다.

닛케이 역시 애플이 재팬디스플레이와 샤프에 1분기 6500만 대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주문할 계획이었는데 이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블로그를 통해 애플이 좀처럼 시장 점유율을 늘리지 못하고,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것을 판매량이 떨어진 이유로 꼽았다. 삼성 제품에 대한 기대와 저가 시장의 확대로 고가 정책으로 일관하는 아이폰을 위기로 봤다. 또한 생산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 있고, 가격이 낮은 아이폰4와 4S가 아이폰5의 판매량을 잠식하고 있다는 분석도 더했다. 늘 끊이지 않는 다음 제품에 대한 기다림도 아이폰5의 생산량을 줄이게 된 요인으로 꼽았다.

애플 주가는 심하게 출렁였다. 장중 한 때 500달러가 무너지기도 했고 시장의 불안감이 더해졌다. 결국 18.55달러 떨어진 501달러 수준에서 장이 끝났다. 이후 주식 시장의 분석은 조금 다르다. 미국의 주식시장 애널리스트들은 부품 주문 축소에 수요 감소가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애플이 납품업체 수를 재정비하는 것으로 보기도 하고 연말 성수기 이후 다음 분기에 부품 주문량이 줄어드는 것은 통상적이라는 분석도 냈다.

금융기업인 UBS는 포브스를 통해 이미 12월에 30%가량 감축을 예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UBS는 지난 4분기 아이폰 생산량을 4500만대로 잠정 집계했는데, 1분기는 2500만대에서 3천만 대로 내다봤다. 아이폰4와 4S는 300~500만대로 추정했다. 애플의 판매량은 신제품이 출시되는 4분기와 연말 연시에 집중된다. 이후 1분기부터 판매량이 줄어드는 패턴이다. 1분기 생산 감축은 원래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는 것이다.

BGR도 4분기 판매량을 최대 5200만대로 봤다. 아이폰이 가장 많이 팔리는 시기는 출시 직후 4분기이고, 다음 분기부터 서서히 줄여간다. 4분기에 5천만대를 팔았다면 그 다음 분기에 3~4천만대를 생산하는 것은 정상적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닛케이와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한 ‘1분기 6500만대 주문’이라는 수치다. BGR은 이 수치의 근거가 어디에서 나왔냐고 되묻는다. 1분기에 생산량을 더 늘리지 않는데 확인할 수 없는 수치를 내밀어 절반으로 줄였다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도 기사에서 6500만대라는 수치를 지웠다.

수치의 신빙성과 실적발표 직전의 보도로 주가가 크게 출렁인 것에 대해 주가조작 의혹도 제기된다. 애플은 1월21일 4분기 실적 발표를 할 계획이다. 애플의 4분기 실적은 좋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이폰5 출시 이후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애플의 실적이 공급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기다리지 못하고 넘어가는 수요만 잡아도 실적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인데 실제 공급은 이전보다 빨리 풀린 편이었다. 실적 발표가 좋다는 것을 파악하고 미리 거짓 정보를 흘려 주가를 크게 떨어뜨리고 매집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의 위기를 삼성과 안드로이드로 보는 시각이 많다. 사실 안드로이드의 급성장에도 아이폰은 꾸준히 판매량을 높여 왔다. 주식시장이 보는 애플의 주가 상황은 정점을 찍은 성장세와 수익, 그리고 낮은 가치평가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이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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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